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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눈물, 땅의 희망-17 (최종회)

구태익 | 2002.12.26 01:01 | 조회 3306
[우리땅을 읊다] 17. 대도시에도 명당 있을까
明堂은 내 마음 속에 있다. 덕수궁 돌담길·가회동 한옥촌 등 푸근한 추억을 만드는 곳이 명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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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는 반드시 사람과 관련된 곳만 취급한다. 서양 지리학이 고산지대나 극지방 혹은 사막처럼 사람이 살 수 없는 곳까지 다루는 것과는 그 점에서 다르다. 지금 우리나라 국민의 90% 이상이 도시 지역에 살고 있다. 특히 대도시 지역의 밀집도가 높다. 서울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런 곳의 인구는 과잉을 넘어 포화 상태에 다다랐다. 나 자신 퇴근시간대에 지하철 계단에서 인파에 밀려 넘어지면서 양 다리에 골절상을 입었다. 50대 초반이면 젊은 나인데 노인들은 어떻겠는가.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나는 서울의 비인간적인 상황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그렇다고 떠날 수 있을까? 당분간은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져 내 처지가 더 비참해진다. 명당이 아닌 줄 알면서도 떠날 수 없는 구조의 사회. 이것이 풍수적 말세라는 것이다.

하지만 절망은 없다. 우리는 어디서나 명당을 찾아낼 수 있다. 그것은 잡답(雜沓)의 극치인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도 그렇다. 시청 옆 덕수궁 돌담길이나 가회동의 한적한 한옥촌, 서울 주변의 역사가 서린 유적지들. 뿐인가, 아름다운 고층 빌딩도 얼마든지 있다. 달동네에 사는 사람들의 애환 속에서도 우리는 아련한 추억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물론 구경꾼으로서나 가능한 일이기는 하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들으면 무척 화를 내겠지만 나같이 한국 전쟁 직후에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에게는 판자촌에서 향수를 느낀다. 향수는 마음을 푸근하게 하고 온화하게 해준다. 그런 곳이 명당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명당은 사실상 없다. 지난 호에 밝힌 것처럼 척추인 산들은 동강이 나고 혈맥인 강들은 오염되어 버렸는데 우리나라 어디에서 조선시대 식 명당을 찾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현대의 명당은 만들어지는 것일 수밖에 없다.

거기에는 자본이 필요하다. 이번에 이사를 가려고 이곳 저곳을 돌아보다가 결국 내가 가지고 있는 돈에 맞추어 집을 구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확연히 깨달을 수 있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돈에 맞추는 집터 잡기. 여기에 무슨 전통의 풍수가 힘을 쓸 수 있으랴.

한가지 방법은 \"명당은 내 마음 속에 있다\"는 명제를 숙고해 볼 일이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장점을 찾아내고 그곳이 아무리 험한 곳이라 하더라도 정을 붙이고 추억을 만들어낸다면 그곳이 명당이다.

많은 여유 있는 사람들이, 내가 보기에는 그렇게 좋을 수가 없는 곳에 살면서도 풍수적 명당인지의 여부를 확인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자신이 지금 살고 있는 곳에 무언가 불안을 느낀다는 뜻일 터인데 그렇게 해서는 아무리 이사를 다녀도 명당은 찾지 못한다. \"완전한 터란 없다(風水無全美)\"는 것이 풍수의 일관된 주장이다. 사람도 완벽한 사람이란 없다. 땅을 사람으로 보는 풍수로서는 당연한 논리의 귀결이다.

근래 돈이 많을 만한 사람들을 골라 그 집이나 선산의 결점을 찾아내어 주인에게 거의 협박에 가까운 편지를 보내고 돈을 뜯어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게 땅에 정통했다면 자신부터 그런 자리를 골라 잘 살면 될 일 아닌가.

대통령이 나올 자리라고? 돈받고 남에게 넘길 것이 아니라 당신이 쓰고 당신 자식이 대통령이 되게 하지 그러나.

최창조 <풍수학자, 녹색대학 대학원장> : 기사 입력시간 2002년 12월25일 17:05

▶ 그동안 최창조씨의 \'우리 땅을 읊다\'를 애독해 주신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최씨는 최근 경남 함양군 녹색대학 대학원장에 취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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