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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익스피어의 [맥베스]에서

구태익 | 2010.05.27 01:01 | 조회 1611
세익스피어의 [맥베스]에서 맥베스는 외친다.

Life\'s but a walking shadow, a poor prayer
That struts and frets his hour upon the satge
And then is heard no more ; it is a tale
Told by an idiot, full of sound and fury,
Signifying nothing

인생이란 걸어가는 그림자
자기가 맡은 시간만은
장한 듯이 무대 위에서 떠들지만
그것은 지나가면 잊혀지는
가련한 배우일 뿐
인생이란 바보가 찌껄이는 이야기
시끄러운 소리와 공포로 가득하지만
아무 것도 의미하지 않는 이야기

===================

우리는 오늘도 자기 주장을 소리 높여 외치기에 여념이 없다. 자기 존재를 과시하기 위하여 광포한 행동도 마다하지 아니 한다. 사실 우리는 태어나서 연극을 한번 하다 가는 존재라 할 수 있다. 즉 우리는 인생이라는 무대 위에서 삶의 시간 동안 한바탕의 연기를 펼치는 연극배우이다.

삶의 시간은 무한한 영겁의 영원한 시간에 비하면 참으로 짧디 짧은 순간이다. 장한 듯이 무대 위에서 떠들지만 머지 않아 모두에게 잊혀져 버릴 것이다.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릴 것이다. 그러니까 인생이란 실체가 없는 허상이오,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다.

세익스피어가 말하는 삶의 실체는 불교가 말하는 \'空\'이요, 노자가 말하는 \'無\'이다. 삶은 실체가 없는 그림자일 뿐이고, 아무 것도 의미하지 않는(Signifying nothing) 잡음일 뿐이다. 여기서 세익스피어의 해결방식은 허무의 초월이 아니라 그 허무 속으로 융해되어 버리는 것이다.

나는 간혹 삶이 고달파 질 때 위의 귀절을 읇조리곤 한다. 그런데 인생이란 바보가 찌껄이는 아무 의미 없는 이야기라면 왜 우리가 살아야 하는가?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러한 무의미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이렇게 발버둥쳐야 하는가? 과연 삶이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것인가...

우리가 학문을 하고 예술을 하고 또 어떤 일에 몰두하여 최선을 다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그러한 삶의 무의미성을 극복해 보자는 것, 그리하여 무의미의 의미를 도출해 보려는 몸부림일 것이다. 이왕 한번 하는 연극이라면 세상을 무대로 한바탕 멋지게 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김철수 교수님께서 주신 글]

===================

위의 글은 영문학자이신 우리 대학 김철수 교수님께서 우리 대학 소식지인 [NOW] 잡지의 원고 청탁을 받고 쓰신 글의 초고이다. 문학적 감성과 인생철학이 부족한 나로써는 다소 난해하게도 느껴지지만... 대학 시절 가사를 음미하며 즐겨듣던 King Crimpson의 \'Epitaph\' 라는 팝송의 한 귀절 \"The fate of all mankind, I see, is in the hands of fool(내가 보기엔, 인류의 운명은 바보들의 손아귀에 달려 있는 것 같다)\"는 대목이 생각나며 이 나이에 이르러 비로소 인생의 의미에 대해 조금은 깨달을듯 말듯 하다는 생각도 든다.

한번뿐인 인생 후회가 남지 않도록 열심히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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