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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주(西鳳酒)에 관해 : 정 근 보아라!

구태익 | 2002.10.10 01:01 | 조회 5574
서봉주(西鳳酒, 시훵지우)

정근, 지난 겨울 서안에 갔을 때 그 곳의 명주라 하여 네가 사왔던(나도 그 술이 내가 마셔본 중국술 가운데는 가장 부드럽고 좋았다) 서봉주(西鳳酒)에 관해 알려주마..


서봉주(西鳳酒)는 섬서(陝西)성 봉상(鳳翔, 훵시앙)과 寶鷄일대에서 제조되는 술로서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1986년 발굴한 진시황의 1호 무덤에서 많은 술그릇이 발견되었는데 이로 비추어 270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봉주(西鳳酒)는 봉상(鳳翔)현 유림(柳林)진에서 제조하는 것이 제일 유명하며. 주요 원료는 수수이고 샘물을 사용한다. 역사에 의하면 당고종(唐高宗)이 이 술을 마셔보고 찬탄을 금치 못했다 한다.

이처럼 서봉주(西鳳酒)는 수수를 주원료로 하는 증류주이고 알콜도수는 65%로 높다. 중국의 멋장이 시인 소동파가 그의 시에서 \"유림의 술이 빼어나고 동호의 버들이 아름답다(柳林酒東湖柳)\"라고 읊은 적이 있는데 여기서 유림(柳林)의 술이 바로 서봉주(西鳳酒)를 말하는 것이다.

동호는 항주(杭州)의 서호와 마찬가지로 소동파가 백성들의 농사짓기를 돕기 위해 인공으로 파서 만든 호수이거니와 그 둘레에 심은 버드나무가 아름답기 그지 없다. 유림의 술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온다.

당나라 고종때 이부시랑(吏部侍郞) 벼슬을 살던 배행검(裵行儉)이라는 이가 당나라를 방문하고 돌아가는 페르샤왕자 일행을 전송하고 돌아오는 길에 봉상(鳳翔)에 이르렀을때, 갑자기 오래 묵은 술내음이 바람결에 진하게 퍼지더니 눈앞에 날던 벌이며 나비가 땅위에 떨어지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 기이하게 생각한 배행검이 원인을 알아보라 일렀더니 시오리밖 유림진(柳林鎭)의 어떤 사람이 집을 수리하려고 땅을 파다가 삼백년 묵은 술독을 발견하여 여러 사람들이 나누고 마시는 참이었다는 것이다. 이 술의 향이 바람을 타고 퍼지면서 벌과 나비도 취해 떨어진 것이었다.

이로부터 많은 세월이 흘러 소동파가 이곳에 부임하자 식도락가로서도 유명한 소동파가 한 말씀 남기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다른 시에 \"꽃이 피어 좋은 술을 마시니 어찌 취하지 않으리(花開美酒曷不醉)\"라는 귀절이 있는데, 여기서 좋은 술도 마찬가지로 서봉주(西鳳酒)를 일컫는 것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겠다.

그러면 서봉주(西鳳酒) 술병 도안에 들어있는 용과 봉황은 무슨 사연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열선전(列仙傳)이라는 책에 보면 진(秦)나라의 목공(穆公)의 딸 농옥(弄玉)과 그녀의 남편 소사(蕭史)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그들은 둘다 피리를 잘 불어 봉황의 울음소리까지 흉내를 낼 수 있었다는데, 어느날 피리를 불어 용과 봉황을 불러 이를 타고 하늘로 날아갔다고 한다. 시훵지우의 도안은 여기서 힌트를 얻은 것이라 한다.

언젠가 필자가 상해에서 운남(雲南, 윈난)으로 야간 열차를 타고 갈 때의 일이다. 출출한 생각이 들어 식당칸을 찾았더니 이미 자리가 모두 차있어 두리번거리다가 젊은 부부가 나란히 앉아 있는 탁자의 맞은 편에 겨우 자리를 잡을 수가 있었다. 비록 옷은 남루하지만 그들 부부는 밝은 표정으로 다정하게 오손도손 대화를 하고 있어 아름답게 보였는데 남편되는 사람은 반주(飯酒)로 술을 마시고 있었다.

중국의 기차에서는 맥주를 제외한 독주(毒酒)는 팔지 않는다. 맥주를 마시며 상대편의 진한 술내음을 맡으니 맥주맛이 제 맛이 아니다. 이 쪽의 사정을 눈치챘음인가. 그는 나에게 한잔을 권해왔다. 이 술이 바로 서봉주(西鳳酒)였다.

중국이나 우리나 술인심 좋기는 매 한가지. 권커니 잣커니하면서 술병을 비우자 그는 또 한 병을 꺼내놓았다. 그의 이야기로는 중국의 보통사람들에게 있어 마오타이나 오량액(五粮液)은 너무 비싸므로 서봉주(西鳳酒)가 가장 인기가 높으며 기차에서는 독주를 팔지 아니하므로 여행시에는 이렇게 몇 병을 미리 준비한다는 것이었다.

한 밤 기차안에서 잠깐 만난 인연이지만 그 날의 추억이 새로워 훗날 예쁜 달력을 구해 운남의 그의 집으로 부쳐 주었지만 아직 회신을 받지 못하였다. 그들이 농옥과 소사의 변신인 탓에 받지 못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느 분의 중국여행기에서 옮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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