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로그인
정보기억 정보기억에 체크할 경우 다음접속시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입력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러나, 개인PC가 아닐 경우 타인이 로그인할 수 있습니다.
PC를 여러사람이 사용하는 공공장소에서는 체크하지 마세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서 로그인하시면 별도의 로그인 절차없이 회원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도시하천을 살리자-3 : 국민일보

구태익 | 2004.08.06 01:01 | 조회 3817
[도시하천을 살리자] ⑵ 미래 서울의 환경축 정릉천

http://www.kmib.co.kr/online_image/2004/0804/20040804_12_01.jpg align=left hspace=3>
정릉천 따라 가기. 백두대간과 한강을 이어주는 서울 시내 유일한 통로이자 복원될 청계천으로 흘러드는 가장 큰 지류인 정릉천. 북한산 정릉계곡에서 발원해 청계천으로 합류해 한강으로 흘러드는 정릉천은 자연생태의 두 가지 축인 녹지축(Green Network)과 수변축(Blue Network)이 교차하는 미래 서울의 환경축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먹이 공급지와 휴식처의 기능을 담당하는 물 생태계가 건강하지 않으면 육상 생태계도 건강할 수 없기 때문에 정릉천의 생태 복원은 서울의 대동맥을 살리는 중요한 실험이다.

취재진은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조항문 박사와 함께 정릉천의 발원지인 정릉계곡부터 청계천과 만나는 용두동까지 정릉천의 현 상태를 짚어봤다.

◇정릉천 상류 정릉계곡 일대= 북한산 바위틈에서 스며나온 맑고 차가운 물이 모여 흐르는 정릉계곡. 북한산 국립공원 매표소에서 물소리를 따라 올라가면 보국문 일대에서 계곡이 시작된다. 폭염이 계속된 4일 찾은 계곡은 무더위도 아랑곳없이 손이 시릴 정도로 차가운 물줄기가 이어졌다. 바위 틈으로 흘러가는 계곡물 소리와 함께 불어오는 계곡풍은 30도 넘는 무더위를 한방에 날려 버렸다.

계곡 곳곳에선 유유히 물속을 헤엄치는 버들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계곡 바위를 뒤집어보니 깨끗한 물에서만 산다는 가재,강도래,날도래 등도 모습을 보였다 황급히 몸을 감췄다.

정릉계곡 일대는 물의 흐름이 빠른 여울과 물이 고여 있는 소가 곳곳에 섞여 있어 물속 생물이 살기엔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조 박사는 평가했다.

계곡을 따라 아래로 내려오자 주황색 비닐 호스 2개가 눈에 띄었다. 호스를 따라가 보니 양수 펌프 2대가 묻혀있는 시멘트 박스가 드러났다. 양수펌프는 쉬지 않고 계곡 위쪽 휴게소로 물을 대고 있었다. 휴게소에서는 허드렛물로 사용하고 있었다.

좀더 하류쪽으로 내려오니 계곡물 소리는 어느새 행락객들의 아우성 속으로 파묻혀 버렸다. 2m도 채 되지 않는 물줄기는 바지를 걷어붙인 어른들과 수영복 차림의 아이들로 가득했다. 국립공원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행락객들은 계곡을 어지럽히고 있었다. 차양막을 치고 돗자리 깐 채 고기를 굽고 있는 모습이 여기저기 목격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행락철을 맞아 공원 입구부터 300m까지 휴식년 대상으로 지정된 계곡에 대해 한시적으로 출입금지를 풀었다고 밝혔지만 상류 지역에서도 계곡에 들어가 자리를 편 행락객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행락객들로 한바탕 몸살을 앓은 물줄기는 바위틈으로 흘러내려 정릉동 일대 주택가를 관통해 복개 구조물 위에 세워진 정릉시장 밑으로 자취를 감췄다.

http://www.kmib.co.kr/cut_image/2004/0804/20040804_12_03.jpg\" align=\"right\">
◇정릉입구∼종암사거리=물줄기가 드러난 채로 흘러내리는 상류지역과는 달리 중·하류 지역은 대부분 복개되거나 물이 말라버린 건천으로 변했다.

복개구조물 밑으로 흘러가던 물길은 정릉입구 지점에 다다르면 국민대학교 뒤편에서 발원한 배밭골천과 합류한다. 1989년 복개공사가 마무리되기 전까지만 해도 정릉천이 흐르는 모습을 이 지역에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정릉천의 물소리가 맑고 곱다 해서 길음(吉音)이라고 이름 붙여진 길음동에서도 물소리 대신 복개구조물 위를 달리는 자동차 소리만 들을 수 있다.

하천은 콘크리트 박스 속에 갇혔고 박스 위로는 아스팔트 포장을 해 정릉길을 만들었다. 복개구간으로 내려서자 박스 한구석으로 지나는 뚜껑 없는 하수관에서 악취가 풍겨나왔다. 빛이 통하지 않는 복개 밑으로 도랑 물이 흐르고 있었다. 공사 당시 버려진 레미콘 찌꺼기도 여기저기 굳어 있었다. 물은 맑았지만 물고기나 수초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조 박사는 “정릉천은 오염도가 낮아 복개구간에 들어가도 안전한 편”이라며 “하지만 서울의 대부분의 복개 구간은 산소 마스크를 써야 할 정도로 오염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순식간에 물이 불어나기 때문에 비오는 날엔 절대로 복개 구간에 들어가지 말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포장된 땅 위로 흐르던 물이 일제히 하천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라는 것.

종암사거리에 이르자 복개구간은 끝나고 정릉천은 햇빛을 볼 수 있었다.

http://www.kmib.co.kr/cut_image/2004/0804/20040804_12_05.jpg\" align=\"right\">◇종암사거리∼청계천 합류부= 종암사거리 부근에서는 버들치가 헤엄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상류에서 떠내려온 놈들은 수온이 낮고 산소가 풍부한 교각,낙차공,빗물관 주변에 몰려 있었다. 어른 손가락만한 놈들부터 손톱만한 새끼들까지 크기가 다양했다. 그러나 하천을 따라 내려올수록 물줄기는 점점 가늘어졌다. 지하수위가 낮아져 물이 땅속으로 스며들기 때문이라고 조 박사는 분석했다. 월곡동에 다다르자 물길은 자취를 감췄다. 물이 사라진 강 바닥은 말라붙어 거북등처럼 갈라져 있었다. 1m 이상 강바닥을 파들어가 보았지만 축축한 모래만 퍼올려질 뿐 물줄기는 보이지 않았다. 강바닥 한편엔 제방을 쌓다 남은 듯한 바위 덩어리들과 자갈 섞인 시멘트 등 건축 폐기물이 흉물스럽게 버려져 있었다. 월곡동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는 주민 김덕현(75)씨는 “60년대까지는 이 물에 발을 담그고 더위를 식혔다”며 “언제부턴가 비가 오지 않으면 물이 흐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류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또 다시 물줄기가 생겨났다. 지난해 본보 취재팀이 정릉천 하류지역에서 최초로 버들치를 확인한 제기동 제2제기교 부근. 인근 지하철 6호선 고려대역에서 흘러나온 지하수가 하루 종일 흐르는 곳이었다. 폭 10여m 정도의 하천을 가득 메울 정도로 유량이 풍부했다.

그러나 지난해 취재팀이 다녀갔을 때 마리수를 세기 어려울 정도로 많았던 버들치들은 4분의 1 수준으로 숫자가 줄었고 당시 볼 수 없었던 검은색 조류가 강바닥을 뒤덮고 있었다. 조 박사는 “하천 산소 농도가 줄어들어 혐기성 미생물이 발생했던 증거”라며 “생활하수 등 오염물질이 유입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좀더 내려가자 상류지역에서는 볼 수 없었던 기름띠가 물 위에 떠 있었다. 강바닥에서는 온천을 연상케 할 정도로 끊임없이 기체가 올라와 거품을 이루고 있었다. 바닥에 쌓여있던 유기물질이 부패해 가스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제방 위쪽에는 곳곳에 쓰레기를 태운 흔적이 남아있었다. 아무렇게나 버린 음식물 쓰레기가 악취를 풍기며 썩고 있는 모습도 발견됐다. 정릉계곡에서 출발한 지 5시간여 만에 하천의 모습은 심하게 오염돼 있었다. 행락객들이 더위를 잊으려 몸을 던졌던 맑고 차가운 계곡물이 10여㎞를 흐르자 냄새 풍기는 하수도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후 정릉천은 용두동 시설관리공단 앞에서 지름 50㎝도 채 되지 않는 철제 파이프를 지나 복원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청계천과 합류했다.

선정수기자 jsun@kmib.co.kr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455개(15/23페이지)
참고자료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75 펜타곤 추모공원 설계한 한국인 조경가, 제프 리 구태익 4363 2004.09.11 01:01
174 도시하천을 살리자-8 : 국민일보 사진 구태익 3612 2004.09.08 01:01
173 어린이놀이시설의 새로운 경향 첨부파일 구태익 3248 2004.09.06 01:01
172 도시하천을 살리자-7 : 국민일보 사진 구태익 7131 2004.09.02 01:01
171 도시하천을 살리자-6 : 국민일보 사진 구태익 3457 2004.08.25 01:01
170 도시하천을 살리자-5 : 국민일보 사진 구태익 3773 2004.08.19 01:01
169 도시하천을 살리자-4 : 국민일보 사진 구태익 3994 2004.08.11 01:01
168 답글 구태익 석사논문(원문 PDF파일) 첨부파일 구태익 3784 2004.08.06 01:01
167 도시하천을 살리자-1 : 국민일보 칼럼 구태익 3627 2004.08.06 01:01
166 도시하천을 살리자-2 : 국민일보 사진 구태익 4393 2004.08.06 01:01
>> 도시하천을 살리자-3 : 국민일보 사진 구태익 3818 2004.08.06 01:01
164 人境과 境外 : 황기원 칼럼 구태익 4183 2004.08.04 01:01
163 서울시 도시녹지의 환경개선 효과[서울시정연] 첨부파일 구태익 3359 2004.07.16 01:01
162 신행정수도와 풍수-1 : 신경준칼럼 구태익 4849 2004.07.09 01:01
161 답글 신행정수도와 풍수-2 : 신경준칼럼 구태익 4016 2004.07.09 01:01
160 신비스런 한국의 예언지명 구태익 4347 2004.07.09 01:01
159 아침 공기가 더 나쁘다 구태익 4188 2004.06.17 01:01
158 [생명 되찾은 서울 난지도] 上 : 동영상 구태익 4219 2004.06.11 01:01
157 답글 [생명 되찾은 난지도] 下 - 중앙일보 구태익 4082 2004.06.11 01:01
156 우면산 생태공원 [중앙일보 6월1일자] 구태익 3726 2004.06.01 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