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로그인
정보기억 정보기억에 체크할 경우 다음접속시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입력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러나, 개인PC가 아닐 경우 타인이 로그인할 수 있습니다.
PC를 여러사람이 사용하는 공공장소에서는 체크하지 마세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서 로그인하시면 별도의 로그인 절차없이 회원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많이 본 글
댓글 많은 글

서안(西安)이 위치한 산시성(陝西省) 사람들의 기질

구태익 | 2002.01.03 01:01 | 조회 4826
오늘날 중국 동부의 경제 개혁.개방으로 발전이 상대적으로 뒤처졌지만 산시(陝西)는
본래 주(周)나라가 발흥하고 이어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秦)과 중국 문화의 최고
번성기라 일컬어지는 한(漢).당(唐)이 들어섰던 곳이다. 역대 9개 왕조가 모습을 나타
냈다가 스러져간,중국 최고의 고도(古都)를 둔 지역이다.

중국 민족학을 전공하는 스궁후이(史工會)박사는 \"산시지역의 문화는 서쪽의 이족(西
戎)계통인 진(秦)과 남쪽 초(楚)에서 북상한 한(漢)의 왕실, 본바탕에 해당하는 주
(周)계통의 한족(漢族)문화 등 세 개의 갈래가 합쳐 이뤄진 것\"이라며 \"일찍이 싹튼
문화적 융합성(融合性)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발전을 이룬 결과 한.당이라는 중국 문화
의 최고 번성기를 맞이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곱슬머리에 푸른 눈의 서역 아가씨, 조용한 밤 술집에서 풍악을 울리네.소리는 마치
하늘에서 내려오는 듯한데, 밝은 달 아래 고향 바라보며 한없이 울고 있구나`-.

지금으로부터 1천3백여년 전 당(唐)의 시인 이하(李賀)가 읊은 악부(樂府)시 형태의
한 구절이다. 당의 수도 장안(長安)의 한 술집에서 일을 하고 있던 서역 아가씨, 이른
바 호희(胡姬)를 노래한 내용이다.

장안에서 고향을 바라보며 한없이 울었다는 호희는 당나라의 번성, 나아가 고대 산시
지역의 개방성을 보여주는 한 사례에 해당한다.

산시지역의 문화는 `관중(關中)`을 모태로 하고 있다. 사람들이 드나들기 어려웠던 관
문(關門)이 사방에 발달해 있어 관중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이 지역은 동서로 위수(渭
水)가 흘러 지나가는 곳으로 남북 1백여㎞, 동서 4백여㎞에 달하는 비옥한 황토평원이
다. 이외에 북으로는 산베이(陝北), 남으로는 산난(陝南)지역이 발달해 있는데 보통
이 세 지역을 `삼진(三秦)`이라고 부른다. 오늘날 산시문화를 이야기할 때 별칭으로
도 사용하는 단어다.

산시전자과기대학에서 중문학을 강의하고 있는 자오수전(趙淑珍)교수는 \"인구나 면적.
물산 등으로 볼 때 삼진 가운데 관중이 으뜸이며 산시의 문화는 이곳을 바탕으로 발전
해 왔다\"며 \"중국 농업문화의 발상지로서 전형적인 농촌사회의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중지역의 독특한 문화를 소개한 『관중백괴(關中百怪)』의 저자 후이환장(惠煥章)
은 산시 사람들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남자들은 노래 부를 때 울부짖는 타입이다.… 말을 할 때도 싸움을 하는 것인지 담소
를 나누는 것인지 분간이 안갈 정도로 시끄럽다. 공활한 지역에서 농사를 짓다 이웃
과 이야기할 때 큰 소리로 떠들어야 서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 특별한 일이 없을 경우에는 문을 늘 열어 놓고 생활하며… 성격이 내성적이라 말
을 잘 못하지만 이들을 놀리면 큰 코 다친다. 당신이 열마디 할 때 한 마디도 대꾸를
하지 못하다가 갑자기 주먹을 내뻗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관중의 경제는 오늘날 왜 다
른 지역에 뒤떨어졌을까 문제는 경제가 낙후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이들이 아예 남에
게 뒤졌다는 점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기대학 趙교수는 관중지역의 문화적 특징을 이렇게 정리한다. \"농촌사회의 보수적
성격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이들은 솔직하면서 거칠고, 다른 문화에 대해 특별히 거부
감을 지니고 있지 않다. 거듭되는 왕조의 교체, 한족과 이민족의 끊임없는 접촉 등으
로 이런 문화적 기질이 형성된 듯하다.\"

산시지역을 거쳐갔던 수많은 왕조의 역사를 두고 보면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이 `융합`
에 있다는 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 융합의 과정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는 당나
라 때다.

신라와 일본,서역의 온갖 나라 사람들이 수도 장안에 와서 유학하거나 상품을 거래했
다. 특히 당대에는 서역에서 넘어온 이른바 `호풍(胡風)`의 문화가 왕성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앞에서 예로 들었던 서역의 처녀 `호희` 또한 이 호풍의 산물이다.

당대 장안에 거주했던 외지인들은 10만명에 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장안을 중심으
로 왕성하게 받아들인 외지문화의 흔적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오늘날 한국에서도 즐
겨 먹는 `교자(물만두)`다. 당대 이전까지만 해도 중국에는 전통적인 국수(당시에는
湯餠이라고 불렀다)만 있었다. 밀가루를 반죽해 그 안에 만두속을 넣어 만드는 교자
는 당대 서역의 문화적 영향을 받아 만들어졌다. 우리가 오늘날 즐기는 수박과 석류
(石榴) 또한 이러한 문화적 교류에 힘입은 바 크다.

불교 또한 실크로드를 거쳐 중국으로 들어 왔다. 중국 사상을 한껏 윤택하게 한 `문화
수입`의 대표적 성공 사례다. 불교와 들어온 산스크리트어는 중국의 음운학(音韻學)
에 상당한 보탬을 줬다는 게 지금까지의 정설이다.

이러한 문화적 융합이 가능했던 것은 산시지역의 역사가 증명해준다. 민족학 전공의
史박사는 \"산시성 서쪽의 간쑤(甘肅)성에서 기원해 산시로 넘어와 중국을 처음 통일
한 진(秦) 자체가 이족문화였다\"며 \"이후로 발전한 수(隋)와 당(唐) 모두 북방의 선비
(鮮卑)족과 뚜렷한 연관성을 지니는 등 이곳은 원래 이족간의 교류가 활발했던 지
역\"이라고 말했다.

1천년 넘게 유지돼 온 장안의 전통은 송대(宋代) 이후 중국 동북 여진(女眞)의 힘이
강력해지면서 점차 쇠락한다. 외침이 잦은 곳 부근으로 수도를 옮겨 이를 막아야 한다
는 전략적 고려 때문이라고 한다. 이후 명(明)대에 들어와 장안은 `시안(西安)`의 이
름을 얻게 되면서 서북의 변방 도시로 전락하고 만다.

개혁.개방을 점차 가속화하고 있는 중국 정부는 다음 개발전략의 중심을 서부에 두고
있다. 시안은 이제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서부 대개발`의 중심지다. 진.한.당대의 왕
성했던 문화적 융합력이 되살아날지 매우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특별취재반 = 유광종 문화부기자.유상철 베이징특파원.진세근 홍콩특파원
====================================
중앙일보 2001년 11월7일(수) 기사에서..

* 첨부사진은 진시황의 지하궁전인 병마용갱(殉死者를 대신하여 매장된 병사인형, 현
재까지 약 6,000여개가 발굴되었다고 한다)으로, 실물크기 그대로 만든 것이라 한다.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177개(8/9페이지)
답사자료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37 <북경ㆍ승덕 답사일정> 확정 첨부파일 구태익 3598 2002.06.27 01:01
36 답글 북경ㆍ승덕 답사후기 : 이제서야 다시 올림 구태익 3312 2005.07.19 01:01
35 답글 일정 일부조정 : 긴급 공지사항 구태익 3012 2002.06.27 01:01
34 답글 북경ㆍ승덕 숙소 구태익 3376 2002.07.02 01:01
33 설악산 여행시 참고하세요 설악산 2814 2002.06.19 01:01
32 영남답사2002 : 업그레이드 첨부파일 끈! 3114 2002.04.12 01:01
31 답글 식영정의 선비들... 끈! 4442 2002.06.05 01:01
30 (스페인) 알함브라궁의 회상 구태익 4561 2002.03.29 01:01
29 답글 (기타곡) 알함브라궁의 회상 구태익 4143 2002.03.29 01:01
28 올 여름엔 북경ㆍ승덕을 간다 첨부파일 구태익 4121 2002.03.20 01:01
27 짱께집과 짱꼴라 구태익 3050 2002.02.09 01:01
26 조경연구회(동아리) 견학일정 공고 구태익 2998 2002.02.08 01:01
25 답글 답사 참고자료입니다. 수정했음당~ 첨부파일 정근 2872 2002.02.11 01:01
24 답글 잘했어요^^ 구태익 2676 2002.02.12 01:01
23 답글 답사소감 구태익 2861 2002.02.20 01:01
22 답글 즐겁고 보람찬 답사였습니다. 정근 2630 2002.02.21 01:01
21 중국조경사 개관 : 완결편 첨부파일 구태익 3048 2002.01.22 01:01
20 최향미의 경복궁 답사기 구태익 3556 2002.01.22 01:01
19 동영상자료-1 : 병마용갱(72.4초) 첨부파일 구태익 2587 2002.01.16 01:01
18 동영상자료-2 : 진시황릉 박물관(58.6초) 첨부파일 구태익 2374 2002.01.16 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