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하천] 복원 생태적 문제점은 없나?

서울시와 함께 청계천 복원의 한 축을 이뤘던 청계천복원시민위원회 위원이 바라보는 문제점은 무엇일까.

1기 시민위 자연환경분과위원으로 활동했던 시민환경연구소 안병옥(박사·하천생태학 전공) 부소장은 11일 “현재 계획대로 복원이 완료된다면 청계천은 계곡-하수구-어항-하천으로 이어지는 기형적인 하천이 될 것”이라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 하천이 생태적으로 기능하려면 상하류의 연속성이 보장돼야 하지만 상류지천인 백운동천과 중학천 등은 복개된 상태로 덮어놓고 중간지점부터 복원하는 현재 상태로는 건강한 생태를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또 “단조로운 하천 형태를 가진 1·2공구는 하천주변에 어류와 양서류가 몸을 숨길 수 있는 곳이 없어 서식처로 적당하지 않다”며 “3공구를 제외한 나머지 구간은 양서류 등을 방생해도 살아남는 개체수는 극히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도심의 오염물질을 머금은 초기빗물이 하천으로 쏟아져 들어와 물고기의 떼죽음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초기빗물을 배제하는 하수관을 설치하고는 있지만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비가 내려 하천으로 한꺼번에 빗물이 들어오면 무용지물이 된다는 것. 산책로, 자전거 도로 등으로 인해 하폭이 좁아진 것도 강우시 한꺼번에 물이 쓸려내려가도록 해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생태계의 회복을 위해 사람의 접근을 통제하는 구간이 설정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그는 “위원회에서 계속적으로 제기했던 문제점들을 시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접점을 찾을 수 없었다”며 “지난 9월 위원들의 집단사퇴도 여기에서 비롯됐다”며 시의 일방적인 복원 추진을 비판했다.

하지만 그는 “청계천 복원은 하천복원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복원될 하천은 청계천을 거울로 삼아 좀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정수기자 jsun@kmib.co.kr :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