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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의 나라, 영국

구태익 | 2011.04.07 01:01 | 조회 1769
2011년 2월12일(토)부터 2월22일(화)까지 10박11일 동안 영국을 다녀왔습니다. 아주 짧은 기간 동안 주마간산한 것을 두고 영국을 다 둘러 보았다고 말할 순 없지만, 짧은 기간이나마 보고 듣고 느낀 점을 간단히 정리해 보았습니다. 아직 기억이 따뜻할 때.. 잊어버리지 않도록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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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형과 경관 : 우리가 영국이라 일컫는 나라의 정식명칭은 “United Kingdom of Great Britan and Nothern Ireland”(大브리턴섬과 북부 아일랜드 연합왕국)이다. 영국 본토가 있는 섬 즉 브리턴섬의 지형은, 런던을 중심으로 한 잉글랜드(‘앵글로족의 땅’이란 뜻)는 교과서에서 언급하였듯 전형적인 非山非野(비산비야 : 산도 아니고 들도 아님)이다. 그리 높은 산도 없고 그렇다고 하여 프랑스처럼 대평원지역도 아닌, 마치 우리 대학이 위치한 성환이나 평택처럼 나지막한 구릉지가 연속된다.

하지만 켈트족이 사는 웨일즈와 스코트족이 사는 스코틀랜드는 아주 험준한 산악지대. 이는 바이킹의 일족들인 앵글로족과 색슨족이 먼저 정착한 켈트족과 스코트족을 몰아내고 온화한 기후와 비옥하고 평탄한 땅을 차지함으로써, 밀려난 켈트와 스코트족이 우리로 치면 개마고원이나 험준한 강원도 땅으로 쫓겨난 결과이다.

재미있는 것은 로마군대가 쳐들어와 잉글랜드를 점령한 뒤, 더 이상 진군하지 않고 장성을 쌓은 곳이 오늘날 남아 있는 아드리아누스 성벽이고 이를 거의 그대로 경계 삼아 자연스럽게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가 구분된다는 것(경계지대에 잉글랜드 땅에는 잉글랜드국기가, 스코틀랜드 땅에는 스코틀랜드 국기가 따로따로 꽂혀 있다).

▪ 국민성 : 윤택하고 부유한 가정환경에서 좋은 교육을 받고 원만하게 살아온 사람들이 갖는 보통의 정서, 즉 예의 바르고 질서를 존중하며 남을 먼저 배려하는 따뜻한 인간미와 매너를 가진 사람들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는 자긍심과 긍지를 간직하며 프라이드가 강하고 가문의 명예와 전통을 존중하는 교양인의 모습이 느껴진다.

그러나 때때로 ‘신사의 나라’라는 찬사가 무색하게 축구경기 후 훌리건으로 돌변하여 난동을 부리는 무리들(응원하는 팀이 진 경우보다 이겼을 때 난동이 더 심하다)을 보고, 유학생들은 이들의 몸 속에는 아직도 옛날 해적의 DNA가 흐르고 있는 게 아닌가 하고 조소(嘲笑)를 보내기도 한다. 우리가 에딘버러에 도착한 날은 토요일이었고 저녁을 먹기 위해 호텔 밖을 나선 때가 마침 축구시합이 끝난 뒤라 축구중계를 보고 쏟아져 나온 군중들과 마주쳤다. 응원하는 팀이 이겼는지 그들의 모습은 흥분되어 있었고, 몇몇은 얼굴에 페인팅까지 하여.. 그 모습에 겁을 먹은 우리는 호텔로 되돌아와 안전한 호텔에서 피자와 치킨을 시켜 먹었다(신기하게 영국에서도 전화 주문하면 배달이 된다).

▪ 날 씨 : 교과서에서 익히 알려진 바대로 영국의 날씨는 매일매일 하루 중에도 여러 번 변한다. 특히 12월부터 2월 사이의 겨울은 비가 많이 온다. 우리가 도착한 것이 2월 중순이어서 더욱 그러하였다. 큰 비도 아니면서 하루 종일 부슬부슬 비가 내리기도 하고, 내렸다 그쳤다 반복하며 바람도 많이 분다. 그러다가 간혹 화창한 햇살이 반겨주기도 하고 아침에는 짙은 안개가 드리우기도 하니 도저히 날씨를 종잡을 수 없다.

아침 뉴스의 일기도를 보아도 우리나라와 다른 것이, 우리나라는 중국대륙에서 구름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띠모양으로 점점 밀려오거나 태평양 저기압이 남북으로 오르내리며 비를 뿌리기도 하고 쾌청한 날씨가 연속되기도 하지만, 영국은 우리나라 한여름에 소나기 몰려와 비를 뿌리듯이 해안가에서 그저 뭉게구름처럼 몽실몽실 비구름이 몰렸다가 흩어지기를 반복한다. 그러니 런던은 비가 와도 리버풀은 맑거나, 반대로 에딘버러는 폭설이 와도 런던은 화창하다. 아마도 이런 것이 섬나라인 해양성 기후의 특성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영국사람들은 아예 아침 일기예보를 믿지 않는다고 한다. 이처럼 하루 중에도 수시로 날씨가 변하므로 작은 우산은 영국신사의 필수품.

▪ 교 통 : 도심교통 상황은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만큼이나 복잡하여 주차가 힘들고 주차료도 호되게 비싸다. 그나마 주차공간이 있으면 다행. 공영주차장에서 1시간 주차료가 £2.2(약 4,000원 가량. 사설주차장은 £5~12), 1day £12.5. 도심 즉 붉은 색 C마크가 그려진 Central Zone에 진입하게 되면 혼잡통행료가 하루 £10. 하지만 따로 게이트에서 징수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주유소를 찾아가 자신의 차량번호를 신고하고 요금을 자진 납부하여야 한다. 무시할 수 없는 것이, 도심 곳곳에 감시카메라가 있어 어쩔 도리가 없다. 만약 불법주차를 하게 되면 3분도 안되어 득달같이 달려온 감시원의 과태료 부과를 피할 수 없다.

우리 역시 Zone-2(도심을 벗어난 준도심)에서 주차발권장치가 보이질 않아 후불인 줄 알고 잠시 갓길 주차를 하였다가 단속원에게 불법주차로 걸려 14일 내에 £60을 부과하여야 하는 과태료를 물게 되었다. 만약 기한 내에 내지 않으면 £120, 또 그 기한마저 넘기면 기하급수적으로 과태료가 늘어난다. 렌터카를 빌려온 외국인도 피할 수가 없다. 차를 빌릴 때 이미 카드결제를 하였으므로 자진 납부하지 않으면 카드에서 과태료가 자동으로 강제 징수된다.

도심혼잡 통행료는 도심통행 하루 전 事前(사전)신고하면 £8로 할인되지만 당일 자정까지 납부하지 않으면 £12가 되고, 이튿날은 £14, 그 다음날은 £16... 또한 런던뿐 아니라 영국의 도로는 모두 좌측통행인데다 운전석도 우리와 반대인 오른쪽이어서 도로주행 시 무척이나 헷갈린다. 교차로 진입 시 무심코 왼쪽만 바라보고 진입하다가는 오른쪽에서 달려오는 차량과 충돌하기 십상이고, 도로를 달리다 보면 내가 마치 역주행하는 것 같아 마주 오는 차량이 무섭게 느껴진다. 게다가 노폭도 우리보다 좁아 인도쪽 가까이 붙어 달리다보면 경계석과 닿기 일쑤. 또한 교차로는 거의 로타리로 이뤄져 있어(그들은 roundabout이라 한다) 우선통행의 원칙을 철저히 지키지 않으면 사고내기 싶다.

영국의 고속도로는 독일처럼 통행료도 없고 속도제한도 없다. 다만 시가화구간을 지날 때 제한속도 규정이 있는 곳에서 규정속도만 지키면 된다. 놀라운 것은, 영국사람들도 대단한 스피드광이더라는 것.. 왕복2차선 국도에서도 밤길에 시속 100km 이상씩 달리니, 지리에 익숙치 않고 오른쪽 왼쪽 통행방식도 헷갈리는데다 노폭도 좁으니 무진장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에서는 나도 꽤나 달린다고 생각했는데, 밤길 2차선 국도에서 80km로 달리고 있어도 어느새 내 차 뒤에는 여러 대가 줄을 잇고 있는 걸 보면 속력을 못내는 내가 민폐 끼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 런 던 : 런던의 물가는 도쿄와 더불어 가히 세계최고를 자랑한다. 도심에서 최저 식사를 하려 해도 최소 £5(우리 돈 약 1만원)는 지불하여야 한다. 런던 도심은 오래된 전통의 공원들과 많은 녹지들로 잘 정비되어 있어 아름답고 쾌적하다. 왕궁과 위인들의 동상들로 아기자기한 골목들은 활기에 넘치고, 그 사이를 시도 때도 없이 조깅하는 사람들.. 정말 놀라운 것은 한기를 느끼는 차가운 날씨인 2월에도 반팔과 반바지 차림의 달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그것도 아침이든 저녁이든 늦은 밤이든 가리지 않고 달린다는 것..

잉글랜드의 수도인 런던은 적어도 앵글로族만의 삶터가 아니다. 인종전시장이라 할 만큼 많은 인종들이 런던에 살고 있다. 얼핏 보기에 가장 많은 이방인은 인도사람들인 것 같다. 흑인들도 이에 못지않게 많고 아시아인으로는 중국 사람과 일본사람 그리고 한국인들도 심심챦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유색인종, 특히 피부가 검은 인도인들이나 흑인들의 대부분은 미화원이거나 주차요원, 식당 서빙 등 과거에 하인들이 하였음직한 허드렛일에 종사한다.

▪ 스코틀랜드 : 켈트족의 일파인 스코트족은 자존심이 강하고 전통문화를 사랑한다. 스코틀랜드와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정서적으로 한국인과 잘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스코틀랜드의 전통악기인 백파이프 연주를 들을 때이면 뭔가 애잔한 느낌을 가지게 되는 것도 그렇고, 눈에 보이는 경관이 우리처럼 산악으로 연속되어 마치 대관령과 같은 고원지대를 보는 것 같은 느낌도 유사하다. 우리가 일제 식민지를 겪으며 한(恨)을 품고 있는 것처럼 스코틀랜드는 잉글랜드와 연합왕국을 이루고 자치권을 획득하였지만, 잉글랜드에 대해 복잡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마치 한일합방 이후 한국인들의 끈질긴 저항으로 일본이 한국인에 대해 자치권은 인정하였지만 대한민국은 여전히 완전한 독립을 이루지 못하여, 한국인들이 일본국적에다가 일본천황을 모시고 살아야 한다면 어떤 감정을 가질까? 아마도 잉글랜드에 대한 스코틀랜드인들의 정서가 이와 비슷한 느낌이 아닐까 여긴다(물론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가 합병한 것이 우리와 전혀 다른 역사적 배경을 가지며, 잉글랜드가 일본처럼 혹독한 식민통치를 한 것은 아니지만).

▪ 자연풍경식 정원 : 영국 자연풍경식 정원은 영국의 자연 그대로를 닮았다. 넓은 목초지에 드문드문 젖소와 양, 그리고 말들이 뛰노는 풍경. 그리고 곳곳에 호수가 있다. 그것을 인공적으로 재현한 것이 그대로 영국의 정원인 것이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연풍경식 정원에도 인공적 요소가 강하게 드러나 있는데, 그것은 프랑스식 방사상 원로(園路)이다. 즉 호수를 중심으로 자연풍경을 재현하고 있지만, 호수의 바깥쪽은 넓은 잔디밭을 배경으로 직선축의 산책로가 로타리를 중심으로 사방팔방 뻗어나 있음을 발견한다. 하지만 그 강한 직선축이 배경을 이루는 잔디밭과 호수주변의 자연스러움으로 인해 두드러져 보이지 않을 뿐이다.

하지만 오늘날 영국의 자연풍경식 정원은 과거 18세기 때처럼 단순히 자연경관을 인공적으로 재현한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이제는 단순한 자연경관의 모방 내지 재현의 수준을 넘어서 생태복원이라는 더 큰 의미를 띄고 있다. 자연스럽게 꾸며진 숲 속에 온갖 새들과 다람쥐와 곤충들과 작은 동물들이 인간과 함께 공존하며 뛰노는 모습... 이는 영국의 자연풍경식 정원이 조성된 지 적어도 100여 년이 지났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오늘날 이보다 더 중요한 의미 즉 생태적 안정과 건강성의 회복이라는 더 큰 차원의 개념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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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부사진은 Kensington Garden의 산책로 : 켄싱턴 가든 역시 자연풍경식 정원이라고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넓은 잔디밭과 산책로 사이에 가로수가 심겨져 있고 강한 직선축으로 이뤄진 교차점에 동상이 놓여 있어, 인공성이 크게 강조되는 경관구조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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