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축구 꼴찌 대결 그 결과는? : 옮긴글

세계 축구 최강은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한 브라질이다. 그럼 최약체는 어디일까. 그 해답이 30일 나왔다.

월드컵 결승이 요코하마에서 벌어지기 직전 부탄의 수도 팀푸에서 열린 부탄 대표팀과 몬트세랫의 \'탈꼴찌\' 전에서 부탄이 4-0으로 완승했다.

부탄은 인도와 중국 사이 히말리야산맥 동쪽에 위치한 소왕국. 2000년 아시아선수권 예선에 국제대회로선 유일하게 참가해 쿠웨이트에 0-20으로 패하는 등 4전4패를 기록했다. 현재 FIFA 랭킹은 2백2위로 2백3위인 몬트세랫보다 한계단 위다.

몬테세랫은 카리브해에 위치한 작은 섬나라. 유일한 축구장이 1996년 화산 폭발로 화산재에 뒤덮이는 바람에 일주일 전에야 제대로 된 축구장에서 발을 맞출 수 있었다. 접전이 예상되던 경기는 부탄이 한 수 위의 기량을 뽐내며 몰아붙인 끝에 4점차로 이겼다. 유니폼 위에 빨간색과 하얀색이 섞인 스카프로 한껏 멋을 낸 부탄의 스트라이커 디네시 체트리도 부탄의 세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1만여 홈팬을 열광시켰다.

네덜란드의 영화제작사인 케젤스 크라머사가 후원한 이번 경기는 FIFA가 인정한 국가대표간의 공식 경기(A매치)다. 공정한 경기 진행을 위해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심판까지 파견하며 지원했다.

경기가 끝난 뒤 승자인 부탄팀에는 크라머사가 제공하는 트로피가 주어졌다. 양팀은 스탠드에 앉아 관중들과 함께 브라질-독일의 진짜(?) 결승전 중계를 함께 시청했다.

크라머사의 대변인은 \"세계 1위를 가리는 경기와 꼴찌를 가리는 경기가 수천마일의 거리를 두고 열렸다\"며 \"부탄과 몬트세랫의 경기는 승패를 떠나 아름다운 경기에 대한 사랑\"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부탄의 디네시 체트리는 \"몬트세랫팀이 다른 지역에서 온다는 것 외에는 아무 정보도 없었지만 재미있는 경기를 했다\"고 즐거워 했다.

몬트세랫의 클로드 에마누엘 호간 감독은 \"중요한 것은 우리 선수들이 다른 문화에 대해 알게 된 것\"이라면서 \"경기에서 이겼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손해용·백인권 기자[hysoh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