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Summer Vacation [퍼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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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여 님이 짝도 없이 여름휴가를 떠나시려거든  눈은 질끈 뽑아서 서랍속에다 넣어두시고 가십시요.    연인들끼리 꼭 붙어서 하는 수작들을 다 볼라치면  눈꼴이 시어서 도저히 감당을 못하실 겁니다.    행여 님 스스로가  미모,  언변 모두가 처진다는 냉엄한 사실을 알면서도  요행수를 바라며 피서지에서 짝을 구해볼 요량이시라면  다 포기하시고  차라리 방바닥을 사정없이 데굴데굴 구르십시요.   피서지 바가지요금이 정말 만만치가 않습니다.   제 말대로 하시면 괜히 돈깨지고  마음 다치시는 일은 없으실 겁니다.    행여 님이 짝이 있어도 몸매가 안 되신다면  남의 눈을 피하여  호젓한 산으로 휴가를 떠나십시요.    그런 상태로 해변가 거닐면  내 몸 희생하며  몸매되는 사람들에게 반사이익을 주면서도  뻔뻔스럽게 여름풍경 어지럽힌다고  욕 무지하게 먹습니다.    그건 제가 많이 먹어봐서 잘 압니다.


백사장에 누워 바라보는 밤하늘은  총총한 별밭, 말 그대로 별천지입니다.    달님에 걸터 앉은 피리부는 소년이 초롱초롱한 별들에게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할 것같은  동화속 풍경이 떠 오릅니다.     하늘의 별, 地上의 꽃,  정말 아름다운 건 언제까지나 아름답습니다.     위에 쓰여진 험악한 얘기는  지금의 젊음만은 언제까지나 아름다울 수 없기에  짝없는 님들의 분발을 촉구하는 변두리다방 DJ의 苦肉之策정도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2003년 여름 피서지에서  새로운 歷史던 記憶이던 뭔가를  반드시 만드십시오.    건투를 빕니다.


-  BGM은  Allan Alexander 의 《 Green Sleeves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