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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주의 건강편지] 과수원길 아까시나무

구태익 | 2012.05.14 01:01 | 조회 2157
동구 밖 과수원길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
하얀 꽃 이파리 눈송이처럼 날리네

향긋한 꽃냄새가 실바람 타고 솔솔
둘이서 말이 없네, 얼굴 마주 보고 쌩긋
아카시아 꽃 하얗게 핀, 먼 옛날의 과수원길

<박화목 작사, 김공선 작곡의 ‘과수원길’>

주말에 동구(洞口), 즉 동네어귀 밖 이태원으로 산책을 갔더니 ‘아카시아 향기’가 머리를 황홀하게 만들더군요. 노랫말 그대로 아카시아 꽃이 활짝 핀 계절입니다. 한때는 우리나라 동산을 뒤덮었던 꽃나무, 아카시아는 참 많은 사람에게 사연이 있는 꽃이지요. ‘달달한 것’이 없던 어린 시절 ‘맛있는 간식’이었고, 변변찮은 연료가 없던 때 훌륭한 땔감이기도 했습니다.

식물학에 따르면 우리에게 추억을 안긴 꽃나무는 아카시아가 아니라 ‘아까시나무’라고 합니다. 아카시아는 호주가 원산지이고, 아까시나무는 북미가 원산지입니다. 마침 오늘은 누리꾼들이 정한 ‘장미의 날’이라는데, 두 나무 모두 장미목 콩과의 나무입니다. 속은 각각 아카시아속, 아까시나무속으로 다릅니다.

최근 몇 몇 언론에 아까시나무를 비판하는 칼럼이 실렸더군요. 일제가 민족혼을 말살하기 위해 소나무를 베고 아까시나무를 심었다, 독립군의 도주로를 차단하기 위해 가시가 많은 이 나무를 심었다, 박정희 정권 전시행정의 산물이다, 주변 나무의 씨를 말리는 악한 나무다….

아까시나무는 효용이 큰 나무입니다. 지금도 풍부한 꿀로 수많은 양봉업자를 먹여 살리고 있지요. 무엇보다 아까시나무는 공기 중의 질소를 양분으로 삼는 능력이 있어서 토양이 척박한 곳에서 잘 자랍니다. 토양이 황폐화한 옛날 그 민둥산에 심기에 적합한 나무였지요. 아까시나무가 기름지게 만들어 놓은 땅에 다른 수목을 심으면 좋다고 해서 옛날 가치조차 깎아내리는 것은 ‘비판을 위한 비판’ 아닐까요?

지금 많은 영역에서 현재 시각으로 과거의 유산을 비판합니다. 제가 존경하는 한 노(老)의사는 국내 최고 명의가 된 아들로부터 “아버지는 논문도 없지 않습니까”하는 비판을 받고 “우리 때에는 동물실험 기구도 없었는데…, 우리의 무모한 노력이 있었기에 후학들이 국제학술지에 활발히 논문을 쓸 수가 있었다”고 말하더군요. 경제, 문화, 스포츠 등에서도 이런 일은 숱하지요. 그런 의미에서 아까시나무는 옛 추억이 서린 나무이면서 부모 세대를 닮은 나무인 듯합니다.

오늘은 산책길로 나가보세요. 민둥산을 기름지게 만들고 이제는 조금씩 사라질 운명에 있는 아까시나무의 꽃향기를 음미해보세요. 5월의 한복판, 아카시아 꽃, 아니 아까시나무가 활짝 피었습니다. 그 봄꽃의 짙은 향기가 노랫말처럼 실바람 타고 솔솔 번지고 있습니다.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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