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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하천을 살리자-10 : 국민일보

구태익 | 2004.09.22 01:01 | 조회 3867
[도시하천을 살리자 ⑼] 살아나는 생태통로 불광천

http://www.kmib.co.kr/online_image/2004/0922/20040922_12_01.jpg align=left hspace=3>2002 월드컵은 4강 신화만 낳은 것이 아니라 도시하천에 물고기들을 되돌려 놓았다. 한국을 찾은 손님들에게 서울 상암동 경기장 바로 옆을 흐르는 죽은 하천을 보여줄 수는 없기에 시작했던 손님맞이용 하천복원은 주민들에게 자연과 함께 숨쉴 수 있는 생명의 공간을 제공했다.

월드컵이 열리기 직전 2002년 5월 완공된 불광천 자연형 하천복원 사업은 3년이 채 되기전에 불광천을 살아있는 하천으로 되살렸다. 2001년 같은 장소에서 생물종 조사를 벌였던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연구팀은 2년여만에 다시 찾은 불광천이 기특할 따름이었다.

◇불광천 물고기를 찾아줘 = 한 통의 제보가 날아왔다. 불광동에 사는 독자라고 자신을 밝힌 이 제보자는 “우리 집 앞 불광천에는 왜 물고기가 살지 않는지 궁금하다”며 “사철 물은 흐르는데 왜 물고기는 살지 않냐”며 취재를 요청했다.

갈수기에는 물이 마르는 홍제천, 정릉천 등 여느 도시하천에서도 비가 내린 뒤 고인 물에 버들치를 비롯한 물 속 생물을 쉽사리 발견할 수 있었던 취재진은 순간 의구심이 들었다. 취재진은 곧바로 문헌조사에 들어갔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2002년 펴낸‘한강지류천 생태계 조사연구’보고서를 입수한 취재진은 불광천에서 조사된 어류는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불광천 유역 주민들에 대한 탐문을 실시했지만 역시 물고기를 목격했다는 증언은 얻을 수 없었다. 당시 조사를 진행했던 연구원 배경석 수환경생태팀장에게 확인한 결과, 그 역시 불광천에선 어떤 어류도 발견할 수 없었다는 대답을 들었다. 취재진은 즉석에서 현장 동행취재를 요청했고 배 팀장은 흔쾌히 이를 수락했다.

21일 본보 취재진과 보건환경연구원 수환경생태팀은 물고기의 서식을 확인하기 위해 그물을 들고 직접 불광천을 찾았다.

◇상류 물고기 없음 = 취재진과 연구팀은 우선 불광천의 발원지 북한산 불광동 기슭을 찾았다. 발원지의 보존상태가 하천의 건강도를 측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되기 때문이었다. 지도에는 표시돼 있는 하천을 찾을 수가 없었다. 주택가가 산 바로 밑까지 빼곡하게 들어차 있어 하천을 복개해 도로로 만들었기 때문. 북한산 국립공원 매표소에 이르자 계곡 물은 복개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동네 토박이라는 매표소 직원은 “30년 동안 살면서 이 계곡에서 물고기는 본 적도 없고 물고기를 봤다는 소리도 못 들었다”고 말했다. 동행한 배 팀장은 “수심이 얕은데다 암반 지형이라 갈수기엔 물이 말라 물고기가 서식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최상류를 뒤로 하고 복개도로를 따라 10여분 동안 내달려 신사동 오거리까지 내려왔다. 이 곳에서 불광천은 하천의 모습을 되찾았다. 물은 바닥이 보일정도로 깨끗했고 유량도 제법 풍부했다. 물고기가 살만한 조건이었지만 상류지역에 물고기가 살지 않았기 때문에 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면서 취재진과 연구팀은 어류의 존재를 확신할 수 없었다.

◇물가로 내려가보니 =“물고기다. 굉장히 많네.”물가로 내려간 연구팀이 고함을 질렀다. 철망에 돌을 넣은 돌망태로 다져진 강바닥 위로 물고기 떼가 헤엄치고 있었다. 종류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그물을 들고 물속으로 들어갔다. 놀란 물고기 떼는 침입자를 피해 이리저리 도망쳤지만 준어부인 연구팀의 그물을 피할 수 없었다. 잡혀 올라온 물고기들은 버들치,미꾸라지,붕어로 확인됐다. 왼돌이 물달팽이, 참개구리 올챙이도 그물에 걸렸다. 월척 붕어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중랑천, 안양천, 탄천 등 물이 많은 하천을 빼고는 서울시내 하천에서 2종류 이상의 물고기가 발견되는 일은 흔치 않다고 배 팀장은 설명했다.

천변에서 신기한 듯 물고기 잡이를 지켜보던 꼬마는 뭘 잡았냐며 연구팀을 따라다녔다. 이 꼬마는 “손바닥만한 게도 살고 거북이도 살아요”라며 자신의 무용담을 늘어놓았다. 꼬마는 거북 시체를 숨겨놓았다는 장소로 취재진을 데리고 갔지만 쓸려 내려갔는지 찾을 수 없었다. 배 팀장은 “한강 본류에는 참게가 올라오고 있다”며“4월에 올라온 참게가 부화했으면 지금쯤 손바닥만한 크기가 된다”고 아이의 말에 신빙성이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불광천이 홍제천과 만나는 하류쪽으로 내려가 재차 그물을 담궜다. 이번엔 피라미, 밀어, 잉어, 붕어 등이 잡혀 올라왔다.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너머로 예전엔 쓰레기 산이었던 난지도 하늘공원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1999년엔 등급 外 생물 無 = 불광천은 서울시가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경기장 주변 하천 복원계획을 세우던 99년 8월엔 36.3ppm(BOD 기준)을 기록했을 정도로 오염이 심했다. 물이 흐르는 구간은 5등급 이하의 등외 판정을 받았다. 신사오거리에서 상류지역 하수 및 지하수를 모두 하수관으로 빼내 불광천은 물 없는 건천 상태인 날이 대부분이었다. 불광천 자연형 하천 가꾸기 공사가 시작됐다. 지하철 역사에서 발생하는 지하수 및 계곡수 6500㎥를 끌어들여 물을 흘렸다. 물길은 자연하천과 흡사하도록 구불구불하게 만들었다. 콘크리트 제방대신 자연석과 조팝나무, 갯버들이 섞인 자연형 생태공법을 도입했다. 여울과 소를 만들어 물고기의 서식처를 확보했다. 공사를 막 시작했던 2001년 6월 8.2ppm을 기록했던 수질은 점점 나아져 올해는 0.5∼3.6ppm을 기록, 1∼2급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배 팀장은 “한 눈에 생태적 안정성을 찾아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며 “다른 하천보다 폭이 좁긴 하지만 유량과 수로의 폭이 잘 맞아 떨어져 생태 다양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상류지역이 복개돼 아쉽긴하지만 한강과 연결돼 있어 하천의 연속성이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으며 생태통로가 만들어지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선정수기자 js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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