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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꾼의 나라 [이성주의 건강편지]

구태익 | 2012.11.20 01:01 | 조회 969
어제 김광준 서울고검 부장검사가 구속됐습니다.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았지요. 현재 특임검찰이 온갖 비리를 현재 진행형으로 캐고 있고요.

요즘 대학입시로 많은 사람들이 애를 끓고 있는데, 김 검사도 30여 년 전 이맘때엔 박수 소리와 부러운 시선을 받았을 겁니다. 서울대 법대에 진학했으니까요. 28세에 사법시험에 합격했을 때에는 정의의 칼을 갈았을 겁니다. 승승장구 출세가도를 달릴 때에만 하더라도 이런 날이 올지 몰랐겠지요.

아마 우연한 계기에 타락의 길로 접어들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권력의 주위에는 유혹의 손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지인이나 친척을 통해 접근합니다. 대부분 “이건 뇌물 아니다, 내 돈은 받아도 된다. 그래야 나쁜 놈 뇌물 안 받는다”면서 뇌물을 줍니다. 조희팔도 김 검사의 고교동창을 통해 뇌물을 건넸습니다. 그리고 한번 오염되면 조금씩, 조금씩 자신을 합리화하면서 타락의 수렁으로 빠집니다.

마침 2008년 오늘(11월20일)은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의 범죄가 세상에 드러난 날입니다. 사람들에게 “투자금으로 구입한 골반교정기, 안마기, 가요반주기 등을 임대한 수익을 나눠 준다”고 속여서 후순위 투자가의 돈으로 먼저 투자한 사람에게 수익금을 배분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돈을 챙겨 달아난 수법이었지요. 피해자 3만 명, 피해액 3조5000억 원의 초대형 사기사건이었습니다. 지난해 5월 경찰청이 조희팔이 중국에서 죽었다고 발표했지만, 이것 역시 사기극일 가능성이 큽니다.

사람들이 검사에게 침을 뱉고 경찰을 욕하고 끝나면 이런 일이 되풀이됩니다. 올바른 교육이 절실합니다. 김 검사의 주위에서 서울대 법대에 들어가고 검사가 되는 것보다 더 큰 가치에 대해서, 어떻게 이를 악물고 유혹을 이겨야 하는지에 대해서 가르친 사람이 있었을까요?

분수라는 말이 나쁘게 쓰이고 있지만, 분수는 ‘사물을 분별하는 지혜’ ‘자기 신분에 맞는 한도’ 등의 뜻입니다. 김 검사도 분수를 지키는 교육을 받았다면, 분수를 넘는 돈은 독약이고 치욕이라는 가르침을 받았다면….

사기에 당한 사람도 억울하겠지만 자신을 돌아봐야 합니다. 자신의 노력을 넘는 수익, 상식을 넘는 이익은 자신을 옥죈다는 생각이 사회 전반에 번져 있다면 온갖 사기 피해자가 지금처럼 많지는 않을 겁니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묵묵하게 자기 몫을 다하는 사람보다 교언영색의 거짓말쟁이를 더 쳐줍니다. 많은 젊은이가 자신을 아껴주는 사람을 업신여기고 외형이 번지르르한 사기꾼을 더 좋아합니다.

어쩌면 ‘조희팔 사건’은 황금만능주의가 지배하는 우리 사회의 단면일지도 모릅니다. 눈앞에 이익이 보이면 가치를 뒷전에 둡니다. 그러나 넓은 아파트, 커다란 수입승용차, 비싼 옷, 고급 식당의 음식이 참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나요? 자녀가 좋은 학교에 들어가고 많은 돈을 물려받으면 더 행복해지나요?

그것보다는 좋은 책을 가까이 하고 아름다운 음악에 취하는 것, 친구와 뜻을 나누는 것, 열심히 일해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것, 늘 범사에 감사하는 것이 좀 더 행복에 가깝다는 걸 왜 사람들은 자꾸 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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