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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영화, [허브]를 보다.

구태익 | 2007.01.13 01:01 | 조회 2035
모처럼 시간을 내어 아름다운 한국영화 한 편 보았습니다.

연기파 배우 강혜정과 배종옥이 열연하는 [허브].. 오랫만에 가슴 뭉클한 이 영화 한 편을 보고 많이 울었습니다. 삽상한 아침 공기만큼이나 상큼한, 밀려드는 감동에 한동안 정신이 멍해지고만 참 아름답고 순수한 영화이었습니다.

내용은 단순합니다.

7살의 지능을 가진 [정신지체3급]의 장애인 20살의 차상은(강혜정)과 그녀를 지극 정성으로 돌보며 구김살 없는 순수영혼으로 키워온 엄마 현숙(배종옥)은 여느 모녀사이가 그렇듯 아웅다웅대며 거친 세파를 억척스럽게 잘도 헤치고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날 백마탄 왕자를 꿈꾸던 상은에겐 작업의 고수인 의경 이종범(정경호)이 나타나지요. 종범은 처음 상은의 외모에 이끌려 작업차원에서 접근하였으나 그녀가 정신지체임을 알고 달아나 보지만, 그녀의 순수매력에 이끌리게 됩니다. 이 무렵 엄마는 친구 따라갔던 병원 종합검진에서 말기암환자로 1달의 시한부생을 선고받는 청천벽력같은 사태를 맞게 되지요.

엄마가 죽고난 뒤 홀로 살아가야할 정신지체의 딸을 염려하여 현숙은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배려로 하나하나 유품을 정리하고 딸의 남은 생을 위해 짐을 꾸려 둡니다. 딸의 마지막 부탁으로 딸과 함께 허브밭을 찾아가던 길에 엄마는 애통한 죽음을 맞게 되지만, 딸은 엄마의 염려에도 불구하고 순수함을 잃지 않은 채 스스로 세상으로 나와 잘 적응해간다는 해피엔딩....

여기에서 [허브]가 뜻하는 바가 무엇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화사한 장미꽃에만 주목하지만, 초라한 이파리에서 뿜어나오는 향기가 정신을 맑게 하고 세상을 아름답게 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누구나 외모가 아름다운 이를 미인이라 하지만, 7살의 지능을 가진 순수영혼 차상은이 아름다운 이유는 함께 있으면 정신이 맑아지는 순수영혼을 가진 \'허브\'와 같기 때문이 아닐까 여깁니다. 또한 상은만큼이나 맑고 순수한 이들(상은의 엄마와 엄마친구(이미영), 의경 이종범 등)의 진한 사랑이 큰 감동을 줍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시종일관 무겁고 침울한 감동만을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전체 영화의 구성은 매우 밝고 해피한 영화입니다. 중간중간에 자연스런 폭소를 이끌어내는 장치들도 교묘히 잘 배치되어 있구요. 영화를 보고 나와서 다소 거북했던 점이 있다면 너무 영화적인 상상력이 지나쳐 짜맞춘듯한 억지스러움이 느껴졌다는 정도일텐데.. 이 정도는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한 장치로서 이해하고 넘어가도 좋을듯합니다.

강혜정양의 천연덕스러운 장애인 연기는 [동막골]에서 보다 더 원숙함을 보여, 정말 타고난 연기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또한 이젠 중년의 연기가 전혀 어색하지 않은 배종옥의 짙은 연기도 완전 물이 올랐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섣부른 추측이긴 하지만, 두 사람은 올 연말 [대종상]이나 [청룡영화제]에서 주연과 조연 여배우상 하나씩은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오랫만에 오래도록 기억될 정말 상큼한 영화 한 편을 보고 지난 한 주의 스트레스와 감기ㆍ몸살이 말끔히 가셨습니다. 여러분들도 꼭 보시길 A급 영화 :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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