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4 문래 예술공단

[2008년 7월3일] MBC 뉴스데스크

유명한 도시에는 예술인들이 모여 있는 곳이 있고 그 중에는 예술과는 거리가 먼 공장이나 슬럼이 있습니다. 서울에도 그렇게 만들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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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와 빌딩 숲 사이로 시간을 거꾸로 돌려놓은 듯, 낡은 건물들이 줄지어 늘어선
문래동 철공소 거리. 2층, 3층.. 하나 둘 불이 켜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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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 임대료를 찾아 철재 상가에 둥지를 튼 예술가는 130여명. 한때 \'대한민국 철강 1번지\'였지만 90년대 이후 쇠락의 길로 들어선 이곳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이제 작품이 나오기 시작하네.
아까는 대충 그려놓고 가더니..\"
\"내거예요 저거\"
\"표정 한번 잡아보세요.\"

가난한 예술가와 철공소 사람들, 서로 부대끼며 어느덧 정이 넘치는 이웃이 됐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했죠. 지내다 보니까 좋더라고요.
우리가 모르는 것 물어보고 그림을 어떻게 그리나.
그래서 대문에 그림 그려 달라고 했어요.\"

1년에 한번 거리에서 펼쳐지는 예술인들의 축제는 이웃 주민들과의 경계도 허물고 있습니다. 이곳을 예술의 거리로 만들기 위해 문래예술공단이라는 자치모임까지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곳도 결국엔 아파트촌으로 변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정책적으로 이 지역을 보호해줬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예술가들이 자생적으로 모여서
군락지를 이룬 곳입니다. 누가 시켜서 한 게 아니거든요.\"

흔히 예술은 배부른 자의 유희라고 합니다. 하지만 예술이 배고픈 지역을 되살릴 수도 있습니다. 뉴욕의 소호, 베이징의 다산쯔 지구는 그 좋은 본보기입니다. 문래 예술공단. 그 가능성에 기대를 걸어봅니다.

\"공장이 문화공간으로 바뀌면서 많은 것이 달라졌다.
컴컴하던 밤거리엔 불빛이 밝혀졌고
아이들은 이 지역에 산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했다.\"

크리스티아네 리델 [독일 칼스루헤 미디어 영상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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