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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복원은 강남·북 균형발전 열쇠

구태익 | 2002.09.21 01:01 | 조회 4554
청계천 복원 계획은 잘 시작한 일이다. 청계천 복원은 개발 일변도로 달려온 도시건설
에 전환의 계기를 가져올 수 있는 선언적 사업이다. 그러나 잘 하지 못하면 시작 안
한 것만 못하다. 청계천 복원이 단지 하천을 다시 살리자는 것이 되어선 안된다고 본
다. 청계천 운하계획에 대한 나의 기본 구상은 사대문 안 서울의 구조개혁 차원에서
시작한다.


◇청계천 복원 구간과 효과

먼저 청계천 복원에 대한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제시하기 전에 두 가지 사항을 먼저
확실히 해야 할 것 같다.

하나는 청계천 복원을 `어디서 어디까지 할 것인가`다. 5.4㎞의 복개도로와 청계천 고
가도로 모두를 걷어내는 일은 아직 때가 아니다. 북악산과 남산 사이의 물줄기가 모
여 청계천의 흐름이 시작됐던 수표교와 청계천을 도성 밖으로 흐르게 하던 오간수문
사이를 대상 구역으로 제한해야 한다. 청계천의 수위를 가늠하던 수표교와 동대문 남
측 오간수문 사이의 청계천이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도시 서울의 청계천이다.

둘째는 청계천 복원의 의의와 효과다. 그것은 서울의 구조개혁을 위한 사업이지 하천
살리기 운동이 아니다. 서울의 가장 큰 문제인 강남·강북 간 균형개발의 요체는 사대
문 안 구조개혁이다. 그리고 청계천 복원은 사대문 안 서울 구조개혁의 핵심 사업인
것이다. 사대문 안 서울의 몰락이 강북의 몰락을 가져왔다. 청계천 복원을 통한 사대
문 안 구조개혁이 성공하면 이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강북 구조개혁을 시작할 수 있고
그때 청계천 전체가 대상이 되는 것이다.



◇청계천 복원의 이상과 현실

20세기는 도시화의 세기였다. 도시화를 통해 잃은 것도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오늘
이다. 21세기의 도시개혁은 자연친화적이면서 인간 중심적인 개발이어야 한다는 것을
다 알고 있다. 하지만 유기체와 같은 기존 도시에서의 일이므로 이상과 현실의 문제
를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

이제 청계천 복원 사업의 이상과 현실의 문제를 함께 생각해 보자.

첫째는 교통 문제다. 사대문 안 교통의 60% 이상이 단순히 사대문을 통과해 가는 차량
이다. 내부 순환도로 개설과 제2기 지하철 개통으로 얻는 교통 분산의 효과는 제한적
일 수밖에 없다. 8차로 청계천 복개도로와 4차로 고가도로가 담당하는 하루 20만대에
달하는 차량 흐름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사대문 안을 대중교통과 보행 위주의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도심 간선도로인 종로·을지로·퇴계로가 제 역할을 할 수 있
도록 논스톱 도심 통과도로가 적어도 4차로 이상 마련돼야 한다.

둘째는 수리(水利)에 관한 문제다. 조선시대 서울의 수리 체계와 현대도시 서울의 그
것은 다르다. 복원된 청계천의 물은 어디서 오고 어떻게 나눠지며 어디로 흘러가는지
를 확실히 파악해야 한다. 또 복원된 청계천의 수리 역할은 무엇인지를 분명히 할 필
요가 있다. 광화문이 동대문보다 11m 높고 광교와 평화시장 사이 청계천 하상은 6.7m
의 표고차가 있다. 따라서 건천일 수밖에 없는 청계천을 운하로 만들어 환경기능과 친
수기능을 되찾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셋째는 역사와 환경의 문제다. 청계천은 사대문 안의 오·배수와 냇물을 동대문 남측
오간수문을 지나 한강으로 흘러가도록 만든 개천이었다. 청계천은 지상에 노출된 인공
의 배수 하천이었으므로 복개 전에는 반(反)환경적 요인이었다. 그리고 복개 후에는
무산소 상태가 돼 자연 정화능력을 상실했으며 남산터널 등으로 인해 수맥이 끊긴 상
태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청계천을 복원하는 일이 무엇을 뜻하는지 확실히 해야
한다.

넷째는 청계천 주변에 관한 문제다. 공사 중의 도시기능 마비에 대한 대책과 공사 후
의 비전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 공사 중에도 실질적으로 도시기능이 유지되게 하는 대
책을 세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대문 안 서울의 새로운 마스터 플랜
을 세우고, 재개발로 묶여 있는 4천개가 넘는 소규모 대지를 자유롭게 하는 일이 우선
돼야 한다.

마지막 다섯째는 경제성이다. 아무리 뜻이 좋아도 경제성이 없으면 좋은 사업이 아니
다. 이 사업이 서울 시민에게 어떠한 이로움이 있는지, 시민의 만족도는 어떠할지 등
에 대한 경제적 계량화가 필요하다.

◇자연과 인공의 균형

그러면 사대문 안 청계천을 어떻게 해야 다섯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도시교통
도 살리고, 수리도 해결하고, 더불어 역사와 자연도 복원하고, 주변지역도 살아날 수
있게 하는 경제적 사업이 되게 하려면 도성 안이 서로 상생하는 입지와 흐름의 체계
를 청계천 운하를 통해 이룰 수 있어야 한다.

청계천의 반은 자연의 몫으로, 반은 인공의 몫으로 하는 방식이 키워드가 될 것이다.
자연의 몫은 도심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운하와 둔치다. 인공의 몫은 하이테크의 배
수로와 지하도로와 수변 녹지가로다. 청계천의 반은 자연의 운하로, 반은 인공의 도
시 기간시설이 되게 하는 것이다.

장충단공원에 있는 수표교를 제자리에 오게 해 청계천 복원의 시작으로 삼자. 오간수
문을 청계천 운하의 종점으로 하자. 이렇게 자연과 인공의 이원구조로 재구축하면 청
계천을 `물의 길`과 `뭍의 길`이 함께 하는 도심 운하 가로로 만들 수 있다.

청계천 운하의 흐름이 동대문 패션시티와 남산 문화단지를 지나 남대문에 닿고, 또 남
대문에서부터 경복궁에 이르는 중심가로를 거슬러 경복궁·북촌·창덕궁·종묘를 돌
아 3번가로로 다시 청계천에 닿게 하자. 이럴 때 청계천 복원은 서울이 아직 이루지
못한 최고의 명당이 되게 하는 새로운 도시창조의 사업이 될 것이다.

또 청계천 운하 가로는 도심교통과 외곽교통의 흐름을 중재해 사대문 안 서울이 대중
교통과 보행중심의 도시가 되게 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청계천이 도심을 가로지르는 운하 가로가 되면 청계천 일대는 금싸라기 땅이 된다. 대
규모 재개발보다 소규모의 보석 만들기와 같은 도시개발이 더 경쟁력 있는 투자가 될
것이다. 주변 지역이 스스로 살아날 수 있는 최고의 인프라로 청계천을 개발하고 주변
지역을 자유도시화하면 누구도 청계천 복원 공사기간의 고충을 참고 기다릴 수 있다.

김석철(명지대 건축대학장) : 중앙일보 2002년 09월 19일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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