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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직업교육-Ⅰ : 한겨례신문

구태익 | 2005.07.22 01:01 | 조회 4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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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일 오전 독일 마인츠 직업양성학교 학생들이
학교 실습장에서 금속가공 실습을 하고 있다.

지난 19일 오후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오버우어젤의 금속전문 장인학교에서 만난 올리버 프레버(24)는 6개월 전 아버지로부터 농기계 수리 공장을 물려 받았다. 직업학교를 졸업한지 5년만의 일이다. 올리버의 아버지는 아들이 직업학교와 농기계 수리 공장을 왔다갔다 하며 쌓은 기술을 인정해줬다.

올리버는 16살 때 직업학교에 입학해 3년 동안 1주일에 한두번만 학교에 가고 나머지 시간은 공장에서 일하며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실습했다. 공장에서 받은 월급은 평균 500유로(70여만원)로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충실한 현장실습을 하면서 받은 돈이었기 때문에 ‘덤’으로 느껴졌다.

1주 한두번만 학교에

그는 “공장을 운영하면서 직업학교 실습생들을 받아 가르치려면 장인 자격 시험에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장인학교에 입학했다”며 “아직까지 대학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안 해봤지만 공장을 운영하면서 필요하다면 대학에 진학해 지식을 쌓겠다”고 말했다.

독일은 학교와 기업이 함께 기능인력 양성에 나선다. 독일에서는 이러한 교육체제를 ‘듀얼시스템’(이원화교육)이라 부른다. 실업계생들이 현장실습장에서 값싼 노동력 취급을 당하고, 52만명이 넘는 실업계고 학생의 절반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는 우리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마인츠에 있는 ‘직업양성학교Ⅰ’에 입학한 슈테판 바버(20)는 대학에 갈 수 있는데도 직업교육을 택했다. 그는 전일제 직업학교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이 입학하는 ‘레알슐레’(실과학교) 과정을 마치고, ‘기술 김나지움’(기술계통 대학 진학을 위한 학교)을 3년 동안 다녔다.

기초학교 4년뒤 적성따라

아비투어(대입 자격시험)를 보고 대학에 진학할 수도 있었지만, 조명·음향 분야의 실무 기술을 더 쌓기 위해 지난해 그는 듀얼시스템 직업학교에 입학했다.

그는 “학교에서는 조명과 음향에 대한 기본원리, 컴퓨터 프로그램, 전자기술 이론 등을 배우고, 회사에 가서 기계 작동법과 안전사항 등을 익힌다”고 전했다.

그는 “직업학교 3년 과정이 끝나면 마이스터 과정(장인시험)을 밟고 싶다”며 “기업체에서 장인으로 일할지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공부할지는 장인시험을 본 뒤 천천히 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독일 학생들은 기초학교 4년을 마치면 능력과 적성에 따라 5년제 하우푸트슐레(주요학교), 6년제 레알슐레(실과학교), 9년제 김나지움(대입준비학교) 등에 진학한다. 이중 하우프트슐레와 레알슐레를 졸업한 학생들은 직업학교에 진학해 학업과 산업체 실습을 함께 수행하는 ‘듀얼시스템’의 적용을 받는다.

듀얼시스템의 재정과 교육과정은 주정부와 연방정부, 사용자와 노동자 대표 16인이 참여하는 위원회에서 결정한다.

또 듀얼시스템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실습생과 계약서를 맺어 견습기간 3개월 이내에는 언제든지 해고가 가능하지만, 그 뒤에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경우말고는 함부로 해고하지 못하도록 법제화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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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습 끝나면 맘대로 해고못해

빌버르트 라인·헤센주 상공회의소 직업교육 담당관은 “산업체는 직업학교 학생들을 실습시키면서 일찍부터 기업의 특성에 맞는 인재를 기를 수 있고, 학생들은 현장에서 생생한 기술 교육을 받아 졸업후 바로 취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듀얼시스템을 소개했다.

그는 “이런 제도가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학교와 산업체가 교육시간과 교육과정 등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963년 독일에 와 74년부터 비스바덴의 루이제슈뢰더 직업학교에서 간호학을 가르치는 김윤자(61)씨도 “독일은 직업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산업체에서 연마하고 그것을 전문대에서 숙련시키는 기술교육의 연속성이 발달했다”고 말했다.

김씨의 경우, 학기초 학생들이 병원에 간호학 실습을 나가면 병원쪽에 연간 교육 계획서를 전달한다. 그는 1년에 3번씩 병원 직업교육 담당자와 만나 실습생의 인성, 업무 적응력, 실습태도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뒤, 학교에 돌아가 학생과 상담을 한다.

김씨는 “학교는 학생의 시험 성적이 안 좋으면 산업체로 성적표를 보내는 등 학교와 산업체가 직업인 양성을 위해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랜 도제제도 전통에서 정착된 듀얼시스템도 최근 독일의 경기침체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긴 하다. 파산하는 기업이 늘면서 직업학교 학생들을 교육시킬 산업체를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체가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채용기준도 점차 까다로워지고 있다. 예전에는 하우푸트슐레나 레알슐레를 졸업한 뒤 직업학교에 들어가면 대부분 산업체에서 실습교육을 받을 수 있었지만, 요즘은 성적이 나쁘면 기업체에서 받아주지 않는다. 더구나 대학진학을 위해 김나지움에 들어갔던 학생들도 기술을 배우기 위해 직업학교로 ‘유턴’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산업구조가 고부가가치 쪽으로 재편됐다고 실업계고 육성책을 하루 아침에 포기해버리는 우리와는 달리, 독일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실업교육의 생존책을 고민하고 있다.

독일 연방노동청은 산업체가 많지 않은 구 동독 지역이나, 직업학교 학생이 전공하는 기술을 실습시켜 줄 수 있는 기업이 없는 지역의 학생들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직업교육장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직업교육의 핵심은 ‘실습’이라는 철학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전자·통신 분야 몰려

마인츠 ‘직업양성학교Ⅰ’의 달하이머(53) 교사는 “독일에서도 이제 수공업 분야보다는 전자·통신 분야 등 고부가가치 산업쪽으로 학생들이 몰리고 있다”며 “학교도 정부의 지원을 받아 교육시설을 확충하거나, 개별과목 교육방식에서 프로젝트 중심의 통합교과적인 교육방식으로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침체, 산업구조의 변화 등 독일과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외적 상황은 다를 바 없지만, 실업교육이 국가산업의 근간이라는 소신과 실업교육 양성에 대한 고민에서는 차이가 크다는 얘기다.

마인츠 비스바덴 오버우어젤/글·사진 김영인 기자 yiye@hani.co.kr : 한겨레신문 2004.01.30(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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