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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이야기

잘 먹고 잘 살기

구태익 | 2002.08.19 01:01 | 조회 1913
불편한 잠자리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이었다고, 라고라고라..???

해남 땅끝에서의 잠자리야 각설이대장 덕분에 각설이들 수준에 맞지않게 더 이상 바랄게 없는 호텔수준의 콘도형 민박이었고, 보길도 역시 샤워시설ㆍ화장실 등 편의시설 다 갖춰진 멋진 해변가 민박이었쟎아?

게다가 식사는...

14일 저녁에 해남에서 굳이 이곳의 명물을 찾아보자는 나의 강권에 의해 읍내를 뒤지고 뒤져 가장 잘 한다는 1인분 8천원짜리 \'게장정식\'을 먹었지. 사실 나는 게장요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해남에 와서는 전라도 해변가 특산요리를 맛보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끝내 고집을 하긴 하였지만 나의 미각은 이 고장의 곰삭은 게장요리와 토하(土蝦, 민물새우) 젓갈을 맛있게 먹을 만큼 발달하지 못하여 조금 아쉬움은 있었다. 하지만 게장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다시 맛보기 힘든 별미(別味)였을 것이다.

15일 아침과 16일 아침은 컵라면을 먹었지만 그건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하는 수 없는 선택이 아니라 전날 밤의 푸짐한 식사와 학술(學술 : 답사토론과 학술세미나를 위해 마신 술)대회의 후유증을 달래기 위한 해장 겸 아침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전략이었으니 그 또한 전혀 문제가 없었고...(맛있었쟎아?)

15일 점심은 보길도에서 뼈해장국을 먹었는데, 역시 미각의 고장답게 육지에서 늘상 맛보던 뼈해장국과는 달리 국물이 뻑뻑할 정도 우러난 것이 정말 진국인데다가 알 수 없는 향긋한 향료까지 들어가 정말 좋았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 보길도에서 먹은 해물탕 이것도 역시 단숨에 소주 몇 병을 비울 정도로 얼큰한 그 맛을 잊기 힘들고, 게다가 그날밤은 해변가에서 부드러운 삼겸살을 사서 불판에 구어 먹으며 소주 몇 잔을 더하며 밤늦게까지 나눈 이런저런 얘기들은 밤이 주는 묘한 분위기에다 찰랑대는 밤바다 파도소리 그리고 어느 구석에서 쏘아올리는 폭죽까지 더해져 더욱 황홀한 분위기였쟎아?

16일 점심은 이번 여행에서 하일라이트였다.

강진 다산초당을 내려와 바로 아래 단정히 지어진 한옥집에서 그야먈로 입에 착착 달라붙는 향긋한 동동주(그 맛도 참 독특했지?)와 해물파전, 매실로 버무린 도토리묵 그리고 보리비빔밥, 녹차수제비... 역시 호남은 맛의 고장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경관채집을 위한 답사여행에서 또하나의 즐거움은 이처럼 그 고장의 구석구석 명소를 둘러보고 돌아오는 길에 굳이 조그마한 노력을 더 기울여 그 고장 음식을 맛보는 별미기행이 깃들어져야 더욱더 묘미가 있다.

\'신토불이(身土不二)\'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 고장의 멋을 이해하자면 그 고장사람들과 그들의 문화를 이해해야 하는데, 눈에 보이는 자연지형이나 환경조건은 금새 알아챌 수 있지만 그 지방사람들의 생활방식을 이해하자면 \"맛\"을 통한 체험이 가장 즉각적인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이 평소 나의 생각이다. 왜냐하면 \"맛=멋\"이기 때문이지...

하여간 우리 각설이 패거리들은 경관을 채집하는 가운데 틈틈이 그 지역의 맛도 기억하고자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미리부터 싫다좋다 선입견을 가질 필요는 없다. 여행은 항상 새로운 것을 찾기 위한 도전이다. 도전하는 자만이 풍부한 삶을 살 수 있다.

그러니 어딜 가든지 그 사람들이 먹는대로 먹고, 그 사람들이 자는대로 자는 것이 여행의 참 맛이다. 그러니 중국여행을 가서도 꼭 고추장, 된장, 김치를 찾으며 영원히 자기 틀을 벗어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얼마나 답답한가! 그것도 50대 이상의 늙은이들이 그런다면 이해하겠지만, 20대들이 자기극복의 노력없이 벌써부터 선입견을 가지고 거부할 필요는 없는 것인데...

결론적으로 김건유,
너의 \'불편한 잠자리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이란 표현은 예의상 한 말이라 생각할란다.

왜냐면 나로서는 전혀 불편함이 없는 멋진 여행이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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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이야기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445 답글 성공한 사람 김건유 1630 2002.08.27 01:01
444 답글 감사 할 따름 입니다 ^^ 신군 1714 2002.08.26 01:01
443 개강이닷!! 구태익 1764 2002.08.25 01:01
442 넘 오랫만이군요.... 여비 1641 2002.08.24 01:01
441 해수엉아 보세여 끈과 엽! 1554 2002.08.22 01:01
440 답글 ^^ 김건유 1501 2002.08.22 01:01
439 답글 정신없다 ... -_- 신해수 1560 2002.08.23 01:01
438 바쁘다 바뻐'''''''' 권혁찬 1575 2002.08.20 01:01
437 답글 그 어리버리가.. 구태익 1525 2002.08.21 01:01
436 경관채집에 힘을 써주신 모든 분들에게.... 권고은 1465 2002.08.19 01:01
435 다들 즐거운 여행이 되셨나봐여...^^ 오미 1457 2002.08.19 01:01
434 제가 늦었군요^^ 신해수 1612 2002.08.19 01:01
433 다들 잘올라가셨는지???????? 김건유 1600 2002.08.18 01:01
>> 답글 잘 먹고 잘 살기 구태익 1914 2002.08.19 01:01
431 답글 감사합니다^^ 김건유 1595 2002.08.19 01:01
430 답글 ? 김두환 1619 2002.08.23 01:01
429 교수님! 강릉이예요^^~헤헤헤헤헤헤 끈! 1535 2002.08.17 01:01
428 사감님.... 어리바리 1589 2002.08.17 01:01
427 답글 알아서 잘 해~ 구태익 1670 2002.08.17 01:01
426 2002년 8월, 각설이타령 구태익 2258 2002.08.17 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