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로그인
정보기억 정보기억에 체크할 경우 다음접속시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입력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러나, 개인PC가 아닐 경우 타인이 로그인할 수 있습니다.
PC를 여러사람이 사용하는 공공장소에서는 체크하지 마세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서 로그인하시면 별도의 로그인 절차없이 회원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우리들 이야기

2002년 8월, 각설이타령

구태익 | 2002.08.17 01:01 | 조회 2258
8월14일(수) 설계설명회가 있어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兪교수님과 이동흡선생
을 비롯한 연구원들을 만나 12시까지 전남 곡성을 가기로 했는데, 아침부터 비가 온
다. 어쩌지? 기숙사 관리기사에게 부탁을 하여 고속도로 미양 굴다리까지 차를 얻어타
고 서울서 내려오는 유교수님 일행을 고속도로 미양 간이정류소에서 만나 차를 같이
타고 곡성을 향했다. 하루종일 내리는 비는 그칠 줄 모르고.....

12시경에 곡성군 담당 공무원들을 만나 현장에서 점심을 먹고 설명회 일정과 진행방식
을 협의.. 오후 2시가 되어 그동안 준비해온 설계안을 약 40분간 설명하고 이어서 곡
성군수과 관련공무원 및 지역주민들과 질의응답 약 1시간반 동안 진행.. 설명회는 별
다른 이슈 없이 잘 끝났으나 여전히 장대비는 내리고.. 4시가 좀 넘어 유교수님 일행
은 서울로 올라가시고, 홀로 남은 나는 휴대폰으로 어제 떠나 전남 담양일대와 경남
함양일대를 누비고 다니는 조경과 동아리 답사일행과 연락하여 만날 약속을 하였고 곡
성군청 앞에서 이들을 만나 전남 해남으로 향했다.

해남 땅끝마을 가까운 곳, 동아리회장 신해수가 잘 아는 집에 민박을 정하였으나 밤
새 비는 더욱 세어지고 바람은 어찌 그리 세차게 불어대는지.. 게다가 일기예보는 토
요일까지 계속 비가 내리고 호남지방은 호우주의보까지 발효되어 있다니, 배 타고 보
길도 들어가기로 한 계획은 일찌감치 접고,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늦게까지 술을 마
시고 잠자리에 든 시각이 새벽 2시쯤..

8월15일(목) 늦은 잠자리에도 불구하고 새벽까지 창문을 흔들어대는 비바람
소리에 쉽게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다가 잠이 깬 것이 6시쯤.. 비는 다소 잦아들긴 했
지만 여전하고 아침뉴스 역시 호우주의보를 알리고 있었다. 빈둥거리다가 세수하고 일
어나니 보슬비도 그쳐 권고은과 최지영을 깨워 어젯밤에 보아둔 MBC 드라마 \'허준\'유
배지 촬영지를 보러갔다. 밤새 쏟아진 비에 깨끗이 씻겨내린 덕인가, 고즈녁한 유배지
풍경이 정말 아름다웠다(곧 답사사진을 정리해서 올릴테니, 기다리시길...).

아침을 먹고 땅끝 항구에 문의하니 배가 뜬다 한다.. 야호!
이를 두고 김건유는 자신이 제주(際主)가 되어 음재천, 박근엽들과 함께 밤새 비가 그
치도록 제사를 지낸 탓이라 하나, 믿어야 좋을지?

땅끝항에 도착하니 비는 그쳐, 보길도행 <장보고>함에 타고온 차와 함께 몸을 싣고
약 50분을 가니 근 10년만에 다시 찾은 보길도라....

보길도 그 환상의 섬에서 고산(孤山)선생 유적을 좇아 세연정과 세연지, 옥소대, 낙서
재, 동천석실, 석천, 석폭 등 보물찾기하듯 이곳 저곳을 샅샅이 뒤지고, 우암 송시열
의 글씐 바위까지 찾고서(이건 정말 역사의 아이러니다. 고산선생과 대립관계에 선 정
적(政敵)이 유배길에 풍랑을 만나 고산선생이 가꾸어놓은 보길도에 도착하여 한탄하
는 글을 남겼다는 것은), 예송리 해수욕장과 천연기념물 송림을 찾아보고 통리해수욕
장에 민박집을 구하여 풍덩풍덩 해수욕까지 즐겼다.

밤새 그렇게 폭우가 쏟아지더니 답사때는 비가 그치고 구름만 드리워 답사길을 시원하
게 인도해주더니 낮에는 해가 쨍쨍 비쳐 해수욕까지 허락해주시니 과연 어젯밤 김건
유 일당들의 주술이 효험이 있었나 보다... 후후

밤에는 해변가에서 자그만 모닥불(?)을 피워 삼겹살 안주에 소주를 마시며 이런저런
답사소감들을 나누다가, 불현듯 이들이 내일은 강원도 강릉까지 치고 올라가겠다고 한
다. 남에 번쩍 서에 번쩍 하더니 이제는 동에 번쩍하겠다고?

8월16일(금) 다시 아침 6시에 일어나 자동차 열쇠를 뺏고 정근을 깨워 어제 못
가본 보길도 섬의 뒷쪽을 둘러보고 돌아와 일행들을 깨워 아침을 먹고 8시 배를 타니
다시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무사히 섬을 빠져 나와 땅끝비를 둘러보고 고산선생의 본가 \'녹우당(綠雨堂)\'과 강
진 \'다산초당\'을 샅샅이 뒤져보고, 녹우당에서는 관리사무소를 들러 고산선생의 \'금쇄
동\', \'문소동\', \'수정동\' 유적의 위치를 문의하고 생각지도 못한 많은 자료들까지 복
사해서 얻어오는 부수적인 성과도 거두는 기쁨을 만끽하며 다산초당 아래 음식점에서
맛있는 동동주와 파전, 매실도토리묵과 보리밥에 얼큰한 기분이 되어 상경길에 올랐
다. 상경길에도 비는 오락가락했지만 한 숨 자고 일어나 차내에 장치된 DVD로 \'글라디
에이트\' 영화 한 편을 보고나니 성환...

성환에서 저녁을 먹고 일행들과 함께 할 수 없음에 약간은 시샘도 나고 해서 밤길 무
리하지 말고 강원도는 다음에 가라 했으나, 기어코 나를 학교에 내려놓고는 뿌리치고
가더니만 한밤중에야 강릉에 도착하였다는 보고를 벌써 올려놓았군...

하여간 이번 여행은 차질없는 일정과 가는 곳마다 별미들로 더욱 즐거웠으며, 무엇보
다도 김건유 일당들의 기도덕에, 날씨가 교묘하게도 답사지에 도착하면 비 그치고 이
동하거나 자는 동안만 비를 뿌려 전혀 답사에 지장을 주지 않았다는 것은 그야말로 신
이 도운 기적이라 할 수 밖에 없기에 정말 환상적인 여행이었다.

바라노니 1학년으로 참가한 음재천과 박근엽아,

2학년 선배들이 기획한 이번 답사와 지난 겨울답사처럼, 내년에도 이런 철저한 사전준
비와 스케듈관리로 즐겁고 쾌적한 여행을 기획할 자신이 없으면 제발 나를 동행해달라
고 부탁하지 말거라.. 알겄나?

그리고, 지금도 이 시간에 전국을 휘젓고 다니는 연암의 각설이들 ; 졸업생 정근ㆍ권
고은, 2학년 김건유ㆍ권태영(중간교체)ㆍ최지은ㆍ이상현ㆍ1학년 음재천ㆍ박근엽, 각설
이 대장 2학년 신해수야,

너희들이야 말로 \"놀면서 공부 잘 하고, 공부하면서 잘 노는\" 멋쟁이들이다.
개학하거든 보자~~~ 수고들 했어....^^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3,105개(134/156페이지)
우리들 이야기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445 답글 성공한 사람 김건유 1630 2002.08.27 01:01
444 답글 감사 할 따름 입니다 ^^ 신군 1714 2002.08.26 01:01
443 개강이닷!! 구태익 1764 2002.08.25 01:01
442 넘 오랫만이군요.... 여비 1641 2002.08.24 01:01
441 해수엉아 보세여 끈과 엽! 1554 2002.08.22 01:01
440 답글 ^^ 김건유 1501 2002.08.22 01:01
439 답글 정신없다 ... -_- 신해수 1560 2002.08.23 01:01
438 바쁘다 바뻐'''''''' 권혁찬 1575 2002.08.20 01:01
437 답글 그 어리버리가.. 구태익 1525 2002.08.21 01:01
436 경관채집에 힘을 써주신 모든 분들에게.... 권고은 1465 2002.08.19 01:01
435 다들 즐거운 여행이 되셨나봐여...^^ 오미 1457 2002.08.19 01:01
434 제가 늦었군요^^ 신해수 1612 2002.08.19 01:01
433 다들 잘올라가셨는지???????? 김건유 1600 2002.08.18 01:01
432 답글 잘 먹고 잘 살기 구태익 1914 2002.08.19 01:01
431 답글 감사합니다^^ 김건유 1596 2002.08.19 01:01
430 답글 ? 김두환 1619 2002.08.23 01:01
429 교수님! 강릉이예요^^~헤헤헤헤헤헤 끈! 1535 2002.08.17 01:01
428 사감님.... 어리바리 1589 2002.08.17 01:01
427 답글 알아서 잘 해~ 구태익 1670 2002.08.17 01:01
>> 2002년 8월, 각설이타령 구태익 2259 2002.08.17 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