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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30"에 관한 소고(小考)

구태익 | 2002.10.07 01:01 | 조회 1121
ㆍ30세 :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저렇게 살 수도 없을 때 서른살은 온다.

ㆍ30초
: 사랑하는 사람을 그윽한 눈으로 바라보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 그러나 볼일 급해 뛰어든 공중화장실에서 앞사람이 나오기를 기다리기엔 너무 긴 시간.

ㆍ30분
: 30분은 분명 30초보다 긴 시간이지만 따사로운 봄날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다 보다 깜빡 잠들었다 깰 때면 아쉽기 그지없는 짧은 시간이다. 의학 전문가들은 낮 시간 중 30분의 토막잠만으로 육체적· 정신적 피로와 각종 스트레스를 가뿐하게 해소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ㆍ30일
: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은 29∼30일. 그레고리력에서 기원한 현대의 달력에서도 한 달은 대략 30일 이다. 때문에 우리는 약속과 행사를 빼곡이 적어 놓았던 달력 한 장을 30일마다 어김없이 떼어낸다. 30일은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기에 \"이보다 더 적당할 수 없는\" 주기다.

ㆍ30년
: 1806년 나폴레옹은 오스테를리츠 전투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파리 샤를 드골 광장에 개선문을 짓도록 했다. 이 개선문은 그로부터 30년 후인 1836년에 완성됐다. 전쟁에 이겨 30년 동안 개선문을 세우기도 했지만 30년간 꼬박 전쟁을 치른 적도 있다. 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종교와 왕조, 영토 및 통상 등을 이유로 1618년부터 벌인 \"30년 전쟁\" 독일을 주무대로 유럽 전역에서 벌인 이 전쟁이 1648년 \"베스팔렌 조약\"으로 종식됐을 때 유럽의 지도는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다. \"30년\"이라는 시간은 적지 않은 범위에서 사회적 기준이 된다. \"한 세대\"는 보통 30년을 가리키고 \"평년 기온\"은 최근 30년간의 기후를 평균낸 수치다.

ㆍ30cm
: 군사독재 시절 우리 경찰은 \"정의사회구현\"을 위해 반드시 \"30cm 자\"를 지참했다. 무릎 위 30cm 보다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으면 아무리 아리따운 아가씨라도 예외 없이 단속의 대상이 됐다.

ㆍ30리
: 30리는 단지 먼 거리가 아니다. 30리 길은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10리도 못 가서 발병 나고, 20리 못 가서 불한당 만나고 30리 못 가서 되돌아 오길\" 바라는 애달픈 길이다.

ㆍ30원
: 지금은 30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지만 한 때는 공중전화기에 30원만 넣으면 다이얼을 돌려도 좋다는 통화 대기음이 \"뚜~\" 울렸다. 그 뿐 아니다. 그 보다 더 오래전에는 김동인의 소설 \"감자\"에서처럼 왕서방의 낫에 아내 복녀가 죽었어도 눈감아 줄 수 있을 만큼 큰 돈이 30원이었다.

ㆍ30번
: 국도 전라북도 부안군 보안면에서 대구광역시 서구에 이르는 30번 국도는 우리나라 길 중 풍광이 좋기로 유명하다. 30번 국도를 따라가 만날 수 있는 변산반도에는 이미 2월부터 봄이 찾아온다. 이태백이 빠져 죽었다는 중국의 채석강과 비슷해 \"채석강\"이라 불리는 해안절벽, 전나무 숲이 아름다운 내소사, 정갈하고 한적한 멋이 아름다운 개암사 등을 돌아볼 수 있다.

ㆍ30걸음
: 떨리는 음성으로 \"우리 이제 그만 헤어져!\"라고 말한 후, 한번 돌아보지도 않고 30걸음 걸어 왔다면 심장에서 둔탁한 바람소리가 나더라도 절대 뒤돌아보지 말 것. 망설이며, 멈칫거리며 돌아본 길에서 그 사람의 상심한 뒷모습조차 볼 수 없을 것이므로. \"우리 이제 그만 헤어져\"라고 말하고 돌아선 그 사람이 비록 상심한 어께를 하고서라도 30걸음이나 걸어갔다면 망설임 없이 그 자리를 떠날 것. 그 사람은 어떤 일이 있어도 뒤돌아보지 않을 것이므로. 그리고 30세 - \"30세에 접어들었다고 해서 어느 누구도 그를 보고 젊다고 부르는 것을 그치지 않으리라. 하지만 그 자신은 일신상 아무런 변화를 찾아낼 수 없더라도 무엇인가 불안정해져간다\"
- 잉게보르크 바흐만 <삼십세> 중..

그러나 서른은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막다른 길 위에 결코 놓여있지 않다. 얼핏 청춘은 잠식돼 보이지만 이미 진창에 발 담궈 본 \"삼십세\"의 내면에는 \"남루한 삶\"을 정면으로 응시할 수 있는 용기가 있다. 그러니 누가 삼십세를 두고 청춘이 아니라고 할까. 뜨거운 피와 일렁이는 심장이 없다고 할까.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

누구에게나 \"삼십세\"는 온다. 바흐만은 \"삼십세\"에게 다시 한 번 주문한다.

\"일어서서 걸어라! 그대의 뼈는 결코 부러지지 않았으니...\"


나도 다시 30세였으면 좋겠다. 내 나이 30세에 나는 무얼하고 있었더라?
그렇군.. \'88 서울올림픽으로 한반도가 떠들썩하던 그 해, 큰 아들 정귀가 첫돌을 맞던 그 해였네.. 30대는 역시 가진 것은 없으나 무거운 짐만 늘어나는 나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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