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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범교수의 [나의 그리스여행기]. 도서출판 앨피. 2008

구태익 | 2009.03.10 01:01 | 조회 1177
방학 내내 틈틈이 읽은 책이 두 권 있다. 아니 세 권이구나. 아직도 읽고 있는 책이 한 권 더 있으니..
한 권은 경기대 사학과 이재범교수님의 쓰신 [슬픈 궁예]라는 책이고, 다른 한 권 역시 한국사학자 이재범의 [나의 그리스 여행]이다. 이 두 권은 모두 저자이신 이재범교수님으로부터 증정받은 책으로, 지난해 11월 [경기도문화재위원회]에서 문화재위원이신 저자와 함께 심의회의를 끝낸 뒤 이어진 술자리에서 즉석 친필 사인과 함께 선물받은 것이었다.

그 이후에도 이재범교수님을 문화재심의회의에서 매번 만났고 그 분의 인품에 존경심을 갖게 되었지만, 만날 때마다 저자가 주신 책을 읽지 못한 것이 마치 숙제를 하지도 않고 학교가는 학생처럼 겸연쩍은 기분이 들었다가 방학이 되어서야 틈틈이 읽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재범교수는 [후삼국시대 궁예정권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우리나라에서 몇 되지 않는 궁예 전문가이다. 그는 [슬픈 궁예]라는 책에서 궁예를, 후삼국시대를 잠시 살다간 왕건과 견훤의 들러리 인물이 아니라 개혁사상을 품고 한 시대를 멋지게 살다간 \'개혁가\'로서, 그의 인간적 면모와 객관적 사실(史實)을 담대히 정리하였다.

하지만 인간 \'궁예\'는 나에게 그리 매력적인 인물이 아니었고, 또한 조경과 그리 깊은 관련을 발견할 수 없어 끝까지 읽어내는 데에 사실은 많은 인내심이 필요했다. 하지만.. [슬픈 궁예]를 읽어내고 다음으로 펴든 [나의 그리스여행]은 너무도 재미있어 밑줄까지 쳐가며 단숨에 읽어 내렸다. 진작 [나의 그리스여행]부터 먼저 읽을껄 하는 후회까지 해가면서...

이재범교수는 56세에 대학에서 [연구년]을 얻어, 그 나이에 과감히 홀로 20일간 그리스ㆍ터키 배낭여행을 떠난 것이었다. 그에게 \'왜?\' 라고 물으면 학부 교양강의로 맡고 계신 [역사와 문화유산]을 강의하면서 서양문명의 원류를 가보지 못한 것이 답답했고, 무엇보다도 그를 그리스로 불러낸 세 명의 그리스인이 있었기 때문이라 말한다.

그 세 사람은 \'기차는 8시에 떠나네\'라는 곡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그리스의 국민음악가 미키스 테오도라키스와 마리아 파란두리라는 여가수 그리고 \'그리스인 조르바\'라는 소설로 유명한 니코스 카잔차키스이다. 그리스 문화를 대표하는 이들에게 이끌려 이재범교수는 50대 중반의 나이에 겁도 없이(?) 과감하게 나홀로 배낭여행을 감행한 것이다.

배낭여행을 떠나기 전 한국에서 이런저런 자료를 꼼꼼히 정리하고 여행일정도 거의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치밀하게 짰지만, 현지 사정에 부닥쳐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이러저리 좌충우돌하며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와 또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모습은 큰 학자답지 않게 천진스런 모습과 소탈한 면모를 보여주시어, 그를 조금 아는 사람들은 그를 더욱 존경하게 한다.

책 속에서 발견하게 되는 이재범교수의 해박한 서양고대사 지식은 물론이요, 우리가 교과서로 배워 아는 지식과 실제 발로 뛰며 느끼는 경험은 사뭇 다르다는 점을 지적해내는 사학자의 예리한 역사해석에 탄복하게 된다.

예컨데 우리는 그리스는 서양, 터키는 동양.. 하며 2분법적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당시 사람들에게는 그러한 개념조차 없었으며 에게해를 아우르는 그리스문명의 보편성으로 설명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갈파하고 있다. 또한 오늘날 서양문화의 원류처럼 군림하고 있는 프랑스나 영국, 독일은 사실 그리스문명과 별반 관련도 없다는 사실도 날카롭게 지적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그리스는 막연히 신비로 가득한 \'신화의 나라\'로 동경하는 대상이지만, 사실 그리스는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처절한 전쟁터였으며 시민들의 고된 삶의 현장이었음도 일깨워준다.

또한 군데군데 코발트 빛 지중해의 맑은 바다와 수니온곶에서 발견한 바이런의 싯귀 \'수니온의 대리석 절벽 / 파도를 막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의 의미와 같은 아름다운 지중해 경관에 관한 묘사도 인문학자답게 탁월하여 더욱 가슴뛰게 한다.

나 역시 렌터카를 빌어 보름씩 유럽여행을 두번 다녀왔지만, 아직 그리스와 영국은 가보지 못했다(물론 이탈리아도 알프스산자락의 북부지역만 다녀왔을 뿐). 유럽문명의 시작과 완결편을 남겨둔 채, 독일-프랑스-오스트리아-스페인같은 중간과정만 돌아보았을 뿐이다. 언젠가는 서양문명의 시작인 그리스-이탈리아를 거쳐 그 완결편인 영국을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재범교수님이 56세에 다녀오셨으니 나도 5년 내에는 다녀와야할 낀데.. 쩝

아.. 나머지 한 권은? [흙으로 빗은 보물, 부안청자]인데, 이 책 역시 경기도 문화재위원이신 한성욱박사께서 증정하신 책이어서 틈틈이 읽고는 있지만 문외한이어서 영 진도가 잘 안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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