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을 채집하자!!!

우리들의 답사여행은 경관을 \'채집\'하기 위한 여행이다.

\'경관채집\'.. 내가 10여년전쯤에 생각한 말인데, 멋지지?
식물채집, 곤충채집, 표본채집들이 있는데 \'경관채집\'이 왜 없겠냐?

사실 이 말은, 10여년전인 1990년에 주한일본대사관 광보문화원에서 개설하는 일본어 회화반(중급) 1년간 열심히 다닐 때 일본어선생(당시 서울대 언어학과 대학원생이던 일본여자)이 숙제를 내어 자신이 질문한 내용에 대한 답변을 직접 녹음해오라고 시킨 적이 있었다.

이때 그 선생이 던진 질문 가운데 하나가 \"もしも一個月間休暇があったらなにをしますか(만약 1개월간 휴가가 주어지면 무엇을 하시겠습니까?)\"라는 것이 있었는데, 이때 내 대답이 \"시간이 주어지면 차를 타고 전국의 오래된 건물과 정원 등 아름다운 경관을 사진찍어 남기고 싶습니다(時間があればくるまをのって全國のふるいたてものとにわなどの美しい景觀の寫眞をとってのこりしたいんです)\"라고 표현한 기억이 난다.

그때, 그것을 두고 \'경관채집\'이라 표현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고, 생물학자들이 새로운 품종을 발견하고자 전국을 샅샅이 뒤지며 온갖 동ㆍ식물의 표본을 채취해가는데, 경관을 다루는 조경학에서는 당연히 우리의 관심대상인 \"경관\"을 발굴하고 채집하여 기록으로 남겨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였다.

동ㆍ식물의 표본을 채취하는 일은 어쩌면 표본을 영원히 보존하고자 서식처를 훼손하고 표본을 난도질하여 포르말린 용액에 담그는 잔인한 환경파괴행위일 수 있지만, 경관을 채집하는 일은 있는 그대로의 경관을 둘러보고 사진만 찍고 돌아오는 일이니 환경파괴와 무관하며 오히려 아름다운 경관과 역사유적을 기록하여 망가진 자연과 인멸되어가는 역사현장을 고발하는 기능까지 담당하는 의미있는 작업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사물을 보는 눈을 길러주고 카메라조작기법, 그리고 화면의 구도잡기 등 미적 안목도 키워주며, 여행을 준비하고 기획하는 준비성도 갖추게 하니 \'일석삼조(一石三鳥)\' 그 이상이 아닌가... 그러므로 다시 한번 결론은 \'많이 둘러보고 잘 놀아야 조경 잘한다\'는 것이지...

자, 그러므로 앞으로 우리가 하는 일을 답사여행이라 부르지 말고
\"경관채집\"이라는 매력적인 용어를 사용하자....^^

경관채집은 \"나라사랑 국토사랑\"의 실천수단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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