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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울림] 손거울 하나 : 한승원

구태익 | 2007.08.07 01:01 | 조회 928
중학교 학생들의 호주머니 검사를 실시했는데,

키 작달막한 아이의 호주머니 속에서 손거울 한 개가 나왔다.

생활지도 선생님은 그 손거울을 압수해 가지고 가면서

“이 손거울을 반드시 가지고 다니지 않으면 안되는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교무실로 와서 말하고 찾아가도록 해라.”하고 말했다.


그 아이가 생활지도 선생님에게 찾아가 말했다.

“예쁘게 피어 있는 꽃을 만나면 그 꽃한테 제 얼굴을 비쳐 보여주려고요.”

옆에서 그 말을 듣는 순간 국어 담당 시인 여선생님은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생활지도 선생님이 빈정거렸다.

“야, 손거울로 꽃한테 제 얼굴을 비쳐주면 꽃이 제 얼굴을 알아본다는 것이냐?”

“모든 꽃들은 손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고,

비틀어져 있는 꽃잎을 바로잡고, 향기도 더 진하게 뿜습니다.”

그 학생의 말에 시인 여선생님은 가슴이 우둔거렸다.


생활지도 선생은 말했다.

“네가 한 말은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으니까 손거울은 돌려줄 수 없다.”

그 학생은 돌아가지 않고 서서 손거울을 달라고 떼를 썼습니다.


시인 여선생님은 그 학생을 자기 자리로 데리고 가서 물었습니다.


“손거울로 꽃한테 제 얼굴을 보여주는 것을 누구한테 배웠니?”


“우리 할머니요.”


“네 할머니는 무얼 하는 분이신데?”


“점도 쳐주고 굿도 하러 다니고 그러셔요.”


“그럼, 네 할머니도 거울을 이용해서 꽃한테 제 얼굴을 보여주곤 하시니?”


“우리 할머니는 화단에 치자 꽃, 족두리 꽃, 금강초롱꽃, 백일홍 꽃들이 피면,


꽃들 앞에다가 체경을 세워놓아요. 밤이면 초롱을 켜놓기도 해요.”


시인 여선생님은 부끄러워하며, 생활지도 선생님에게로 가서 손거울을 돌려주자고 하면서 말했다.

“저는 가짜 시인이고, 저 아이와 저 아이의 할머니하고는 가슴으로 시를 쓰는 진짜 시인들입니다.”


가슴 속에 그러한 마음의 거울 하나 가지고 살면 시인이 될 수 있습니다.


==================

소설가 한승원

생명력 넘치는 문학 세계를 추구해온 한국 문학의 든든한 버팀목 한승원님은 <해산 가는 길>,<초의>,<원효>등 수백 편에 이르는 작품을 냈고, 대한민국문학상,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고향 장흥의 집필실인 ‘해산토굴’에서 소설 창작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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