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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신문사 인터뷰 내용

구태익 | 2004.01.26 01:01 | 조회 4121
1. “조경” 이라는 말에 대해서 교수님의 생각은 어떠신지(의미부여 또는 나만의 생각).

造景이란 용어가 이제 사회적으로 많이 알려진 定着語이어서, 새로운 造語가 필요하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造景이란 문자 그대로 “경관을 만든다”는 상당히 제한적이고 기능과 용도가 배제된 시각적 측면이 강조되고 있는 듯하여 개인적으로는 보완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조경’이란 말은 현대 조경의 代父인 옴스테드와 보우 할아버지께서 작명하신 ‘landscape architecture’를 그대로 직역한 것이니 의미전달은 정확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 이전 즉 18세기 영국자연풍경식 정원의 대가로서 활약하였던 Lancelot Brown은 ‘place-making’이라는 말을 사용한 적이 있습니다. ‘place-making’, 즉 ‘장소를 만드는 일‘.. 저는 개인적으로 조경이 하는 일에 대한 설명으로는 이 말의 의미가 더 적합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2. 과거와 현재의 조경에 있어 크게 달라진 점은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대학에 조경학과가 설치되었던 1973년으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 과거의 조경과 현재의 조경은 그 역할이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조경의 업역이 엄청나게 확대되었다는 점일 것입니다. 20여년전 제가 근무했던 엔지니어링회사에서 저에게 맡겨진 일들은 고작 건물 주변에 꽃나무를 장식하는 것이거나, 아파트조경은 건축가들이 한 棟이라도 한 평이라도 더 많은 건평을 마련하려고 이리저리 건물을 배치하고 난 나머지 땅(그것도 그들이 구획한 화단)에 열심히 빵빵이를 돌려 나무를 표시하는 것이 일거리의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시설물은 물론이요, 신소재들의 개발과 더불어 친환경적 사업들이 많아졌고 아파트조경은 이제 테마공원 수준의 멋진 정원이 우선 배려되고 난 뒤 건물의 동배치가 오히려 나중에 고려될 정도로 상상하기조차 어려웠던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3. 현재 조경을 관심 있게 보는 사람들의 수가 증가했다. 관심 있게 보는 사람들의 수와 비교해 조경계의 큰 발전이 있다면 대체적으로 어느 분야가 그렇다고 생각하시는지.

현재 이슈(issue)가 되고 있는 서울의 청계천 복원사업이나 쓰레기 더미였던 난지도를 아름다운 생태공원으로 탈바꿈시킨 친환경적 사업들과 신소재의 개발 그리고 앞에서 언급한 아파트조경의 획기적인 변화 등이 주목할만한 분야이며, 이러한 분야는 앞으로도 환경의 질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그 수요가 더욱더 확대될 것이라 예상합니다.

4. 조경과 환경과의 관계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아름다운 경관은 환경적으로도 건강하여야 합니다. 반대로 환경적으로 건강한 경관은 아름답기도 해야 하겠지요. 흔히들 쉽게 잘못 생각하게 되는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조경을, 아름다운 경관을 만드는 일이라 소극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근본을 잊은 채 화장술에만 집착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호박에 줄을 친다고 수박이 되지는 않습니다. 진정으로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자면 성형수술과도 같이 환경을 포함한 경관의 구조적인 골격을 건강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5. 천안연암대학의 조경학과에 대해 자랑할 만한 내용들은 어떤 건지(학교 홍보용).

우리 대학 조경과는 1999년에 신설되었습니다. 해서 그 역사가 비교적 일천하다고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그 前身이었던 관상원예과 시절을 포함한다면 그 역사는 15년이나 되니, 그간 배출된 많은 졸업생들이 조경업계의 각 분야에 골고루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역사나 여타의 사실들은 다른 대학도 유사하리라 생각하여 특별히 돋보인다고 할 수는 없겠고, 우리 대학 조경과가 가진 최대의 장점이라면 20만평에 이르는 넓은 대학부지가 그대로 조경실습장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우리 대학을 처음 방문한 사람들은 흔히 ‘이 학교는 숲이 잘 가꿔진 멋진 곳에 자리하여 조경이 잘되어 있다’고 말들 합니다. 이건 직접 한번 찾아와 보시면 생생하게 느끼실 것입니다만, 사실은 저희 대학이 세워진 것이 1974년인데 그 당시 이곳은 나무 한 그루 없는 허허벌판에 전부 논이었습니다. 지난 30년간 인위적으로 숲을 조성하고 잔디를 깔고 꽃나무를 심어 잘 가꾸어진 캠퍼스를 만들어왔고, 지금도 만들어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그간 쌓여진 엄청난 노하우(know-how)가 교수-현장직원으로 이어지는 실습참여를 통해 학생들에게 전달이 되니, 적어도 우리 대학 조경과 출신학생들은 어떠한 시공현장이나 조경관리에 투입이 하더라도 주저하지 않고 일 잘한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이 점은 감히 어느 대학에서도 따를 수 없는 우리 대학의 가장 큰 강점임을 자랑하고 싶습니다.

6. 조경학과의 비전에 대해 설명한다면.

소득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생활의 질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점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심과 노력이 있는 한, 조경학과 조경분야의 비젼은 무한하다고 봅니다.

7. 앞으로 나아갈 조경계의 방향은 어떤 식으로 잡아가야 하는지 개인적인 생각과 함께 학생들이 보는 주요 관점.

이제까지 조경분야는 설계수준과 시공능력을 꾸준히 향상시켜 와,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봅니다. 향후 과제는 친환경적인 생태공법의 연구와 신소재의 개발에 많은 관심을 두어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건설업의 해외진출과 더불어 국내 조경업계도 해외시장, 특히 韓流의 붐을 타고 있는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 우리의 조경문화를 수출하여 설계에서 시공까지 적극적인 수주노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8. 조경계에 있어 국내와 국외의 발전 정도 차이는 뭐라고 생각하며 우리가 국외의 조경 중 본받아야 할 점.

외국이라면 주로 선진국을 의미할 것인 바, 선진제국의 조경계를 비교․평가할 만큼 잘 알지는 못하나.. 선진제국들은 각 나라마다 고유한 자기 스타일을 표현하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 그러한 자기 정체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해서, 앞으로 우리 조경인들의 노력으로 한국적인 조경양식의 전승과 발전을 통해 우리 고유의 모습을 찾아가야 할 것이라 봅니다.

9. 본보기가 될만한 해외의 조경분야나 나라는 어떤 게 있는지.

각 나라마다 특징이 달라 쉽게 답변하기는 어렵지만, 제가 돌아본 외국 가운데에는 독일과 네델란드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사실 이들 나라는 조경사적인 면에서 보면 이렇다할 만한 고유양식을 발견할 수 없기에 애초에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조경양식의 화려함이나 아이디어 혹은 기술수준의 탁월함보다 평범한 일상의 이곳저곳에 작은 관심을 기울여 가꾸어놓은, 정성을 다한 작은 정원과 아름다운 공원, 쾌적한 거리 등에서 느끼는 편안함이 참으로 좋았습니다. 다시 말하면 그 나라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미적 감각과 일상에서 느껴지는 생활의 여유가 참으로 부러웠던 것이죠. 역시 선진국은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없으며, 선진국민이 되려면 문화적인 면에서도 부자가 되어야 하고 또 그를 향유할만한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깨우쳤습니다. 조경은 하나의 문화양식이기에, 그 나라의 조경수준은 결국 그 나라 사람들의 보편적인 미의식과 경제수준이 결정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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