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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보니 행복한 님 부럽네요...

도라지 | 2002.03.07 01:01 | 조회 1194
오늘 어느 도서관 뜰에 산수유 꽃망울이 슬며시 수줍은 노란 빛으로 피었더군요...

그 옆에 서 있는 목련마저 피어버리면 그 아름다움에 가슴설레서 어쩔까...

바람이 매섭게 불어서 햇살이 더 따사롭게 보이더군요...

이 꽃샘추위마저 가버리면 정말 하루가 다르게 연두빛이 빛나겠지요...

그려면 그 아름다움에 아마도 살아온 내인생이 너무도 한심해서 울지도 모르겠지요...

님이 참 행복해 보이네요...

지금처럼 솔직하고 담백하게 삶을 대한다면 삶이 그대를 괴롭혀도 그대는 분명 친구
가 있고 가족이 늘 옆에서 믿음으로 지키고 있을 거예요...(나도 가족? 코코^.^)

올 봄엔 깊이 있는 반성을 해야 할까봐요...

그리고 새로운 싹을 키워서 파랗게 만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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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지는 숲에 잠들겠지

-박남준-


돌아보면 젖은 슬픔의 기억처럼
눈들이 녹지 않고 잔설로 잔설로 분분한데
숲에 누우면 황금빛 솔잎들
저문 날의 노을로 수북이 진 겨울숲에 누우면
허공중에 난데없는
굽이굽이 서늘한 큰 강물줄기


강물로 이는 바람에 귀기울이면
낮은 낮은 목소리 마른 풀잎을 울리는 저
바람이 스쳐온 날들 알 듯도 하네
먼 들의 불빛에도 엎드려 흐느끼던 저주 같은 목숨
언제인가 마른 수숫단처럼 풀썩 무너지며
내 삶의 폐가에 쑥대 우거지던 바람
회오리쳐 아------- 뒤돌아볼 수 없어
황망한 가슴 쓸어내리며

세상은 고통스러웠어 말하지 않겠어
기억하고 싶지 않아 그 슬픈 노래
많은 날들이 흐르고 내가 어느덧
죽음의 나이에 들어도 묻어둔 채 묻어둔 채
다시 강물로 흐르고 싶지는 않아
비참해

술에 취해 쓰러지겠다
바람이 지는 숲에 잠들겠다
바람은 알겠다 그 숲의 산과 겨울 나무들 위에
눈물의 강줄기가 쉬지 않을 때
한 시절 벼랑 끝에 서 있던
사람의 시간을






**
바람은 알겠다.

한시절 벼랑 끝에 서 있던
사람의 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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