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 실망

재학생, 졸업생 동문 여러분들은 물론 교직원 여러분들께도 너무도 큰 실망을 안겨준 점, 무척 송구스럽습니다. 더욱이 구조개혁 평가보고서 작성을 총괄했던 책임자로서 깊이 반성하며 책임을 통감합니다.

교육부 선정 6년 연속 교육역량강화사업 우수대학(2008~2013), 전문대학기관인증평가 획득(2011), 세계적 수준의 전문대학(World Class College) 선정(2013), 특성화전문대학육성사업 선정(2014) 등 괄목할 성과에 너무 도취되어 우리 내부의 문제를 스스로 점검하지 못한 탓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항변하자면 정량평가(48점)와 정성평가(52점)로 구성된 이번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우리 대학은 입학률, 취업률, 교육비환원율 등 정량평가 전 부문에서 최상위의 점수를 획득하였으나 심사위원들의 주관적 판단에 좌우되는 비계량적 지표인 정성평가를 본래 약속했던 현장방문 평가 없이 서류와 면접만으로 채점하여 소명 기회도 주지 않고 낙제점을 매겼였으니 억울한 면도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한편 이러한 모습이 외형만 화려했던 우리의 부끄러운 민낯이 아닌가 하며, 차제에 차분히 우리 스스로를 점검하여 다시는 이런 치욕적인 사태가 재연되지 않도록 구성원들의 슬기와 의지를 모아 반드시 빠른 시간에 극복해내겠습니다.

이 상황은 90년대말 \"IMF\"를 맞은 한국경제와 흡사한 상황이라 여깁니다. 당시 한국경제는 기본여건(fundamental)은 든든하나 현금유동성의 문제로 IMF 관리체제를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우리 대학 역시 교육의 기본 여건과 입학률, 재학률, 취업률, 교육비 환원률과 같은 외형적인 정량지표는 전국에서 최상위권에 있습니다. 다만 대학의 역사가 40년을 넘는데다가 방대한 실습장을 운영하다보니, 행정지원 체계 전반에서 비능률적인 부분, 규정이나 문서로 정리되지 못한 부분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 여겨집니다.

이제 향후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정밀하게 진단하고 행정체계 전반에 대한 개선권고를 내놓을 것입니다. 이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지요, 하지만 이는 다른 대학과 달리 많은 예산을 투자해야 하거나 즉시적 개선효과가 나타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는 결코 아니라고 봅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우리의 우수 성과를 자랑하던 우리 대학이 하루 아침에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현실이 너무도 아프지만, 1년후 재평가 때에는 반드시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고 예전의 명성을 회복할 것을 확신합니다,

또한 일부 재정지원제한에 해당되는 장학금 및 학자금대출에 대해서는 교비를 확보하여 신입생들에게 가해질 수 있는 피해를 원천 봉쇄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하였으니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런 염려를 하지 않아도 좋을 것입니다.

아무튼 연암대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예상치 못한 날벼락으로 근심을 끼치고 마음 아프게 한 점 다시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올리며, 이를 계기로 더욱 알차고 근실한 최고의 대학으로 거듭날 것을 다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