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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의 추억

구태익 | 2002.09.04 01:01 | 조회 1082
라면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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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다 그랬겠지만 먹거리 때문에 늘 궁핍했던 시절.


고등학생에서 어린 동생들까지 7남매가 왁자지껄하며 지내던 시골에서 저희들 때문에

엄마는 늘 간식 걱정을 하셨지요.


고구마도 한계가 있어 봄이 되면 먹을 게 부족해 할머니께서는 쑥 개떡과 찐빵을 만들

어 주셨죠. 그래도 열심히 일하셨던 부모님 덕에 먹을 양식은 있었지만 돈은 정말로

귀했었지요.


제가 어렸을 때 라면이 한 봉지에 25원이었는데, 그 당시 제 소원은 라면을 원 없이

먹어 보는 것이었습니다. 일가 친지들이 왔다 가실 때 주신 용돈을 모아 두었다 부모

님이 일을 나가시면 칭얼거리는 동생들을 위해 라면을 사다 곤로 불을 켜서 양은 냄비

에 물 올려 끊이면 구수한 냄새를 맡고서 우르르 몰려와 매운 국물에 찬밥까지 말아

서 후루룩 마셔 저는 빈 그릇만 차지할 뿐 남는 게 없었습니다. 그런 광경을 보신 어

머니는 가슴 아파하셨습니다.


동생들을 이기지 못해 라면을 먹지 못한 건 아니었거든요. 간식거리가 제대로 없는 동

생들이 가여워 조금이나마 더 많이 먹이려고 한 것이 부모님 생각엔 가엽기도 하고 기

특하게도 여겨지신 것 같았습니다.


그 일이 있고 나서 엄마는 없는 돈을 톡톡 털어 라면을 10개나 사오셔서 커다란 양은

솥단지에 가득 라면을 끊여 저희들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원 없이 먹었습니다. 우리가

라면을 먹는 사이 엄마는 가슴 아파하셨습니다. 가난 때문에 먹이고 싶어도 돈이 귀했

기에 배 터지도록 먹이지 못한 어머니의 한숨이라는 것을 제가 자라 철이 들면서 알았

습니다.


세월이 흘러 코 질질 흘리고 먹을 것만 보면 아귀다툼을 하던 우리는 다 자라 결혼을

했고 부모님은 장애자인 막내딸만 데리고 그 큰집을 지키고 계십니다. 1년에 몇 번

안 되지만 자식들이 모이면 옛날에 먹이지 못한 게 한이 맺힌 것처럼 음식을 잔뜩해

서 봉지봉지 싸 주십니다.


예전엔 돈이 없어 못 먹였는데 이제는 먹을 게 있어도 먹어 줄 자식이 없다 시며 한탄

하십니다. \'이 밤이 새고 나면 다 떠나 버리고 절간 같겠구먼\' 하시는 부모님을 뵐 때

면 죄송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이제는 늙으셔서 마음도 여려지시는 걸 느낍니다.


지금은 웃으면서 이야기 하지만 생각해 보면 가슴 아픈 일이거든요.

그래도 그때는 이기적이기보다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걸 배우며 살

아온 거 같아요.


부모님의 울타리 안에서 형제들의 재잘거림이 들려 오는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세상]에서

http://migiro.com.ne.kr/icon/musiccd.gif>배경음악:♬ 가을사랑 / 신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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