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성-14

청나라 5대 세종(世宗) 옹정(雍正)황제 : 1678-1735

강희제의 넷째 아들(강희제는 35명의 아들을 두었음)로 태어나 46세 되던 해인 1722
년 즉위하여(아버지 강희제가 69세까지 살면서 61년간이나 재위에 있었으므로 데뷔가
너무 늦었다) 1735년까지 14년간 중국을 통치하였다. 옹정제는 강희제와 달리 재위중
북경밖을 떠나본 적 없이 틈이 나면 원명원을 즐겨 찾았을 뿐이라고 하는데, 그는 자
정무렵에 잠자리에 들어 새벽 네시 이전에 일어났고 깨어있는 동안은 오로지 정치에
만 몰두한,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성실한 군주이었다. 그에게 올라온 공문서는 평균
20-30통, 많을 때는 50-60통까지 일일이 읽어보고 정확한 지시를 내렸으며, 어법이 맞
지않는 것을 고쳐줄 정도이었다.

당시 만주족 인구는 100만이 채 되지 않았으나 한족(漢族)은 150배가 많은 1억5천만명
이었다고 한다. 즉 1%가 되지 않는 인구(실제로 0.67%에 불과)가 99%를 다스려야 했
던 것이다. 그러므로 옹정제는 몸이 부숴지도록 성심을 다하여 치열한 자세로 백성들
을 위해 봉사했던 황제로 기억된다. 옹정제가 아니었으면 청조의 번영은 없었을 것이
라는 점에 모두가 동의하는 바이다. 그는 \"종래 중국의 제왕이 그 누구도 해내지 못했
던 훌륭한 정치를 행하고 일찍이 중국역사가 경험하지 못했던 공정한 사회를 건설해
서 만민이 안심하고 편히 살도록 하겠다. 이것이야말로 하늘이 청조의 군주에게 특별
히 명한 임무이다\"라고 믿었던 성군(聖君)이다.

\"마야자키 이치사다(宮崎市定, 차혜원옮김 2001). <옹정제>. 도서출판 이산\"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