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땀 식히던 \'옥류천\'등 숨어있던 1km 모습 드러내 새로 개방한 창덕궁 후원
30년 가까이 금단의 울타리에 싸여 있던 조선 왕궁 창덕궁의 후원은 한 폭의 선경(仙境) 같았다. 이번에 ‘해금’된 창덕궁의 비경 명소는 옥류천과 소요정. 창덕궁 가장 깊은 곳에 자리잡은 옥류천(玉流川)은 1636년(인조 14년) 조성한 왕의 휴식처. 인조가 친히 쓴 ‘옥류천’이라는 글씨가 바위에 새겨져 있다.
http://www.chosun.com/media/photo/news/200404/200404200362_01.jpg\" width=500> ▲ 5월부터 일반에 개방되는 창덕궁 후원 존덕정
시원한 바람과 계곡물이 조화를 이루는 이곳에 서면 초여름 이마에 맺힌 땀도 금방 식어버릴 것 같다. 이곳 도랑을 따라 흐르는 물 위로 임금과 신하들이 술잔을 띄워 돌리며 자신의 잔이 오기 전에 시를 짓는 유상곡수연(流觴曲水宴)을 펼쳤다고 한다.
http://www.chosun.com/media/photo/news/200404/200404200362_02.jpg\" width=500> ▲ 5월부터 일반에 개방되는 창덕궁 후원, 관람정과 관람지
1976년부터 일반의 출입을 금했던 덕에 이곳은 도심 한복판에 자리잡은 ‘자연의 보고(寶庫)’가 됐다. 검은댕기고리·딱따구리 등 희귀새 24종, 수목 160여종이 숨을 내쉬고 있다. 창덕궁 후원의 옛 명칭이 ‘비원(秘苑)’ 또는 ‘금원(禁苑)’이었으니 이곳은 예부터 ‘가깝고도 먼 곳’이었던 셈이다.
소요정(逍遙亭)은 “사람과 사물이 서로 맞아 하늘과 땅 사이에 어떤 물건이 있는 줄도 몰라야만 마음이 즐거울 수 있다”는 정자 이름에 걸맞게 사방이 짙은 녹음과 흐르는 물로 적요하다. 맑은 물을 감상한다는 청의정(淸 亭)은 소박한 초가지붕 건물로 의외의 소박함이 눈에 띈다.
http://www.chosun.com/media/photo/news/200404/200404200362_03.jpg\" width=500> ▲ 창덕궁 후원 관람지
관람정(觀纜亭)은 관람지라 불리는 연못 가장자리에 세워진 보기드문 부채꼴 건물이다. 기둥 여섯 개 중 네 개가 물 속에 발을 담근 이곳에 서면 마치 배 위에 오른 느낌이다. 건너편 승재정(勝在亭)의 버선코 같은 처마의 맵시 또한 마음을 들뜨게 한다. 존덕정(尊德亭) 천장에 그려진 청룡과 황룡의 그림은 ‘황제국’을 꿈꾸었던 정조의 자주의식을 웅변한다. 폄우사( 愚 )로 향하는 마당 위 돌을 따라 걸으면 왕세자의 ‘8자걸음’을 연습할 수 있다.
이번 개방으로 창덕궁 관람 코스는 기존의 2.1㎞에서 3.1㎞로 늘어났다. 1일 3회, 매회 50~60명씩 예약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 창덕궁 관람 요금은 5000원. 5월 1일부터 경기 구리시 동구릉, 고양시 서오릉, 화성시 융건릉, 김포시 장릉 등 조선왕릉 4곳의 관람구역도 확대된다.
http://www.chosun.com/media/photo/news/200404/200404200362_04.jpg\" width=500> ▲ 창덕궁 후원, 옥류천과 태극정
http://www.chosun.com/media/photo/news/200404/200404200362_05.jpg\" width=500> ▲ 창덕궁 후원, 옥류천 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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