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복원，환경시스템 복원을 : 국민일보

하천환경복원 사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는 유럽 미국과 일본 등 선진외국의 사례를 거울로 삼아 우리나라에서도 서울 양재천을 시작으로 1990년대 후반부터 전주천, 안양천, 청계천 등 전국 여러 곳에서 하천 살리기 사업이 실험적인 차원을 넘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하천 살리기에 대해 매스컴과 일반시민들에 의한 높은 평가와는 달리 크게 두 가지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첫째, 기술적인 한계이다. 하천의 자연적인 변화특성을 고려함으로서 고령화 사회 등에 대비한 저비용의 경제적 하천관리를 지향하는 선진외국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물가에 큰 자연석 쌓기, 고수부지내 수목 식재 등 우리나라 하천 고유의 자연특성과도 맞지 않는 외국식 ‘하천복원기법’이 적지않게 도입되고 있다.

이로 인한 또 다른 형태의 하천 생태계 변화와 시대를 거스르는 고비용의 하천정비에 대한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선진외국의 상황과는 달리 우리나라 하천만이 가지는 본래의 모습(지형ㆍ생태계ㆍ수환경 특성 등)에 대한 연구가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명실상부한 ‘하천 살리기’를 진행하기엔 다소 어려운 상황이다.

둘째, 하천 살리기에 대한 가치 및 이념적인 문제 인식을 들 수 있다. 하천관리자가 바람직한 ‘하천 살리기’ 방향을 모색함에 있어 시대적 가치관이 내포된 다음과 같은 물음과 대해 적절한 해답을 찾는데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즉, 앞으로 하천의 자연적인 변화를 과연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 수 있을 것인가, ‘하천 살리기’를 둘러싸고 자연의 모습과 인간이 추구하는 가치관과 서로 충돌할 때 그 절충안을 부여하는 의사결정은 어떤 근거로 누가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 하지만 현시점에선 쉽지 않은 일이다.

이와 같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하천 살리기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하천환경이 양호한 하천과 이미 하천환경이 상당히 악화된 하천으로 나누어 생각할 필요가 있다. 전자의 경우, 지속적으로 보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후자는 이미 하천환경이 손상되고 변질됐기 때문에 자연환경의 재생수준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하천복원의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은 목표를 어디에 둘 것인가, 물리적 환경만을 복원해서 과연 생물은 되돌아 올 것인가 하는 점이다. 도시하천을 개발이전으로 되돌리는 것은 무리가 있기 때문에 과거에 살았거나 현재 살고 있는 생물들이 지속가능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의 시스템을 복원해야 할 것이다.

ㆍ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 이삼희 박사 : 국민일보 2004년 11월24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