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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는 중국 중국인]-15 : 중앙일보

구태익 | 2004.11.23 01:01 | 조회 2992
15. \'모 아니면 도\'식 일방통행 없어
요리도 고기ㆍ야채ㆍ탕 함께 주문

\"탕은 아직 안 시켰는데요?\" 요리 주문 중에 종업원에게 흔히 듣는 말이다. 소와 돼지.오리고기 요리에 생선과 야채까지 나름대로 구색을 갖춰 시켰더라도 탕이 빠졌다고 친절하게(?) 지적해준다.

중국인들에겐 \"오늘은 무엇을 먹으러 가자\"는 말이 거의 없다. 제대로 격식을 갖춘 식사라면 육(陸).해(海).공(空)을 망라하는 고기에 야채와 탕까지 적절히 배합해야 한다. 이를 기본으로 손님의 입맛에 맞춰 그날의 스페셜 요리를 추가하면 \"정찬(正餐)을 잘 먹었다\"는 인사를 받는다.

눈치없이 돼지고기 요리를 두 가지 시키거나 오리와 닭고기를 중복해 주문하면 \"참, 음식 시킬 줄 모른다\"는 타박을 받기 십상이다. 중국인의 음식 주문에선 이처럼 전체와 부분의 균형과 조화를 중시하는 사고방식이 읽힌다.

중국 사대기서(四大奇書)의 하나인 \'서유기(西遊記)\'의 주인공은 삼장법사(三藏法師)와 손오공(孫悟空)이다. 서역(西域)에 불경(佛經)을 얻으러 가는 삼장법사는 명분을 중시하는 중국인의 정신세계를 나타낸다. 한편 삼장법사의 위업 달성을 위해 온갖 요괴(妖怪)들과 요란하게 격전을 벌여야 하는 손오공은 실질을 중시하는 중국인의 사고방식을 말해준다. 전체와 명분을 이루려는 삼장은 도(道)쯤에 해당하고 실전을 통해 뒤를 받치는 손오공은 술(術)이라 할 수 있다.

손오공이 없는 삼장법사는 요괴들의 입장에서 잡아 먹으면 \"도를 얻는다\"는 \'맛난 고기(唐僧肉)\'에 불과하다. 또 삼장법사 없는 손오공은 천궁(天宮)에 올라가 소동이나 벌이는 \'못된 원숭이\'에 그친다. 둘이 서로 함께 있어야 명분과 실리, 도와 술이 하나가 되고 전체와 부분이 조화를 이룬다. 이 같은 사고구조는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음(陰)과 양(陽), 흑(黑)과 백(白)의 대립적 개념을 한 데 섞어 둘 사이의 조화와 균형을 이뤄가는 중국의 전통적 사상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원 8000만명 중에 가장 내로라하는 문사(文士)들이 한 달여 작업을 거쳐 만들어 내는 공산당의 주요 문건을 보면 전체와 부분의 배합이 대단히 조화로운, 즉 비유해 말하자면 중국식의 훌륭한 볶음 요리다. 공산당이 추구하는 전체적인 목표와 부차적 목표 등 큼지막한 틀이 일목요연하게 순서대로 정리돼 있다. 또 세부적으로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이 버무려져 있다. 전체를 뜻하는 강(綱)과 부분을 뜻하는 목(目)이 빈틈없이 맞물려 있다.

중국이 외교에서 지향하는 원칙은 평화와 번영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빛을 숨기고 어둠을 키워라(韜光養晦)\'와 \'평화적으로 흥기한다(和平起)\'는 구호는 중국의 대외관계를 조율하는 틀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국방력을 키우고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것은 이의 실제적인 운용에 해당한다.

명분에 온통 매달려 \"모 아니면 도\"식의 이전투구(泥田鬪狗)를 벌이다 결국 실리를 놓치고 마는 우를 범하지 않는 게 중국 사람들이다. 명분에 숨어 있는 실리, 실리를 얻기 위한 명분의 함수 관계를 잘 알아 어느 쪽에 치우쳐 쉽게 무너져버리지 않는다.

이런 중국인의 모습은\'물 위를 떠다니는 오리(鴨子水)\'로 비유된다. 오리는 조용한 호수를 말 없이 떠다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물 밑에서는 바쁘게 물갈퀴를 놀리고 있다. 언뜻 보면 조용한 듯 싶은 명분의 모습이 두드러지지만 그 이면에는 적잖은 셈과 동작이 이뤄지는 실리의 세계가 깔려 있다.

물론 명분과 실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중국인의 몸에 밴 특성은 때론 \'미안하다\'는 말을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는\'사과 부재\'의 태도나 문화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자신의 몸과 가정.국가를 추스르는 데는 매우 효율적이라는 인상이다. 급속한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거침없이 외교의 외연을 확장해 나가는 중국의 실용적 사고가 어느 때보다 더욱 육중하게 느껴진다.

베이징 = 유광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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