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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일선수 아버님글]남일이에게... : 옮긴글

구태익 | 2002.06.27 01:01 | 조회 1804
남일이에게..

주말 모처럼 경기도 용인 공사현장에서 집으로 돌아와 비디오를 켰단다. 말수가 없고 착하기만 한 우리 막내가 상대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격렬하게 몸싸움을 하는 경기 장면을 보니 여간 대견스러운 게 아니구나.

경북 상주에서 무일푼 신세로 인천 무의도로 올라와 고기잡이를 할 때만 해도 태극마크를 단 아들을 둘 줄은 몰랐었지. 섬마을에서 나고 자란 너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축구공을 갖고 놀기를 좋아했어. 가진 것 없는 부모였지만 자식이 그토록 바라는 데 뒷바라지를 해보자고 마음 먹었지.

넌 어릴 때부터 두 형들하고는 달랐단다. 성격이 온순하고 동네 어른들께 인사 잘하는 예의바른 아이였어. 먼 바다로 나가 고기잡이를 했지만 전국 축구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아오는 네가 있어 힘이 났단다.

선장이 되었을 때는 하늘도 도왔는지 만선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왔지.
하지만 그것도 잠시..욕심이 과했던지 선박사업에 실패하는 바람에 빚더미에 앉고 말았단다. 바다를 떠나 당장 먹고 살려니 아파트 건설현장을 떠돌아 다닐 수밖에 없었어. 어깨가 부서지도록 시멘트를 날랐지만 네 엄마 역시 인부들의 밥을 지으며 생활비를 보탤 수밖에 없었단다. 할 수 없이 너를 외할머니에게 맡겼지.

그래서였나.
네가 고등학교 1년 때인가 축구를 그만두겠다고 집을 뛰쳐 나갔을 때 아버지의 가슴은 무너져 내렸단다. 수소문 끝에 8개월 만에 너를 찾았는데 훈련이 너무 힘들다고 했지. 이왕 시작한 운동이니 끝까지 한번 열심히 해보자고 아버지와 약속해 주었지.

하지만 대학교 2년 때 또다시 운동을 포기하겠다며 대전 어느 공사판에서 벽돌을 지어 나르는 너를 마주했을 때는 심장이 멎고 말았단다. 아버지가 걸어온 공사판의 길로
너를 들어서게 할 수는 없었어. 하고픈 말이 많았지만 가슴 속에 묻어둘 수밖에 없었단다.

아버지는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다.
프로축구단에 입단할 때 받은 연봉을 아버지의 통장에 고스란히 넣어주었을 때 얼마나 울었는지 아니? 얼마전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골드컵 ‘베스트 11’에 선정됐다는 소식에 할머님이 많이 우셨어. 기껏해야 돼지비계 넣고 김치찌개를 끓여준게 전부인데.. 가족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훌륭하게 성장해준 네가 고맙고 기특했기 때문이란다.

항상 남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너이기에 별명이 ‘숨어있는 황태자’라고 하더구나. 조상을 하늘 같이 모시고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이야 너를 대신할 수 있겠니.
이번 어버이날 무의도 선창의 식당 고모님께 부탁해 지 3마리를 잡아 동네 어른들에게 대접하기로 했다.

부디 몸조심하고 16강 진출의 염원을 달성해주길 바란다.
아버지는 너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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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일 선수 아버님 훌륭한 아들로 키워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김남일 선수는 온국민의 자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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