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Bridge(생태다리)...??

ㆍ\"생태계\"를 연결한다는 이름으로 건설된 다리 : 2006년 4월16일(일)

분당 구미동과 용인 죽전동 사이에는 불곡산이 가로 놓여 있다. 즉 용인시과 성남시는 불곡산 능선을 경계로 시계(市界)가 갈려 있는 것이다 - 사진 왼쪽이 분당 구미동, 오른쪽이 용인 죽전동. 하지만 지난해였던가? 용인 죽전이 아파트단지로 개발되면서 한국토지공사는 불곡산의 능선을 끊고, 도로를 내었다. 이에 불곡산 산줄기가 끊겨 야생동물의 이동통로가 단절되었다는 비난이 들끓자 토지공사는 얼마전에 Eco-Bridge(생태다리)를 만들어 양쪽을 이어 놓았다. 평소 늘 보고 지나치기만 하던 이곳을 어제 기어이 올라가 보았다.

하지만 \'이런 구조를 \'Eco-Bridge(생태다리)\'라 부를 수 있을까?\', \'이렇게 만들어 놓으면 이 다리를 통해 야생동물이 편안하게 건너갈 수 있을까?\' .. 하는 의문이 강하게 든다.

공사를 시행하기 앞서 불곡산의 야생동물의 분포와 개체 수, 그리고 그들의 습성 등에 관해 전문적인 조사가 이뤄지고 전문가 자문을 받아 이 구조물을 설계하였을까? 그렇다면 이 Eco-Bridge를 타고 어떤 동물들이 지나 다닐 수 있을까?

나는 물론 이 분야에 전문적 식견을 갖춘 것도 아니요, 불곡산에 서식하는 야생동물의 종류나 개체 수도 알지 못한다. 하지만 야생동물들마다 서식환경이 다르고 습성이 다를 것인데 이런 단순한 다리 하나로 그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어디 이 뿐일까? 고속도로 건설에 따라 수없이 짤려 나간 많은 산능선들.. 그리고 이들을 잇는다 하여 이런 식의 생태통로를 건설하는 일은, 여론을 의식하여 비싼 돈을 들여 장식적인 구조물을 건설하는 전시행정일 뿐 야생동물들을 위한 진정한 배려는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