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와 카센터~??

작년 2월달에 갑작스레 오른쪽 눈에 탈이 나서 수술을 받았고, 이제 좀 웬만하다 하였더니 재발하여 5월에 다시 재수술을 받아야 했다. 병명은 [망막박리].. 도배한 벽지가 장마철 습기에 떨어지듯, 안구(眼球) 안쪽에 붙어 있던 망막이 안구벽과 분리되어 떨어져나가는 현상... 당연히 한쪽 눈이 전혀 안보였지!

그후 조심 조심하며 이제 겨우 회복하여 운동도 재개하고 좀 살만하다 하였는데, 이번에는 수술한 눈에 [백내장]이 점점 심해져 또다시 수술을 받기에 이르렀다. [백내장].. 카메라 렌즈에 김이 서리듯 어떠한 이유로 인해 수정체가 혼탁해져 시계(視界)가 뿌옇게 변하는 현상... 당연히 물체가 뿌옇게 잘 안보이지!

어제(1월10일) 오후에 수술을 받아,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렌즈로 갈아 끼웠더니 예전보다 시력은 확실히 좋아진 것 같다. 요즘은 기술이 진보하여 [백내장] 정도는 아주 쉬운 수술이므로 그리 힘들지는 않았으나, 이미 망막수술을 두번이나 하였던지라 완전히 회복하기까지 2~3달간은 조신하고 살아야 한다. 향후 열흘가량은 세수도 못하고, 2~3달간은 사우나는 물론 음주, 수영, 머리에 충격이 갈 수 있는 과격한 운동 등도 삼가하라 한다. 따라서 향후 3개월간 나에게 술 권하는 행위는 모두 적대(敵對)행위로 간주할 것임을 천명한다~!

평소 건강을 자신하여 재작년부터는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열심히 연습하던 중, 작년초에 갑작스레 눈에 탈이 나서 병원신세를 지게 된 이후로 나 자신이 이미 중고차가 되어 있음을 깨닫고 비애에 젖는다. 물론 최선을 다해 치료해준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진을 결코 비난할 생각은 없지만, 처음 입원하였을 때 한꺼번에 다 해결해주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 마치 카센터를 찾아가는 중고차처럼, 한번 수리하고 나서 잊을만 하면 다시 탈이 나고 다시 웬만하다 싶으면 또 탈이 나 Service센터를 찾아야 하니 기분이 아주 우울해진다... -.=ㆀ

새해의 시작부터 병원신세를 졌으므로 기분은 썩 상쾌하지 않지만, 년초에 액땜했다 치고 아울러 무겁고 힘겨운 일이 있다면 이 참에 모두 날려버리기로 한다. 아직 음력설이 시작되려면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여러분들도 모두 지난해의 이런저런 부진이 있다면 깔끔히 정리하기 바라며 모두들 건강할 때 건강 유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