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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ㆍ승덕 답사후기 : 이제서야 다시 올림

구태익 | 2005.07.19 01:01 | 조회 3309
우여곡절을 겪었던 2002년 북경ㆍ승덕 답사 후의 짧은 소감을 [세계일류여행사] 홈페이지에 올려놓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3년이나 지난 오늘 갑자기 이런 저런 자료들을 정리하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세계일류여행사] 홈페이지를 방문하였더니, 나의 글을 삭제하지 않고 그대로 올려놓았더군요. 해서 그 글을 복사하여 여기다가 다시 올려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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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류여행사 주선으로 지난주 7월8일(월)에 떠나 12일날(금) 돌아왔습니다.
돌어와서 며칠간 밀린 일들로 어리버리 지나다가 이제서야 귀국보고 드립니다.

1999년부터 해마다 겨울방학이면 冬至使를 대신해서 중국 이곳저곳을 다녀왔습니다만, 이번에는 우리 학생들을 인솔하여 夏至使가 되어 단체로 다녀온 셈이지요. 이제 중국정원답사도 다섯번째가 되니, 중국이 전혀 외국같지가 않고 그저 그렇습디다.

여름여행은 처음이었는데, 정말 여름에는 여행다닐게 못되더군요.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여행은 물론 봄ㆍ가을이 최고입니다. 하지만 그 때는 워낙 성수기라서 남의 뒷통수만 볼 뿐이고, 차라리 중국은 겨울이 낫습니다. 비수기니깐 사람이 많지 않아 차근차근히 들여다 보려면 여름보다는 나은 것 같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북경은 두번째라 그나마 차분히 볼 수 있었고, 간 김에 외국여행객들에게 \"니 어디서 왔노?, 우리는 한국에서 왔다 아이가\"하고 시비걸면 예외없이 월드컵 얘기로 이어지고, 한국축구 정말 잘하더라는 칭찬으로 끝나니 한껏 우쭐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했죠.
\"Yes, We did very well....\"

심지어는 길거리에서 꼬치를 구워파는 노점상 아저씨도 한국서 왔다니 곧장 \"히딩크, 최고!!\"라며 엄지 손가락을 펴보이기에, 난 그 친구가 전혀 못 알아들을 것을 예상하고, \"너그도 잘했다. 임마, 너그 실력에 월드컵 본선까지 언제 올라 가보겠노? 밀로세비치도 넘버원이다\"했더니, 아마도 \'밀로세비치 넘버원\'만 알아들었는지, 아니라고 손을 내저으며 중국축구는 새끼 손가락이고 한국축구는 엄지 손가락이라고 바디 랭귀지를 하더군요.. 역시 월드컵의 홍보효과는 대단했습니다. 떠나기 전에는 한국축구에 대해 중국언론이 심하게 비아냥거린다고 해서 가급적 입조심ㆍ몸조심하려 했는데, 보통사람들의 정서는 꼭 그렇지도 않나 봅디다. 그 노점상은 \"대~한민국\"과 \"오~ 필승 꼬레아\"도 지가 먼저 선창하며 부러워합디다..

만리장성에서는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중국 어디 시골에서 온 것처럼 보이는 어리버리한 두 소녀가 온갖 촌스런 포즈로 사진을 찍고 있어서, 속으로는 \'무척 촌티나는군\'하고 물끄럼히 보고 있었는데, 어떤 한국인이 걔들에게 다가가더니 우리말로 \'너희들, 카메라를 뒤집어 들고 사진찍고 있네\' 일러주며 카메라를 빼앗아 카메라를 돌려 찍어야 한다고 가르쳐 주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그 소녀들은 카메라를 뒤집어 對物렌즈쪽을 자신의 얼굴에 대고서 연신 셔터를 눌렀으니, 자신들의 코빼기만 찍어대고 있었던 것이지요. 나는 순간 너무나 황당하여 큰 소리도 못내고, 배꼽잡고 킥킥거리고 웃느라고 그만 만리장성에서 아래로 떨어질 뻔 했습니다.

북경교외에는 용경댐을 막아 인공적으로 만든 용경협이라는 관광지가 있는데, 이곳 방문객은 거의 90% 가량이 한국인이랍니다. 서양인은 물론 일본인조차도 거의 가지 않는 코스인데, 한국인들은 유독히 그곳을 찾는다더군요. 가보니 과연 한국인들의 정서에 아주 알맞는 산수풍경이 펼쳐지고 \'작은 桂林(꾸이린)\'이라 할만큼 풍광이 끝내주더군요. 그기서 한 30-40분간 유람선 뱃놀이를 하는데, 마주치는 배를 탄 사람들마다(한 50-60대 할매ㆍ할배들이 대부분) 우리가 한국인임을 직감하면 곧바로 \"대~한민국\"을 외쳐대는 바람에 처음에는 우리도 호응하며 기분도 좋았지만, 나중에는 이것도 잘못하다가는 중국언론에 씹히는 추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북경 가실 기회가 있으시면 부디 \'承德(처엉더)\'까지 들러 오십시오.

승덕은 북경에서 220km 떨어진 곳, 말하자면 서울서 대전정도 거리인데 그 정도는 중국스케일에서는 엎어지면 코닿는 거리라 보는 모양입니다. 승덕은 내몽고지역에 위치하여 여름에 북경보다 온도가 평균 5℃가 낮고, 피서산장구역은 8℃ 정도나 낮은 천혜의 조건이라 청나라 황제의 여름별장인 \'피서산장\'이 있는 곳입니다. 이곳은 170여만평의 광활한 땅에, 집무를 보던 宮廷구역과 호수를 중심으로 하여 강남일대의 풍모를 재현해놓은 湖景구역, 몽고대초원을 재현한 平原구역, 만리장성 너머 산악지역을 옮겨놓은 山岳구역을 조성하여 한마디로 말하면 황제를 위한 종합선물세트를 만들어둔 곳입니다. 그리고 그 인근에는 8개의 라마식 사찰이 있는데(\'외팔묘\'라 함), 그 중 \'보령사\'는 티벳라사의 \'푸탈라궁\'을 모방하여 만든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곳은 티벳까지 가기 어려운 한국스님들이 북경온 김에 간혹 들러는 곳이라고 하더군요.

이번 여행으로서, 저는 중국이 자랑하는 4대정원은 다 둘러본 셈입니다. 앞으로도 기회가 있으면 다시 들러 차분히 하나하나 돌아볼 생각입니다만, 이제 매년 나가지는 않을 것 같군요.

이제까지는 우리 가족여행이었으나, 이번은 우리 학생들로만 구성된 답사이다 보니 여러가지 생각지 못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자금성에서 길잃은 양이 생기더니, 급기야는 여권을 잃어버린 녀석까지 생겨 정말 국제난민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다른 나라 여행에서도 여권분실은 매우 거추장스럽고 성가신 일인데, 특히 중국에서 여권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탈북자와 밀입국자, 범죄조직 등과 연관된 일이 될 수 있어 매우 난처한 지경에 빠지게 되는 것 잘 아시죠?

해서, 그 녀석에게 여권수속 가이드를 따로 붙여 중국공안에다 여권분실 신고하고, 우리 영사관에 재발급신청도 하고, 출입국관리소에 단체비자 분리신청을 하는 등.. 그러고도 우리 일행이 귀국하고 나면 혼자 남아 언제 나올지 모르는 여권과 비자를 기다리는데 빨라야 보름 보통은 한 달을 기다려야 한다니, 돈은 돈대로 들고 말도 안통하는 타국에 홀로 남아 무작정 세월만 보내야 하는 그 놈과 혼자 남겨두고 떠나야 하는 일행들의 심정이 어떠했겠습니까? 더우기 저는 인솔자로 간 셈이니.. 그 도의적 책임감...

그래서 그 전날밤 일행들은 대책을 숙의한 끝에 각자의 남은 돈을 모조리 털어 남게 될 그 놈에게 전해주고, 심지어는 치약치솔에서 고추장, 양말, 두루마기 화장지에 이르기까지 일체의 생활용품들마져 다 챙겨서 건네주고... 그래도 안심이 안되어 군대 다녀온 두 녀석이 자원해서 스스로 자신들도 비자분리해서 며칠간 여권분실한 녀석이 안정될 때까지만이라도 남겠다고 나서는 것이었습니다. 이때 만큼 우리 학생들이 멋져 보일 때가 없었습니다. 그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는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출국수속을 밟기 위해 공항으로 돌아오는 동안 우리는 온통 우울한 기분에 휩싸여 있어지요. 한 놈 때문에... 우울, 심각, 걱정, 만감이 교차...

그러는 가운데 공항도착이 한 20분쯤 남았을 때, 가이드의 핸드폰이 울리더니 중국공안에서 여권을 찾았다는 연락이 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때의 그 순간은 \'안정환이 이탈리아전에서 극적인 역전 골든골을 넣는 순간과 같은\' 극적인 감격과 환희였습니다. 새삼 생각해보아도 한 편의 영화에서 감동의 마지막 라스트 씬을 보는 것과 같은 극적인 순간이었습니다. 럴수럴수... 세상에 우째 이런 일이...

어떻게 된 건지 물어보았더니, 이 녀석이 어디선가 흘린 여권을 지나가던 사람이 주워 파출소에다 맡겼고, 파출소에서는 공안에 조회하여 우리가 분실신고한 여권번호와 일치함을 확인하고는 여행사로 연락을 주었다는 것입니다. 그리해서 여행사 직원이 급히 여권을 들고, 공항으로 달려오고.. 조금 늦긴 했지만 다행이 그놈도 함께 귀국 비행기를 탈 수 있었습니다.

물론 가이드가 그들에게 중국공안들과 공항관계자들에게 수고비를 좀 질러줘야 한다며 중국돈 1,000위엔을 요구하였으나. 그건 문제도 안되는 당연한 사례라 생각하였습니다. 이런 일을 겪으며 중국도 올림픽을 유치할 만큼 제법한 사회적 시스템이 갖춰져 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쨌거나 저로서는 처음으로 17명의 학생들을 인솔하여 외국답사를 간 것이었고, 그만큼 이런저런 우려곡절이 있었으나 무사히 귀국하였습니다.

북경의 여름은 역시나 찜통이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부디 외국 나가시면 여권분실 주의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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