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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론'을 생각케 한 청문회 [이성주의 건강편지]

구태익 | 2010.08.26 01:01 | 조회 595
개각 전에 한 TV 시사토론회에서 방청석의 대학생이 한 말이 떠오르는군요. 이번 인사에서는 도덕적인 분을 임명했으면 좋겠다고. 내심 기대도 했습니다. 그러나 인사청문회를 보면서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을 어찌할 수가 없군요.

저 역시 살아오면서 수많은 잘못과 실수를 저질렀고 어떤 사람에게는 상처를 주기도 했지만 저 같은 인숭무레기, 어리보기가 보기에도 “이건 아닌데…”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왜 청와대에서는 저런 사람을 골랐을까, 일을 잘 하면 도덕성은 무시를 해도 되나? 왜 우리나라 상류층 인사의 욕심은 끝이 없을까? 고위직에 오르겠다는 것도 그 욕심의 연장선이 아닐까?

사회 전반의 도덕 무시가 원인일 수도 있겠지요. TV에서는 규칙을 철저히 지키고 공부를 열심히 한 사람을 ‘범생’이라고 조롱합니다. 나쁜 짓, 남들 다 하는데 혼자 안하면 배신자가 되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돈과 지위가 삶의 척도인 양 여겨지는 문화도 번져 있고, 많은 사람이 동기나 과정보다 결과만을 따집니다.

그렇다 해도 인사청문회의 부끄러움을 덮어두고 갈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고위 공직자는 사회의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신문기자 시절 후배에게, 또 지금은 저희 회사 임직원들에게 “언론인, 공직자, 교사는 돈으로 사는 사람이 아니다. 명예로 살아야 하고, 그보다 더 훌륭한 것은 보람으로 사는 것”이라고 말해왔는데, 그런 면에서 요즘 인사청문회 소식을 듣는 것은 참 울가망한 일이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에 소개된 존 롤스의 말마따나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은 개인만의 노력으로 자신의 업적을 이뤘다는 무지(無知)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한 사람이 성공하는 데에는 사회의 여러 요인들이 알게 모르게 작용한다는 것을 깨닫는 데서부터 사회적 책무가 시작될 겁니다. 그런 사회적 책무로 무장한 사람이 공직자가 돼야 하고요. 미국에 있을 때 특파원 선배에게서 들은 얘기가 기억납니다.

“재미교포 중에 맨해튼에 빌딩을 몇 채 소유한 사람이 적지 않다. 이 중에는 명예욕 때문에 정치판에 뛰어들었다가 돈만 날리는 사람이 숱하다. 시의원까지는 할 수가 있겠지만 그 이상을 하려면 일정한 자격기준을 통과해야 하는데 거기서 막힌다. 한 중국계 상원의원이 자신을 도와준 한인(韓人) 들에게 보답하려고 지역구를 넘겨주려고 했는데 기준에 도달한 정치인이 없었다. 교포들이 뒤늦게 깨닫고 실력 있고 도덕적인 정치인을 육성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정치인, 고위공무원도 도덕과 상식을 갖춘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돈이 늘어날수록 오히려 돈의 노예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 자녀에게 출세가 아니라 정의와 의무를 가르치는 사람, 원칙을 지키며 손해를 기꺼이 감수하는 사람, 남들이 뭐라고 해도 옳은 길을 가는 사람, 부끄러움과 보람을 구별할 줄 아는 사람, 이런 사람이 고위직에 올라야 하지 않을까요? 상류층에 이런 사람들이 하나 둘 씩 늘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와 함께 사회 전체에서 도덕과 정의의 정신이 번지기를 빕니다. 더 이상 모범생이 조롱받지 않는 사회, 학교에서 개근상이 성적우수상 못지않게 대접받는 사회, 옳은 길을 가는 사람이 큰 박수를 받는 사회, 큰 아파트 평수에 사는 사람보다 청빈하게 사는 사람을 우러러 보는 사회, 이기는 것보다 누군가를 돕는 것을 더 가치 있게 여기는 사회,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저는 무엇을 해야 할까, 오늘 하루 종일 고민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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