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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박람회 소감

구태익교수 | 2018.03.14 10:29 | 조회 149



이번에 발간한 [연암소식지](2018년 1월자)에 게재된 인터뷰 기사가 본래 내용의 일부만 실리고 첨부했던 사진도 단 한 장 밖에 실리지 않아, 하고자 했던 얘기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여 여기에 원문을 다시 올립니다. 참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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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 연휴동안 교수님께서 정원박람회장 몇 곳을 둘러보셨다고 들었는데요, 둘러보신 교수님 소감을 여쭤보고자 인터뷰를 청했습니다. 우선 어디 어디를 다녀오셨나요?

최근 붐이 일고 있는 정원박람회를 한번 둘러봐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이번 추석 연휴는 열흘이나 되는 긴 휴가이어서, 시간을 내어 여유 있게 한번 둘러보게 되었지요. 먼저 올해 경기정원문화박람회 개막일(9/29)에 맞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개막된 ‘2017 정원문화박람회장을 갔었고, 개천절(10/3)에는 화성시 동탄 여울공원부지에 조성된 작가정원 8곳을 돌아보았으며, 일요일(10/8)은 지난해 경기정원문화박람회가 개최되었던 성남시청 부지를 다시 찾아보았고, 마지막으로 한글날(10/9) 올해 서울정원박람회가 열렸던(9/22~9/26) 여의도공원을 갔었습니다.

 

네 군데를 다녀오셨군요. 다녀보신 정원박람회장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경기정원문화박람회는 경기도가 주관하고 경기농림재단(현재는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으로 이름을 바꿈)이 주최하는 행사로, 2010년부터 시작해서 올해로 5회째가 됩니다. 처음에는 격년으로 행사를 하다가 작년부터는 매년 개최하고 있지요. 지난해는 성남시가 개최지로 선정되어 성남시청 공원부지에 만들어졌고, 올해는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조성되었습니다. 서울정원박람회는 경기도보다 늦은 2015년부터 시작하여 매년 개최되고 있는데 올해가 3회째로, 올해는 여의도공원 부지의 일부에 조성이 되어 있습니다. 이에 대해 동탄 작가정원은 동탄 신도시 건설을 담당했던 LH공사가 공원부지로 지정되어 있는 동탄 여울공원의 공원조성사업 일환으로, 초대작가 10명을 선정하여 시범정원을 조성하게 한 것입니다.

 

그럼 둘러보신 각각의 정원박람회장에 대해 그 특징과 눈여겨 볼만한 대표적인 작품에 대해 말씀 좀 해주십시오.

 

둘러본 정원들이 모두 작가들의 개성이 반영된 특색 있는 정원들이지만 간단히 말하면 이렇습니다. 올해 경기정원문화박람회가 개최된 안산시 화랑유원지 부지는 정원, 도시의 숲이 되다가 주제입니다. 시민참여정원을 제외한 총 20개 정원이 조성되어 있는데, 출품된 각각의 정원들은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정된 작품들이어서 모든 작품이 작가의 독특한 개성과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빛났습니다. 각각의 정원에 대해 언급하자면 말이 길어질 것 같아 생략하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스산하나 깔끔한 느낌의 '연정'이란 작품이 가을 분위기와 잘 어울려 보기 좋았고 세월호 추모정원인 '꽃밭지기'는 진입부의 음산한 분위기로부터 외부로 나오면서 밝은 톤으로 드라마틱하게 바뀌는데, 희망과 추모를 잘 표현하여 보기 좋았습니다. 그리고 전통의 차경(借景)수법을 도입하여 네 방위마다 다른 경관을 체험하게 하는 화랑사방도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작품명 : ‘연정’ / 단순하면서도 조용하고 깔끔한 느낌을 줌(안산)


작품명 : ‘꽃밭지기일부 / 세월호 희생자 추모를 위해 희생자 304명이 나비로 표현(안산)


작품명 : ‘화랑사방중 일부 / 창을 통해 외부를 바라보는 차경(借景)’기법(안산)

 

다음으로 화성시 동탄 여울공원부지에 조성된 작가정원 8곳을 탐방했는데, 이곳은 신도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신시가지 지역 내 여울공원부지 일부에 LH공사가 지원하고, 한국조경사회가 현재 활동 중인 작가들 가운데 10명을 추천하여 정원을 조성하게 한 것입니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2곳이 미완성이고 완성된 작품은 8곳이었는데, 현재 활약 중인 중견 작가들이 참여하였으므로 독특한 아이디어들이 많았습니다. 헌데 좀 아쉬운 점은 작가들의 강한 개성과 컨셉(concept)이 강조되다 보니 썩 그리 공감이 가지 않는 작품들도 보였다는 것입니다. 뭐랄까요? 신도시에 새로 만들어지는 공원부지에 정원을 조성하다보니, 공원이 가져야 할 공공성과 정원의 사적(私的)이고 개별적인 성격이 충돌한다고 할까요? 그런 느낌이었으며, 과연 공원과 정원은 무엇이 다르고, 또 어떻게 달라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품명 : ‘카루스 정원소행성 동탄에 보내는 땅의 기억 (동탄 작가정원)

작품명 : ‘몽탄원’ (동탄 작가정원)

 

다음은 지난해 조성된 성남시청 공원부지의 정원들입니다. 이곳은 지난해 정원, 우리의 일상으로를 주제로 하여 정원박람회를 개최하였는데, 작년 행사 때 이곳을 방문하고 1년이 지난 지금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궁금해서였지요. 그건 어쩌면 앞서 얘기한 바 있는, 개별성이 강한 정원과 공공성이 전제되는 공원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근데 이곳은 예상과 달리 지난해 만들어진 원형 그대로 잘 관리되고 있었고,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어 보기 좋았습니다. 아마도 시민들이 즐겨 찾는 시청사 부지에 마련된 정원이어서 시에서 관심을 갖고 잘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여깁니다. 여기에는 지난해 우리 대학 가드닝 전공학생들이 강사(김혜주 교수)와 함께 출품한 정원도 잘 보전되어 있지요.


작품명 : ‘나의 쉼터’ / 연암대 가드닝 전공학생 작품(성남)


작품명 : ‘엄마의 휴식’ / 원형 그대로 잘 관리되고 있는 작품(성남)

 

끝으로는 올해 서울정원박람회가 열렸던 여의도공원입니다. ‘, 나 우리의 정원을 주제로 한 올해의 서울정원박람회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실험적이고 참신한 정원, 예를 들면 장애인을 위한 훈맹정원같은 정원 아이디어들도 좋았지만 반면에 그리 공감되지 않는, 작가의 개성만 강조되는 경우도 있어 정원과 공원의 경계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곳에 박람회가 열린 것이 922일부터 26일까지였고, 내가 방문한 것이 109일이었으니까 박람회가 폐막된 지 불과 보름도 되지 않았지만 생각보다는 관리가 잘 되지 않는 느낌을 받았어요.


작품명 : ‘You and me and everyday’ / 전통정원 방지원도의 재해석 및 변형(서울)


작품명 : ‘훈맹정원일부 / 장애인을 위한 정원(서울)

 

아까 교수님 말씀 가운데 정원과 공원이 어떻게 다르고 또 어떻게 달라야 할지 생각해보셨다고 하셨는데, 그 차이는 무엇이라 할 수 있을까요?

 

정원(庭園)을 어떻게 정의하든, 정원은 주택의 외부공간으로서 개인의 사적(私的) 영역임이 전제됩니다. 그러므로 정원은 소유주의 개인적 취향이 반영되고 남에게 알리거나 공유하고 싶지 않은, 자신만의 은밀하고 아기자기한, 그래서 독특하고 다른 것과 차별화된 자신만의 디자인이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일 것입니다. 하지만 공원은 산업혁명 초창기에 영국을 비롯한 유럽 여러 나라에서 노동자들의 쉼터를 제공하기 위해 왕실이나 귀족이 소유했던 개인정원(private garden)’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하여 ()공의 정(), public garden’으로 사용하게 된 것이 시초입니다. 따라서 공원은 누구나 언제라도 이용할 수 있는 개방성이 전제가 되고 그러므로 개인의 독특한 취향을 반영하거나 은밀한 공간을 만들기보다는 대중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이고 무난한 디자인이 되는 것이 보통이지요. 그런 점에서 정원과 공원은 애초 출발 배경부터가 다른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의 정원박람회는 공원부지에 정원을 만들고 있죠. 그러면 이것이 공원의 일부냐? 정원이냐? 고민되는 부분입니다. 전시회 성격으로 단지 며칠간 전시를 하고 철거해버린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이를 지금처럼 행사이후에도 공원시설의 일부로 남겨둔다면 작가들의 개성도 보장되어야 하지만 박람회가 끝난 뒤의 공공성도 보장되어야 오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다 보니 박람회에 출품된 정원의 모습이 공원도 아니고 정원도 아닌 이상한 모습, 예컨대 개인의 주택정원이라면 거실이나 혹은 대문과 현관 사이의 주동선 같은 정원을 바라보는 포인트가 정해져 있겠지만 박람회에 조성되는 정원은 주택과 상관이 없는데다가 펼쳐진 공원부지에 만들어지므로, 출입구가 여러 곳이라 특정한 조망점(view point)을 설정할 수 없다는 점에서 방문객들을 당황하게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또 반대로 작가의 개성이 지나치게 강조된 경우는 도저히 공감하기 힘들더군요. 그나마 설계공모를 거치는 정원박람회는 개성 강한 작품보다 공공성을 고려한 디자인이 많은 반면 초대 작가들에게 맡겨진 동탄 작가정원은 개성적이기 보다 오히려 공감하기 힘든 이질적인 디자인이 많았다고 여겨져요. 게다가 정원의 컨셉은 작가가 주도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주최 측이 매년 그 해의 주제를 정해주니, 주제를 살리면서도 작가의 개성과 공공성을 모두 살려내어야 하는 일이 작가들에게는 여간 힘들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면 정원박람회를 개최하는 의의는 무엇인가요?

 

영국이나 독일 같은 유럽의 여러 나라는 물론이고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정원을 만들고 가꾸는 것을 귀족들의 고상한 취미로 여기며, 그들 고유의 전통문화에 자리를 잡아왔습니다. 유럽에서는 산업혁명 이후 중산층의 성장과 함께 이런 나라들에서 정원을 갖고자 하는 대중들의 열망이 자연스레 일게 되었고, 화훼재배업자들은 보다 다양한 원예품종을 개발소개하기 위해 Flower show를 개최했는데, 처음에는 단순히 여러 종의 식물을 선보이는 데에 그치다가 나중에 점차 디자인의 개념을 도입하여 Garden Show가 된 것입니다. 정원 작가로 활약하는 오경아씨는 인터넷 블로그에서 이렇게 말하더군요. ‘정원박람회는, 패션 디자이너가 자신의 디자인 센스를 가미한 의상을 선보이고 이를 통해 직물업자들은 직물의 패턴을 연구하고 의류업체는 디자인 경향을 본떠 소비자가 좋아할 만한 감작적인 옷을 만들어 파는 것과 같이 플라워 쇼에서 보여지는 정원 역시 같은 역할을 한다.’ 이 말이 정원박람회의 의의를 설명하는 아주 적절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의 문제는 우리나라에 이렇다 할 정원문화가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조선시대는 유교사회이었고 유학의 가르침은 근검절약을 강조했으므로 양반계층에서 화려한 정원을 만들지 않았고, 그나마 알려진 몇몇 정원들마저도 일제를 거치고 한국전쟁을 겪는 동안 크게 훼손되고 말았지요. 전쟁 이후는 먹고 살기 바빠 정원을 가질 생각도 못해보았고, 경제가 성장한 1980년대 이후 우리들은 아파트 공간에 갇혀 살면서 정원을 가져보지 못한 게 현실이지요. 최근에 일고 있는 텃밭 가꾸기나 정원박람회 붐은 그러한 로망이 반영된, 일종의 대리만족이 아닐까 여깁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원박람회를 통해 정원에 관한 다양한 실험적 시도는 의미가 크다고 생각하죠. 이를 통해 신진 작가들의 창의적인 역량도 보여줄 수 있고, 정원 뿐 아니라 조경설계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도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우리나라 정원박람회는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나가야 바람직할까요?

 

그건 뭐 내가 말할 형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우리나라 정원박람회는 역사가 일천하지만 그래도 사람들에게 정원에 관한 막연한 동경과 기대를 채워주고 있다고 생각하지요. 해를 거듭해가면서 조금씩 다양한 모습으로 실험적인 시도를 하고 있기도 하구요.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근본적인 문제는 시간과 예산의 문제가 가장 크지 않나 여깁니다. 대회 주최마다 사정이 다르긴 하지만, 기반조성비를 제외한 정원 조성지원비가 보통 1,500~4,000만원에 불과하여 다양한 시도를 하기 힘들죠. 그래서 참여작가들은 개인적인 노력으로 업체의 후원을 받아 간신히 꾸려가고 있는 형편이지요. 게다가 공모로부터 설계, 시공에 이르는 기간이 너무 짧아 실제 공사기간은 한 달 남짓에 끝내야 한다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작가의 당초 의도와 달리 세심한 설계와 시공이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이런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아직 정원박람회 역사가 길지 않아 저변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미가 되겠지요.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디자인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으니, 관람객들의 참여와 만족도도 이에 비례해서 높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내년에 후원 참여가 더 늘어나면 질적 수준은 더 높아질 것을 기대하며 이렇게 될 때 비로소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을까 여깁니다. 아무튼 꽃과 정원에 관심 있는 우리 학생들도 시간을 내어 일부러라도 정원박람회장을 다녀가 보길 바랍니다. 분명 보고 느끼는 점이 많을 겁니다.

 

교수님 장시간 시간 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내년에는 우리 학생들도 더 많은 기대와 관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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