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통

우체통



*  *  *







아침을 붉게 물들인 

사람이 서 있다





이슬을 맞으며

속마음은 그리움에 대한

꿈으로 곱게 동봉되어 있다





묻어나는 언어의 곤한 잠에서 깨어나

상큼하게 기다리는 것은





정해진 규격뿐





겨우내 동김치처럼

소금에 저려있기보다는





통근버스를 기다리듯 발을

동동 기다려야 한다





눈물로 젖은 속마음도



환희로 가득한 얼굴도



가슴에 숨겨왔던 그 예전의 기다림도



보내야 한다





하릴없이 바라보고 있는 우체통



다가올 저 머언

저녁 언덕의 노을처럼





서 있어야 한다





또 아침을..

  





-이진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