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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눈물, 땅의 희망-9

구태익 | 2002.10.24 01:01 | 조회 3462
[최창조의 우리 땅을 읊다] 9. 서양의 명당관 : 地靈 깃든 땅에 교회 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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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 일이다. 독일 유학생이 편지를 보내왔다. 독문학을 전공하던 중 지도교수가 너희 나라에 좋은 문학적 전통이 있는데 왜 남의 나라 것을 어렵게 배우려 하느냐고 묻더라는 것이다.

그 좋다는 것이 바로 풍수였다. 뮌스터성당 지하는 명당이므로 성직자들이 그곳에 묻혔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탐내지만 더 이상 자리가 없어 주교급 이상만 가능하다는 얘기를 하면서 자신도 풍수를 공부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그가 전주 우석대 김두규 교수다. 물론 그는 독문학으로 학위를 받고 독문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지금은 풍수 강의를 전문으로 하고 있다.

고대인들은 어떤 징조로서 위대한 꿈을 꾼 장소에는 땅의 영(地靈)이 깃들여 있다고 믿었다. 그리스의 델포이신전은 \'가이아\'라 불리던 지모신(地母神)을 모시던 곳이었고, 템풀룸(땅의 정령)에 관한 세네카의 해석은 우리의 명당관과 크게 다르지 않다. 때로 어떤 성스러운 장소들은 치료처로 이용되기도 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테오프라스투스는 모든 생명체에게는 그들이 번성하는데 알맞은 에너지와 조건을 갖춘 \'오이케이오스 토포스(근본적인 땅)\'가 있다고 했는데 여기서 에콜로지(생태학)라는 말이 생겨났다. 그뿐인가, 플라톤은 어떤 장소가 좋은 사람이나 나쁜 사람을 만드는 강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는 말까지 했다.

기독교가 지배적 종교로 군림하면서 예수와 관련된 장소들은 모두 성역화되었다. 베들레헴, 요르단강의 세례 장소, 산상수훈이 내려진 산, 올리브 동산, 겟세마네 동산, 골고다 등이 그런 예들이다. 원주민들이 신성시하던 장소들에는 교회가 건설되었다.

그것은 일차적으로 그리스도가 모든 이방신들 위에 군림했다는 상징성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본질적으로 땅이 지니고 있던 \'표현할 수 없는 신비한 기운\'을 무시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폐단은 신대륙에서도 어김없이 벌어졌다. 뉴멕시코에 있는 경이적인 치유와 은사의 장소인 엘 상투아리오 데 치마요는 에스파니아계 성당인데 그곳은 본래 원주민들이 병을 치료하던 성소로 지금도 똑 같은 흙으로 치료를 하고 있다고 한다. 역사학자 도널드 휴즈의 연구에 의하면 그런 성소는 기독교에 의해서만 점령된 것은 아니라고 한다.

워싱턴의 링컨기념관, 대법원건물, 국립기록보관소가 있는 장소에 방문하는 일부 사람들도 마치 성자의 유해에 접근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고 하며, 아직까지도 어떤 사람들은 꿈을 꾸거나 병의 치료법을 계시받기 위하여 워싱턴을 방문한다는 얘기가 있다.

가이아와 우리는 서로 주고 받으며, 자연 생태계(가이아)가 손상되지 않은 채 그들의 아름다움을 모든 면에서 발휘하며 기능하고 있는 대지가 지령이 가장 잘 드러나는 장소가 된다는 것이 서양식 명당관의 골자다.

명당이 별 것이겠는가. 산과 물이라는 자연뿐만 아니라 동식물, 사람 모두가 어울려 조화를 이루며 살 수 있는 땅이 명당 아니겠는가? 명당에 동서양이 따로 있을 수 없는 까닭이다.



ㆍ최창조 : 중앙일보 기사 입력시간(2002.10.2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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