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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는 중국 중국인]-12 : 중앙일보

구태익 | 2004.10.19 01:01 | 조회 2787
12. 권모술수, 권력 암투에 열광

삶도 마작·바둑 게임하듯

바둑은 씨줄과 날줄 각 19개로 이뤄진 361개의 칸에서 벌어지는 싸움이다. 지금은 한국의 기사들이 세계를 호령하지만 원래는 중국인의 발명품이다. 바둑은 생각으로 싸우는 전쟁이다.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모든 수(手)가 동원된다.

마작(麻雀)은 화투처럼 4개씩 34개의 조합을 이루는 136개의 패를 이용해 승부를 가른다. 이 역시 중국인이 만든 게임이다. 무궁무진한 수가 어울리면서 두면 둘수록 재미를 자아낸다. 남녀노소 가릴 것없이 중국 성인이면 모두가 즐기는 가장 일반적인 오락이다.

바둑과 마작은 고차원의 두뇌 오락이다. 복잡한 수가 얽히며 상대를 이기기 위한 지력(智力)의 싸움이 오래, 그리고 치밀하게 지속된다. 외국의 다른 노름과는 견줄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읽기가 필요하다.

중국에선 이 같은 게임이 생활의 일부다. 홍콩의 어느 한국인은 홍콩 친구로부터 결혼 청첩장을 받았다. 한데 참석 시간이 오후 5시와 9시 둘이다. 늦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오후 5시에 맞춰 식장으로 향했다. 그 곳에서 그가 발견한 것은 거대한 마작판이었다. 하객 모두 마작에 열중하고 있었다. 오후 9시 시작되는 혼례식에 앞서 하객을 즐겁게 하기 위해 신랑.신부 측에서 마작 시간을 준비한 것이었다.

승부를 다투는 게임은 권모(權謀)와 술수(術數)의 세계다. 중국인 스스로 \'마작은 권모의 게임(權謀遊戱)\'이라고 정의한다. 나를 감추고 상대를 빨리 읽어야 한다. 또 상대의 허점을 바로 공격해 들어가야 한다. 명분을 두고 고민하거나, 인정에 얽매여 머뭇거리다간 판을 망친다. 중국인은 권모와 술수의 세계가 무한정으로 펼쳐지는 게임을 즐기고 사랑한다. 권모의 세계는 중국인의 정신을 이루는 중요한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중국인이 게임과 더불어 살고 있기 때문일까. 중국인은 권모와 술수에서 탁월함을 보인다. 게임에 익숙지 않은 한국인은 중국인의 그런 측면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중국인에겐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도전을 게임으로 받아들이고 권모와 술수는 바로 그 게임을 이기기 위해 채택해야 하는 승부의 지침으로 자연스레 받아들인다.

중국인이 열광하는 경극(京劇)의 스토리도 대부분은 권모와 술수, 중상과 모략을 다룬 내용들이다. 권력의 암투에 쫓긴 주인공이 어려운 시절을 겪고 새로운 모략으로 상대를 거꾸러 뜨리는 식의 이야기에 중국 노인들은 손수건을 적셔가며 열광한다.

1920년대에 중국인의 권모술수와 모략에 관한 이면적 사고들을 종합해 체계화를 시도했던 리쭝우(李宗吾)의 \'후흑학(厚黑學)\'은 90년대 들어 다시 출판되면서 지금까지 중국 서점의 중요 판매대를 장식하고 있다. 최근엔 아예 \'모략 사전\'이라는 책까지 등장했다.

마오쩌둥(毛澤東)과 덩샤오핑(鄧小平) 등 중국의 최고위 지도자 또한 모략의 열렬한 팬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들이 침실 머리맡에 둔 것은 마르크스-레닌주의의 서적이 아니다. \'이십오사(二十五史)\' \'자치통감(資治通鑑)\' 등의 역사책을 놓고 과거 제왕을 둘러싼 권력의 암투가 어떻게 진행됐는지를 늘 연구했다.

게임을 즐기고 권력의 암투에 열광하는 중국인의 행태에 대해 \"인치(人治)의 시대에나 어울릴 구시대 유물\"이라며 우려하는 학자도 있다. 그러나 좋든 싫든 권모와 술수는 중국인의 처세술(處世術)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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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작은 도박이라기보다는 중국인 모두가 즐기는 게임이다. [중앙포토]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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