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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눈물, 땅의 희망-14

구태익 | 2002.11.28 01:01 | 조회 3123
[우리 땅을 읊다] 14. 파괴되는 국토

\'못난 山\'도 山이다…名山 살리자고 다른 곳 파헤치는 건 미인만 감싸고 보통 사람 홀대하는 꼴


http://service.joins.com/component/photo_mmdata/200211/pho_2002112720003360006***-****-****>

유엔이 정한 \'세계 산의 해\'를 맞아 산림청은 \'한국의 1백대 명산\'을 발표했다. 여러 전문가들의 추천을 받고 거기에 더하여 역사 문화성ㆍ접근성ㆍ선호도ㆍ규모ㆍ생태계 특성 등을 참고하여 선정하였다고 한다.

이 발표를 보다가 \'녹색평론\' 3ㆍ4월호에 실린 김곰치씨의 글이 떠오른 것은 우연만은 아니었다. 인용하고자 하는 내용은 북한산 관통도로와 비슷한 처지에 빠진 경남 양산 고속철도 천성산 관통을 막는 과정에 생긴 일이었다.

그 산에 있는 내원사 지율스님이 참여한 항의 국토순례에서 김씨가 만나 얘기를 나눴는데, 스님 말씀이 \"저는 대안을 말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대안이란 천성산 대신 다른 곳을 건드리라는 소린데 제가 받은 상처를 남에게 안길 수는 없지 않습니까\"였다.

풍수에서는 한 치만 높아도 산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땅을 산이라고 부르는 셈이다. 예컨대 금년 말까지 공사를 중단키로 한 북한산 터널 문제에서 나같은 사람을 난감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이곳이 국립공원인 명산이란 점에서다.

사람으로 치자면 명산은 미인이다. 혹은 영웅이다. 그러니까 미인이나 영웅은 보호되고 대접받아야 하지만 그저 그런 사람들은 별 볼 일 없으니 아무렇게나 취급해도 된다는 말인가? 명산을 살리는 대신 다른 곳으로 도로를 우회하는 것이 대안이라면 위의 비유와 다를 것이 없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된 1차적 원인은 물론 자동차에 있다. 근본적으로는 사람의 욕심이 만들어낸 것이지만 얘기를 그렇게까지 깊이 있게 끌고 갈 자신은 없다. 자동차만 보자. 국민 4인당 1대가 넘는 보급률이다. 2000년 통계를 보니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29만건, 사망 1만2백36명, 부상 42만6천9백84명이란다. 뿐인가. 국토의 파괴와 오염 또한 자동차가 주범이다. 그렇다고 자동차를 없앨 방도도 없다. 그런 주장은 비현실적이라기보다 이제는 불가능한 일이다.

자동차산업의 사양화는 생태적으로는 바람직하지만 눈앞에 닥친 경제 문제로만 본다면 그렇게 되어서도 안되는 일이다. 당장 실업 문제만 생각해도 머리가 아득하다. 모두 없애고 옛날로 돌아가자고? 그야말로 있지도 않는 무릉도원을 찾아나서는 게 나을 것이다.

경관은 그것이 형성될 때 영향을 끼친 사람들의 가치관을 반영한다. 지금의 경관은 그게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현대인의 가치가 투영된 결과물이다. 책임은 철저히 우리에게 있다. 문제는 우리라는 부류에서 어린이들이 제외된다는 점이다. 그들에게는 책임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손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수소 전지같은 화석 연료를 대체할 수단을 찾는 것도 방법일테고 대중교통을 확충하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그 또한 쉬운 일이겠는가?

지율스님은 대안이 없다고 했지만 부끄럽게도 나는 모르겠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사회적 책임을 느껴야 할 지식인이 된 것이 지금처럼 후회스러울 줄은 정말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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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최창조 <풍수학자. 전 서울대 교수> 중앙일보 기사 입력시간 : 2002.11.28 08:5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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