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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의 위력, 그리고 노래들...

구태익 | 2002.12.12 01:01 | 조회 1612
촛불잔치 - 촛불의 위력, 그리고 그 노래들

[출처:http://www.sportsseoul.com]


http://www.sportsseoul.com/special/newsman/upload/tl/ribbon.jpg\">


광화문 촛불시위를 취재하면서 추운 겨울, 매서운 바람 앞에서 촛불의 위력을 온 몸으로 알게 됐습니다. 촛불은 그 밝기(룩스)에 의해서가 아니라 미약하지만 따뜻한 그 온도에 의해 그래서 촛불을 켜고 든 이가 간직한 그 정신의 밝기에 의해 가치를 부여받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오늘은 불 이야기를 촛불처럼 아슬아슬하게 펼치렵니다.


불(弗) vs 불(不) ⇒ 불(火)

요즘 잘 나가는 \'불\'이 몇 개 있어요.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미국을 뜻하는 \"달러 불(弗)\"과 \"NO!\"라고 말할 수 있는 새 한국을 원하는 외침,즉 \"아니 불(不)!\"입니다.

\"불공정-불평등한 소파(sofa)를 수술해보자\"며 외치는 \"불\"들의 외침은 의외로 아주 작고 여린 불,\"촛불\"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지난 7일 광화문 거리는 말그대로 \"광화문(光火門)\"이 되었지요.촛불 10000개가 미국 대사관을 에워싸며 함성으로 불타오른 것이지요. 얼마나 추운 날이던지 밤 9시 26분 평화시위가 미 대사관 정문 앞에서 공식적으로 끝났을 땐 다들 촛불을 모아모아 손을 부빌 정도였으니까요.

이제 우리의 \"불(不)\"은 \"불(火)\"이 됩니다.<죽은 이의 영혼은 반딧불이 된다>며 \"촛불을 반딧불 삼아 광화문에 모이자\"고 제안했던 한 네티즌의 외침은 이제 전국을 <촛불잔치>로 만들어가고 있어요.

그러데 왜 하필 \"촛불\"이었을까요? 왜 \"횃불\"이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왜 \"랜턴\"(플래시,후라시)이 아닌가 하는 거지요.

촛불이라....

촛불은 한 집단의 위기를 극적으로 암시하는 불입니다. 풍전등화(風前燈火)는 \"바람 앞에 선 촛불\"만큼 절체절명의 위기를 말할 때 쓰는 표현이지요.

실제로 불타(佛陀 : 부처님)의 말씀을 옮긴 금강경(金剛經)의 제3장 마음(心意品) 38절엔

\"그 마음이 확고하지 않으며 올바른 진리의 길도 알지 못한다면 그리하여 그 마음이 바람 앞의 촛불처럼 흔들리고 있다면 그는 결코 저 지혜의 완성에 이를 수 없다\"고 되어 있습니다.

광화문 거리,체감온도 영하 5도의 매운 바람 앞에서 촛불 10,000개는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새로운 한-미 관계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출렁이며 일렁였습니다. 꺼지면 옆에서 붙여주고, 추우면 모아모아 촛불을 쬐며 그렇게 그렇게 오후 3시부터 모인 시민은 9시 26분까지 버텨냈습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평화적으로~ 비폭력적으로~ 아무도 다치지 않도록~오늘로 끝이 아니므로~
우리에겐 아직 갈 길이 멀므로 하나가 열이 되고, 열이 百이 되고 百이 千, 千이 萬이 될 때까지 촛불을 옆으로 옆으로 계속 피워올려야 한다\"고 시위대 본부의 여성리더는 마이크로 그렇게 외쳤습니다.

왜 \" 횃불\"이 아니고 \"촛불\"이어야 하는지, 그 여성리더와 시위대는 잘 알고 있는 듯 했습니다. 왜 \"랜턴\"이 아니고 \"촛불\"이어야 하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http://www.sportsseoul.com/special/newsman/upload/tl/girl.jpg\">


촛불 노래 3총사


<촛불>은 대중가요에도 참 많이 나온 서정적인 주제입니다.
요즘 광화문의 제일화재 세실극장에서 콘서트를 열고 있는 정태춘은 1970년대 중후반 <시인의 마을>과 <촛불>이라는 노래로 데뷔한 서정 가수였더랬습니다. <촛불>의 서정적 가수가 1990년대 초반 이후 투쟁가수로 변모한 과정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시작은 \"촛불\"이었으나 결국 그는 우리 사회에 커다란 \"횃불\"이 되었던 겁니다.

서정가요 \"촛불\"의 첫 머리는 이렇습니다.

\"♬소리없이 어둠이 내리고/길손처럼 또 밤이 찾아오면 창가에 촛불 밝혀 두리라/외로움을 태우리라♬\"

정태춘의 \"촛불\"은 탱크에 깔려죽기 전, 사춘기의 두 소녀가 간직했을 법한 여린 감성처럼 그렇게 서정적으로 불타올랐지요.

그 다음 조용필의 <촛불>이 있습니다.
1980년대 중반 노래입니다. 제 논에 물대기 식으로 해석하자면 조용필의 촛불은 광화문 촛불시위를 노래하고 있는 듯합니다. 노래를 들어볼까요?

\"♬그대는 왜 촛불을 키셨나요/그대는 왜 촛불을 키셨나요. 연약한 이 여인을 누구에게 말할까요/사랑의 촛불이여 여인의 눈물이여/너마저 꺼진다면 꺼진다면 꺼진다면/바람아 멈추어라 촛불을 지켜다오/바람아 멈추어라 촛불을 지켜다오/연약한 이 여인을 누가~ 누가~ 누가 지키랴♬\"

제1조 - 역사는 촛불시위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준엄히 묻습니다. \"그대는 왜 촛불을 키셨나요?\"

제2조 - 꽃다운 여중생 신효순 심미선의 주검 앞에 시위대는 맹렬하게 외칩니다. \"연약한 이 여인을 누구에게 말할까요?\"

제3조 - 추위와 어둠과 피곤함을 뚫고 광화문에 모인 사람들은 안치환의 \"광야에서\"를 부르며 울었습니다. 그 촛불은 사랑의 촛불이었고, 여인의 눈물은 아름다웠습니다. 시위를 주도한 마이크속의 그 20대 여성과 미 대사관 앞 막판에 단상에 오른 \'대한민국 아줌마\'는 아름다웠습니다.

제4조 - 촛불은 꺼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횃불과는 달리 다시 붙이기도 쉽습니다. 무겁지도~ 무섭지 않아 서로 나눠 들기 편합니다. 바람을 굳이 탓할 바는 아닙니다. 종이컵이 웬만한 바람은 막아냅니다. 조용필은 <종이컵>이 촛불을 바람으로부터 꺼짐으로부터 지켜줄 수 있으리라곤 생각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제5조 - 그러므로 10,000개,아니 100,000개의 종이컵 촛불 앞에 모인 여인은 더 이상 연약하지 않답니다. 누가 지키냐고요? 양심과 자존심, 단결과 투쟁의 우리입니다.

1980년대 중반 성균관대 앞엔 <촛불잔치>라는 카페가 있었지요. 1~2층 모두 촛불로만 실내 조명을 조절한 묘한 카페였어요. 이 가게는 돈 없고 갈 곳 많지 않던 80년대의 가난한 연인들에게 인기가 높았어요. 바로 2층의 컨셉 덕분이지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엔 촛불나무(지름 30센티미터의 초대형 초)들이 즐비했지요. 1988년께 거기를 한번 들린 적이 있어요. \"앤\"과 같이.

2층에 올라서면 조명은 거의 \"제로\"에 가깝습니다. 칸막이 공간이 10개 가량 있고, 통로가 얼핏 보일 뿐입니다. 칸막이 안에 들어가면 탁자엔 큰 촛불과 작은 촛불이 몇 개 있어요. 일단 촛불로 분위기 잡고 이런 저런 얘기하다가 불을 끄면 완벽한 <사생활 공간>이 됩니다. 이쯤되면 앞과 뒤, 옆의 칸막이 사람들한테 관심을 기울일 겨를이 없겠지요? 아무도 남에게 관심을 두지 않은 채, 어둠 속에서 젊음 두 청춘의 영혼과 육체(^^)는 촛불처럼 타오르곤 했지요. (이 집 컨셉, 지금 생각해도 참 괜찮지 않나요?)

그 즈음 겨울 거리를 달군 노래는 바로 이재성의 <촛불잔치>였습니다. 혹시 기억나세요. 그 노래...

\"♬바람에 별이 떨어지고 어둠만이 밀려오면/지난 날 아름답던 꿈들 슬픔으로 내게 다가와/행여나 발자욱 소리에 창밖을 보며 지샌 밤/내 가슴 멍울지게 해도 나 그대 미워하진 않아/나의 작은 손에 초 하나있어 이 밤 불 밝힐 수 있다면/나의 작은 마음에 초 하나있어 이 밤 기도할 수 있다면/촛불잔치를 벌려볼자 촛불잔치야~/촛불잔치를 벌려보자 촛불잔치야~♬\"

\"촛불\"은 흐느끼는 줄로만 알았던 제게 \"촛불\"이 이렇게 경쾌할 수 있다는 사실, 그 촛불로 잔치를 열 수도 있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만든 노래였어요.

물론 정서야 다르지만, 광화문과 시청 앞 <촛불시위>는 이제 \"잔치\"가 되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월드컵의 거리응원이 \"잔치\"였기에 대대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듯이 말입니다. 이 대목에서 맹구가 뛰어들어 한마디 거드네요. 들어줄까요?

\"그나저나 여러분은 촛불잔치가 왜 촛불잔치인지 아나?\"
\"왜~에?\"
\"횃불잔치, 그러면 이상하잖아?\"


http://www.sportsseoul.com/special/newsman/upload/tl/street.jpg\">


촛불, 횃불, 화톳불 등 각종 불 모음 및 불 퀴즈

이번 기회에 온갖 \"불\"을 정리하렵니다.
\"봉화대\"에 기름불 붙이듯이 한번 훨훨 정리합니다. 혹시 \"촛불\"로 안되거나,\"촛불\"의 단계가 지나면 한번 써먹어야 할테니까요. 자, 국어공부 하는 셈치고 각종 불 모음을 퀴즈식으로 풀어보시죠.

1) \"촛불\"과 \"횃불\"의 다른 점은?

초는 가볍고 가늘고 짧다. 홰는 무겁고 굵고 길다. (홰는 <갈대나 싸리 같은 나무를 묶어 밤길을 밝힐 때 쓰는 물건>이다)

2) \"모닥불\"과 \"화톳불\"을 구별해보게나?

모닥불은 <검불이나 잎나무 같은 것을 모아 피우는 불>, 화톳불은 <화투를 칠 때 옆에 놓고 쪼이고자 피워놓는 골방용 화롯불>
(화톳불에 대한 위 설명은 농담!!)
\"화톳불\"이란? 함 사전 찾아보시죠~ 화톳불은 무슨 불을 말할까요?

3) \"겻불\"과 \"잿불\"은 각각 무슨 뜻인지요?

겻불은 <겨를 태우는 불>, 잿불은 <재 속에 남아 있는 아주 약한 불>(속담 하나 : 잿불 화로의 불씨가 끊어져서는 집안이 망한다)
[퀴즈속 퀴즈] \"불씨\"를 부른 가수 이름은?

4) \"산불\"과 \"맞불\"은 어떤 관계?

정답 : 천적 관계!!(큰 산불은 \"맞불\"이 아니고선 막아낼 다른 방도가 없느니라 - 소자(消子:중국 火나라 시절 소방서를 관할하던 최고위급 관리^^)

5) \"반딧불\"과 \"번갯불\"의 용도를 각각 설명해보라

반딧불 : 공부하거나 컴퓨터 오락할 때
번갯불 : 콩이나 감자, 고구마 등을 구워먹을 때(<번갯불>은 다른 말로 <벼락불>로 부르는데 한문으론 전광(電光)이에요)
[퀴즈속 퀴즈] <반딧불이>는 <개똥벌레>와 같은 곤충인가요?

6) 이 땅에서 어떠한 세력이나 동물을 내쫓아내고 싶을 때 긴요하게 쓰이던 전통적인 불은?

모깃불!! (이 정답에 이의가 있는 분은 다른 불을 불러보세요^^ 그 이유와 함께!!)

7) 촛불이 촛불을 부르고, 횃불이 횃불을 불러 마침내 완성되는 매우 역사적이며 강렬한 불은?

들불!!!
http://stream.bugsmusic.co.kr/20020420128betatest/kor/09/kor0999329.a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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