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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이야기

개화는 순서대로 오지 않는다

구태익 | 2014.06.12 01:01 | 조회 1913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발간하는 월간 [전문대학 소식] 2014년 5월호에 실린 우리 대학 이문호 총장님의 기고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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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두컬럼) 개화(開花)는 순서대로 오지 않는다.

이문호 천안연암대학 총장

꽃향기 그윽하고 신록이 물들어가는 좋은 계절, 우리 대학을 찾는 많은 이들은 넓은 잔디밭과 연못, 드문드문 서 있는 나무와 숲, 화사한 꽃길 사이로 나직하게 자리 잡은 건물들을 보고 ‘이 대학은 숲이 우거진 곳에 자리를 참 잘 잡았다’고 감탄합니다.

그러나 화창한 봄날 화사한 꽃이 서로 다투듯 피어나는 것을 보고도 마냥 즐거울 수 없는 것은 ‘남쪽에서부터 꽃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대학가의 우스갯소리가 마냥 농담으로 여겨지지 않기 때문이며, 수도권보다 일찍 꽃이 피는 ‘지방’소재 ‘2년제’ ‘농업계’ 대학인 우리 대학은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향후 몇 년간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세 박자를 고루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대학은 올해로 개교 40주년을 맞습니다. 40년 전 우리는 장마철에 장화를 신고 걷기조차 힘든 황무지를 개간하여 가축을 기르고 작물을 재배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무도 돌보지 않아 낙후된 한국 농촌을 부흥시킬 인재를 양성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농업의 부흥 없이는 결코 나라의 미래가 있을 수 없다는 믿음으로 묵묵히 우리의 꿈을 담아 나무를 심었습니다. 지금 교정 곳곳엔 그때 심은 묘목들이 이제 아름드리 거목으로 자라나 서 있습니다.

돌이켜 보면 우리 대학 40년의 역사는 한국의 농업을 이끌어온 험난한 여정 그 자체였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농업인구의 감소와 FTA의 높은 파고(波高), 구제역과 A.I 등 매년 상습화되고 있는 가축질병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로 한국의 농업이 위기 봉착한 것은 이미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기에 우리는 신품종을 육종하고 신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한국의 농업을 지켜나갈 농사꾼을 키워내는 데에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초창기 졸업생들에게는 씨돼지 한 마리씩을 졸업선물로 나누어주었고, 그것을 밑천으로 양돈 산업을 크게 일구어낸 동문들도 여럿 되며, 중국으로 진출하여 중국 각지에 사료공장을 세우고 북만주 땅에 100만평에 이르는 목장을 일구어 우유파동으로 먹거리 불안을 겪고 있는 중국인들에게 자신의 고유 브랜드로 양질의 우유를 공급하여 명성을 얻고 있는 동문도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마켓팅으로 연매출 수 십억을 올리고 있는 농업분야 신지식인을 비롯하여 농업의 여러 분야에서 연암을 모르고는 한국의 농업을 말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졸업생들이 묵묵히 우리 농업 현장을 지키고 있는 일은 참으로 든든하고 대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하나의 사회적 현상처럼 되어 버린 ‘귀농(歸農)’의 열기를 타고 귀농을 희망하는 도시민들과 후계농들이 우리 대학 실습장에서 자신의 꿈과 우리 농업의 미래를 가꾸기 위해 땀 흘리고 있는 모습은 우리 농업의 희망을 보는 것 같아 언제나 행복합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 농업기술을 배우기 위해 중국과 베트남, 우간다와 같은 아시아ㆍ아프리카 지역 농업인들이 찾아와 우리의 선진농업기술을 연수하고, 우리 대학 재학생들은 해외실습학기제를 통해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자립형 농촌마을조성사업에 참여하여 현지인을 대상으로 특화작물 재배와 가축사육기술을 전수함으로써 현지인들의 자립과 소득증대에 작은 보탬이 되어 좋은 평판을 얻고 있음은 우리 농업의 밝은 미래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유난히 포근했던 올봄은, 개화(開花) 순서가 꼭 남쪽에서부터 시작되어 북상(北上)하는 것이 아니라 전국이 동시 다발적으로 한꺼번에 나타남을 보여주었습니다. 대학의 위기는 비단 전문대학만의 일이 아니요, 지방대학의 일만은 더더욱 아닐 것입니다. 경쟁력을 갖지 못한 대학은 준비 없는 봄을 맞아 여기저기서 허둥지둥 꽃망울을 터뜨리다 사라지는 낙화(落花)처럼 시류(時流)에 휩쓸려 떠내려가 버리고 말 것입니다.

우리나라 농업현실이 아무리 어렵다 해도, 우리 전문대학의 현실이 아무리 버겁다 해도, 지방대학이 아무리 힘겹다 해도 대학의 위기는 반드시 순서대로 밀려오지 않을 것임을 확신합니다. 우리 전문대학은 각 대학이 강점을 가진, 일반대학이 하지 못하는 전문분야에 천착(穿鑿)하여 오로지 우리 학생들만을 위한 교육열정을 쏟아 붓는다면 어떠한 도전도 능히 이겨낼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우리는 이를 도전과 개척정신이라 부르며 우리 대학의 모토로 삼고 있습니다.

다시 신록이 물들어가는 5월입니다.

4월의 화사했던 꽃들이 지고 그 자리에 신록이 짙어지며 올해도 온 여름 내내 맹위를 떨칠 뜨거운 햇살과 무더위, 장마와 광풍(狂風)을 이겨내고 가을의 소담스런 결실을 꿈꾸며 차분히 준비하여야 할 때입니다. 모든 전문대학들이 다가올 위기와 시련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미래를 향하여 힘차게 나아가기를 희망합니다. 우리에겐 미래가 있고 희망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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