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축구예선 결과 - 조경 : 축산 (3 : 1)승!!

오늘부터(9월16일,월) 가을 체육대회를 구기종목 예선전이 시작되었다.

첫 경기에서 조경과는 전통의 강호 축산과와 맞붙어 전반을 1:0으로 내준 뒤, 후반에만 내리 세 골을 뽑아 3:1로 역전하므로써 서전(緖戰)을 승리로 화려하게 장식하였다. 오후 5시부터 시작된 경기의 초반전은 기숙사 운영회의가 있어 참관하지 못하였으므로 어떻게 첫 골을 먼저 먹게 되었는지 알 수 없으나, 회의가 끝나고 돌아오니 1:0으로 전반이 끝나고 있었다.

그러고 후반이 시작되자 정동원과 민대준으로 이어지는 몇 차례의 날카로운 슛이 골문 언저리를 위협하더니, 기어코 정동원이 얻어낸 페날티킥을 김흥태가 마치 스페인전에서 황선홍처럼 골키퍼 왼쪽 허리 아래로 밀어넣어 동점골을 터뜨렸다. 그리고 이어서 몇 차례 공방이 있었고, 결국은 정동원의 멋진 킥이 다시 골네트를 갈라 2:1로 앞섰으며, 경기종료 직전에 오른쪽 코너부근에서 홍용태가 상대의 반칙으로 얻은 프리킥을 직접 문전으로 높이 센터링했고, 누군가의 머리를 맞고 처지는 것을 다시 우성식이 재빨리 차넣어 쐐기골을 기록했다. 그리고는 곧바로 휘슬이 울리고 상황은 종료되었다(그러고 보니, 세 골은 모두 복학생들이 기록했네)...

이로써 F.C Landscape를 조직하고 유니폼을 맞춰 맹연습하며, 이번 대회 종합우승을 노린다는 그들의 결의가 허풍이 아님을 과시하였다. 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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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지금 뭔가 찜찜한 기분을 도저히 떨칠 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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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쉽게 이길 것을, 내가 안본다고 전반에는 1:0으로 져주냐? 그러다가 후반에 내가 와서 관전한다고 내리 세 골이나 기록하여 이기는 저의(底意)가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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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충 종합 4-5위 정도만 하라고 했다고, 내가 운동장에 안나오면 진짜로 져줄 수도 있다는 은근한 압력넣는 거 아니냐? 나로 하여금 체육대회 내내 조경과 경기가 있는 시간에는 그라운드에 나와서 응원하라고 압력하는 거지? 내가 나오면 이겨주고, 안나오면 꼴찌하겠다 압력...

아마 후반에도 내가 안나왔으면 김흥태는 미국전의 박지성처럼, 이탈리아전의 안정환처럼 일단 실축을 해놓고 가슴조리게 한 다음, 누군가를 보내어 나를 찾으려 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라운드에 모습을 보이면 이겨버리고, 안나오면 져버릴려고 했지?

하여튼 오늘의 첫 승에 너무 자만하지 말고, 앞으로 남은 경기도 잘 풀어나가기 바란다. 나도 너희들이 열심히 뛰는 한 운동장에 나가서 열심히 응원할께..

그리고 1학년 재천, 근엽들아... 너그들 화려한 공격수로 선발출장 안시켜준다고 너무 섭섭해 여기지 말거라. 2학년들도 작년에는, 복학생들도 군대가기 전에는 2학년들과 선배들의 등쌀에 축구화 끈 한 번 제대로 매어본 적이 없었으니까..

올해는 어찌 출발부터 조짐이 불길하다. 어쩌면 얘들이 진짜 우승해버릴 지도 모르겠네.. 큰 일 났다. 내가 또다시 행가래받아 가을 하늘 높이높이 솟구쳐 올라갈 준비를 해야 하나? 그 때보다 체중이 근 10kg 가까이 불었는데... ㅋㅋㅋ

나는 1997년도에 관상원예과 시절에 조경전공들이 주축이 되어, 종합우승을 거머진 뒤 완전히 망가졌던 기억을 되풀이하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는데...

지금도 그때의 종합우승 트로피와 줄다리기우승 트로피를 내 방 책꽂이 한 켠에 고이 모셔두고 있지.. 보여주랴? 후훗...

하여간 첫 승에 만족하여 너무 자만하지 말고,
잘해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