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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눈물, 땅의 희망-7

구태익 | 2002.10.10 01:01 | 조회 3262
[우리땅을 읊다] 7. 어김없는 보복
땅은 용서하지 않는다. 개발과 파괴로 \'땅의 생명\' 끊어, 산사태·중금속 오염등 재해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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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원을 하시던 아버님은 생전에 가끔 이런 말씀을 하셨다. \"땅은 애쓴 만큼 내주지만 화가 나면 무섭다\"고. 풍수에서 말하는 \"땅은 거짓도 없고 용서도 없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수없이 되풀이 될 풍수의 기본 명제 하나가 \'땅은 어머니다\'이다. 어머니는 자애로움을 대변한다.

과연 그럴까? 이은희의 \'생물학 카페\'를 읽다가 깜짝 놀랄만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태아는 태반을 형성하여 자신을 모체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고, 보다 많은 영양분을 흡수하기 위하여 호르몬을 분비하는데 이것이 모체를 괴롭히는 여러가지의 임신 중독증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태아와 어머니 사이에서 격렬한 생존경쟁이 일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모체의 자궁은 태아의 영원하고도 최상의 안식처이며 자애가 모성의 극치란 통념은 부질없어지는 셈이다.

태아가 모체에게 그랬던 것처럼 우리 인간도 땅으로부터 수없이 많은 것을 빼앗아왔다. 만리장성을 쌓은 진시황의 오른팔 몽념장군은 모함을 받아 죽음을 강요받았을 때 자신이 성을 축조하며 끊어놓은 산과 물길을 떠올리며 죽음을 받아들인다. 요즘 개발에 의하여 끊어버리는 산과 강은 얼마나 많은가. 당장 이번 태풍 때만 해도 우리는 땅의 용서를 얻지 못했다. 도로를 낸다고 깎아내린 산에서는 사태가 일어났다. 공단이니 골프장이니 심지어 공원묘지 조성으로 뭉개버린 산자락에서도 어김없이 땅의 보복은 가차 없었다.

땅 속까지 파고들며 쇠붙이와 석탄을 캐냈던 곳에서는 중금속이 줄줄 흘러나온다. 땅은 사람들이 금과 석탄을 원했을 때 거짓없이 주었다. 하지만 용서한 것은 아니었다. 꾸중을 넘는 분노가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은 보복의 전주곡에 지나지 않는다. 본격적인 보복이 닥쳐왔을 때를 떠올리면 끔찍하다기보다 절망적이 된다.

10여년 전 어떤 아파트 공사장에 서 있던 은행나무 고목을 살리기 위한 논쟁이 있었다. 그 때 내 주장은 풍수적으로 은행나무가 이 땅의 소용돌이치는 기운을 중화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이 나무를 죽게 한다면 이 땅의 삶터로서의 기능 또한 상실될 것이란 요지였다. 물론 그 나무는 아직도 죽지 못해 살아있다. 며칠 전 독자로부터 편지가 왔다. 바로 그 터에서 끔찍한 일들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아버지가 자기 아내와 자식을 묶어놓고 불을 질러 자신만 중태로 살아남고 다른 가족은 모두 죽었다는 것, 여학생이 투신자살을 했다는 것, 이혼율이 높아졌다는 것, 원 마을에서는 여인들이 가출을 하여 이제는 동네에 여자가 남아있지를 않다는 것 등이다. 물론 요즘 세상에 이곳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그래도 꺼림칙하기는 마찬가지다. 우리가 자초한 땅의 보복이 적게 드러난 사례처럼 보이니까. 대안은 간단하다. 우리는 땅의 은혜를 입었다. 그 은혜에 보답은 못할 망정 해코지는 안된다는 것이다. 은혜를 잊지 말고 최소한의 예의를 차리면 격렬한 보복은 피할 수 있다.

ㆍ최창조 : 중앙일보 기사 입력시간(2002.10.0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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