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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이야기

훌리건, 롤리건 그리고 ‘붉은 악마’ (펀글)

까만 마구 | 2002.06.20 01:01 | 조회 2436
[동아일보 메거진 에서 퍼온글 입니다]

‘놀이’로 ‘거리’를 접수하다

지난 98년 프랑스 월드컵 본선에서 벌어진 ‘마르세유 시가전’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잉글랜드는 마르세유에서 열린 튀니지와의 1차전에서 2대 1로 승리했지
만, 승패와 관계없이 마르세유에 집결한 수천여명의 영국 훌리건이 상점 유리창을 깨
고 보도 블록을 던지는 등 난동을 부린 것이다. 경찰관 1명이 사망하고 훌리건 165명
이 체포된 이 사건은 영국과 프랑스 간 외교문제로까지 비화했다.

축구경기를 따라다니며 열광적인 응원은 물론 난동과 폭력도 서슴지 않는 극성팬인 영
국의 훌리건은 유럽 내에서도 악명이 높다. 특히 85년 영국과 이탈리아가 격돌한 유러
피안컵 결승전에서 영국 훌리건의 난동으로 브뤼셀 하이젤 구장 스탠드가 무너져 39명
이 집단 사망한 사건은 유럽 축구사상 최대의 비극으로 손꼽힌다.

‘신사의 나라’인 영국인들이 축구장에만 가면 이토록 광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영
국은 1066년 노르망디 왕 윌리엄의 영국 정복 이래 대부분의 전쟁에서 이겨 왔던 국가
다. 영국인의 본성 깊숙한 곳에 있는 호전적 본능이 축구경기에서 유감없이 발휘되는
것이 아닐까. 이미 1314년 영국 왕 에드워드 2세는 관중의 폭력사태를 우려해 축구경
기를 금지한 바 있다.
영국 특유의 계급사회에 대한 불만과 한때 대영제국이었으나 과거의 영광을 잃은 현재
의 국가 위상에 대한 반감이 훌리건 난동을 불러일으켰다는 분석도 있다.

훌리건의 반대 개념인 롤리건(Roligan)의 행동도 흥미롭다. 덴마크에서 탄생한 롤리건
은 훌리건과 마찬가지로 응원하는 팀의 축구경기가 벌어지는 곳은 어디든 따라다니며
술을 마시는 극성팬들. 하지만 롤리건은 난동을 부리거나 폭력을 쓰지는 않는다. 적잖
은 훌리건이 경기는 아예 보지도 않고 행패만 부리는 반면, 롤리건은 반드시 경기를
관전하며 상대팀의 국가를 따라 부르기도 한다. 예의 바른 축구팬의 대명사인 덴마크
의 롤리건은 1985년 유네스코로부터 페어플레이상을 수상했다. 덴마크의 사회학자들
은 ‘바이킹 이래 전쟁에서 이겨본 일이 없어 화해와 타협에 능하게 된 덴마크인들의
민족성이 롤리건을 낳았다’고 자조 섞인 분석을 하기도 한다.

우리의 응원조직 ‘붉은 악마’는 굳이 비교하자면 아시아의 롤리건인 셈이다. 한국-
폴란드전이 열린 지난 6월4일, 붉은 악마가 주도한 거리응원에서 수만명이 넘는 인파
가 모였지만 단 한 건의 불상사도 보고되지 않았으며 광화문 대학로 등 대부분의 길거
리가 깨끗하게 치워졌다는 사실은 붉은 악마의 건전함을 새삼스레 일깨워준다.

훌리건 롤리건 등이 별다른 조직을 갖고 있지 않은 데 비해, 붉은 악마는 1997년 창립
된 ‘응원조직’이다. 1995년경 하이텔 축구동호회 등을 통해 모이던 축구팬들이 결의
해 단체관람을 시작한 것이 붉은 악마의 모태가 되었다고 한다. 현재 12만명이 넘는
회원들은 대부분 10, 20대의 젊은이들. 자발적이고 민주적인 운영방식을 가지고 있는
붉은 악마는 단순히 축구 응원조직을 넘어서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읽히기도 한다. 10
여명의 집행부가 인터넷 홈페이지(reddevil.or.kr)를 통해 12만명에 이르는 회원들을
주도하는 모습은 80년대의 시위문화, 90년대의 개인주의가 결합된 ‘개인적 집단주
의’라는 새로운 문화의 전형을 보여준다는 것.

한신대 김종엽 교수(사회학)는 붉은 악마가 주도한 거리응원의 건전함과 자발성에 주
목한다.
그는 “해방 이래 10년 주기로 대규모 거리시위가 열려왔다. 이는 우리뿐만 아니라 유
럽 국가들도 19세기 이래 일상적으로 겪어온 일이다. 축구처럼 이해하기 쉽고 민족주
의적 색채가 강한 경기가 이처럼 열광적 응원을 끌어내는 것은 일견 당연해 보인다”
고 말하며 “더욱이 비정치적인 주제로 이 같은 대규모 인원이 모였다는 것이 더욱 즐
겁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붉은 악마를 비롯한 거리응원이 보여주는 민족주
의적 색채를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상명대 주진오 교수(사학)는 “축구는 하나의 경
기일 뿐, 국력 등과 전혀 상관없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스포츠 자체를 즐기는 문화로
성숙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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