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리(Azzurri)군단의 불길한 징후

아주리(Azzurri)란 말은 파란색을 의미하는 이탈리아어로서, 이탈리아 대표팀의 유니폼이 푸른색이어서 팀의 닉네임이 되었다.

피파 세계랭킹 6위, 월드컵 3회 우승의 절대 강자...
하지만 이들이 이번 월드컵에서는 그 명성에 걸맞지 않게 1승1무1패의 초라한 성적으로 조2위에 올랐다.

그들의 빗장수비는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있는 바 이지만, 이번 대회는 어쩐지 어수선한 느낌이다. 주전 칸타바라가 경고누적으로 결장하고 수비의 핵이라는 네스타가 부상이라 뛰기 어렵다는데... 게다가 최전방 공격수 \'토티\'와 팀내 고참선수 \'말디니\'와의 불화, 그리고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북한에게 1:0으로 패한 기억과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조강래의 자책골 덕분에 3:2로 간신히 이기긴 했지만 혼쭐이 났던 그런 기억들로 인해서 매우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

헌데 오늘 아침 라디오에서 들은 더 흥미로운 얘기가 있다.

이탈리아팀은 우리 천안의 \'국민은행 연수원\'을 숙소로 쓰면서 연습해왔었는데, 어제 경기장이 있는 대전으로 옮겨 적응훈련을 마치고 대전으로 숙소를 옮기려 하였으나 조2위로 대전에서 경기할 줄은 예측을 못하고 미리 예약을 해두지 않았므로, 방을 구할 수 없어서 하는 수 없이 천안으로 돌아왔다는데...

헌데 어젯밤 난데없이 천안의 이탈리아선수단 숙소(국민은행 연수원)에 길이 30cm의 뱀이 나타나 한바탕 소동을 벌이며, 살충제를 뿌려 겨우 잡았다나? 이런 일은 흔치 않은 일이라 불길하기도 하지만, 서양사람들 특히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뱀은 곧 악마의 저주\"를 상징하는 것이라 더욱 분위기가 뒤숭숭하단다(어쩌면 우리 나라 사람이 일부러 풀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사람도 있겠지만, 우리가 손님들 불러놓고 그런 헤꼬지를 할만큼 나쁜 사람들은 아니쟎냐).

아마도 어젯밤에 구렁이에게 칭칭 감기는 악몽을 꾸었을지도 모르지.. 오늘 경기가 그들의 뜻대로 잘 풀리지 않으면 아무래도 어젯밤의 뱀사건이 자꾸 생각나겠지. 이래저래 이탈리아 사람들은 우리보다 더 초조할 꺼다. 우리는 이미 숙원이던 16강의 목표를 달성했고, 축구명가 이탈리아를 상대로 해서 최선을 다하고 패해도 박수를 받겠지만, 저들은 벼랑끝이지... 저사람들이 얼마나 성질 급하고 감정의 기복이 심한 다혈질들인데.. 또 여지껏 월드컵에 나가 승부차기에서 한번도 이겨본 적이 없다니, 승부차기 징크스도 부담스러울게고...

하여간 우리는 오늘 오후 8시,
인화관앞에 모여 편안한 마음으로 열심히 응원하며 한국축구의 선전을 기원하자.


오~ 필승 꼬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