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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전문대학 탐방기

구태익 | 2006.08.10 01:01 | 조회 6651
이번 일본전문대학 탐방을 위해 실제 다녀온 일정과 보고 느낀 것들을 간단히 정리해 보았습니다만 정리하다 보니 내용이 상당히 길어지고 말았네요. 읽는 것도 힘들겠지만, 자료 정리하여 글을 올린 나의 성의를 생각해서라도 인내심을 갖고 끝까지 읽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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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8월1일(화)

· 인천공항→나고야공항(OZ122, 14A석) 15:00發→16:40着 예정이었으나, 공항이 분주하여 15:20분에나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15:48분에 이륙하여 17:10에 나고야공항에 착륙하였다. 예정보다 30분이나 연착한 셈..

· [名古屋空港]에서 [名古屋역]까지 名鐵(메이테츠)선 쾌속특급열차를 탔더니 운임 850円에 좌석료를 추가로 요구하여 350円을 더 지불하였다. 운임은 뭐고, 좌석료는 또 뭐야? 왜 따로 받지(이는 나중에 걱정한대로 신간선을 탈 때 큰 부담으로 돌아오고야 만다)? 17:50분에 출발하여 18:20분에 [나고야역]에 도착. [나고야역]에서 지하철로 갈아타고 호텔을 찾아가야겠지만 워낙 걷기를 좋아하는 터인지라 시내의 [下園공원]도 보고 시내구경도 할 겸 슬슬 [나고야 역]에서 [라이온즈 플라자 나고야(the B Nagoya) 호텔]까지 걸어서(약 3.2km) 도착하니 오후 7시. Check-in을 하고 씻고 나와서 저녁 먹으러 시내로 나왔다.

· 일본 와서 첫 식사로 뭘 먹을까? 호텔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다 보니 [異人館]이라는 라면 전문점이 눈에 띈다. 맞다~! 라면의 본고장 일본에 왔으니 라면을 먹어보자. [異人館]으로 들어가 라면 한 그릇(650円)과 군만두 한 접시(만두 7개, 260円)를 시키고 \'月桂冠\'이라는 일본청주 180c.c 짜리 한 병(315円)을 시켜 먹었다. 저녁식사로 라면 한 그릇과 군만두 한 접시에 청주 1홉을 시켜 먹었을 뿐인데 1,225円이니 우리 돈 1만원이 넘는다. 헉~! -.=ㆀ (물론 일본에서는 달랑 라면 한 그릇과 군만두 한 접시만 나올 뿐 다른 반찬이라고는 전혀 없다. 하다 못해 단무지라도 줄만한데 그런 거 전혀 없다)

· 저녁을 먹고 나와 지도 한 장 들고 온 시내를 마냥 쏘다니며 여기저기를 구경하다. 市과학관과 미술관이 있는 [白川(시라카와) 공원], 시내 도로 한가운데 자리한 [若宮大通(와카미야오도리)공원], [久屋大通(히사야오도리)공원], [오아시스21]이란 도심공원 등을 둘러보고, 내일 방문할 [나고야환경건설전문학교] 입구(호텔에서 불과 10분도 되지 않는 거리)까지 걸어 가보았더니, 웬걸(?) 무슨 학교가 건물만 하나 달랑 있다. 마치 우리나라 학원처럼...

· 학교 위치를 확인하였으니 11시에 호텔로 돌아와 내일의 일정을 구상하고 잠자리에 들다.(오늘 일본 도착이후 총 14,123보 10.532km를 걷다)

■ 2006년 8월2일(수)

· 07:30에 호텔에서 부페식 아침식사를 하고, [榮(사카에)역]까지 걸어가서 08:30에 지하철 名鐵(메이테츠)선을 타고(지하철 요금 200円) [名城(메이죠)공원 입구역]에서 내려 09:00경 名城공원에 도착, 공원과 [나고야 城(입장료 500円)]을 보고, 어제 왔던 [久屋大通공원]을 걸어서 나고야의 명물인 T.V 타워에 도착하였다.

· 나고야성은 德川(도쿠가와)가문의 본거지답게 성채가 웅장하고 디테일이 매우 화려하다. 특히 천수각 지붕 꼭대기에 올려놓은 \'킨샤치(金 魚+虎)\'라 부르는 18K 도금을 한 각각 무게 1.2톤짜리 암수 한 쌍의 고래상이 명물이다. 성채 전체가 박물관으로 개조되어 있는데, 2차 대전 때 미군의 폭격에 의해 불타버려 다시 지었으며, 혼마루(本丸) 건물을 재건하기 위해 시민의 모금을 호소하고 있다. - 지네들이 전쟁 일으켜 폭격당한 것은 생각지도 않고 피해입은 것만 강조한다. 성곽 둘레에는 해자(垓字)를 비롯하여 숲이 지금까지 잘 보전되어 있어 야생조류를 관찰하는 등 생태공원으로 잘 정비되어 있다.

· 관람을 마치고 시내 한가운데 중심가를 관통하는 가로공원인 [久屋大通공원-나의 보폭으로 재어보니 공원의 폭이 60m나 되며 길이는 2km에 이른다]을 걸어, 12:20경에 나고야의 명물인 T.V 타워 아래에 즐비한 식당가 가운데 하나인 중국식당을 찾아 상해식 麵세트(소바와 만두를 포함하여 700円) 한 그릇과 맥주 한 캔(350円-너무 더워서 음료수로 맥주를 마심)을 주문하여 점심으로 먹고, 다시 걸어서 [나고야환경건설전문학교]를 찾아갔다. 거의 13:00 정확히 약속시간에 맞춰 도착하여 교무과에서 \'松井(마쓰이)\'선생을 만나러 왔다고 하자 급히 전화로 연락해보더니 안내해준다.

· 헌데 마쓰이선생은 계시지 않고 학장격인 나카노(中野)교장선생이 맞아준다. ‘온다는 얘기 들었다. 마쓰이선생은 한 30분 뒤에 오실 테니 나랑 얘기하자’고 하신다. 이 학교는 中西학교법인이 운영하며, 이 법인은 2개의 4년제 대학과 한 개의 단기대학(나고야외국어대학, 나고야예술대학, 아이치(愛知)여자단기대학)을 갖고 있으며 재학생수는 모두 9,000명가량이고 5개의 전문학교(나고야종합디자인전문학교, 나고야환경건설전문학교, 나고야패션전문학교, 나고야영양전문학교, 나고야제과전문학교)에는 1,300명이 재학하고 있다고 하며, 내년에는 종합디자인학교와 건설학교가 합병하여 NSC디자인 공과College로 이름을 바꾼다고 한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마쓰이선생이 도착.

· 마쓰이선생은 일본 산림청소속 공무원으로, 캐나다에 파견 가서 삼림생태를 전공하였다고 하며, 캐나다-일본-핀란드 3국의 국제프로젝트를 수행하였다고 한다. 그러고는 공무원을 퇴임하고 이 학교로 와서 수목 및 생태 관련과목을 가르친다고 하신다(1939년생이시니 올해 68세~!!). 그러면서 영어로 이야기하자고 한다. 일본 와서 난데없이 영어로 얘기하다니.. 마쓰이선생은 아주 쉬운 영어로 자세히 이것저것 설명해주시는데 일본인이 하는 영어는 다 알아들을 만하니,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데에 전혀 문제가 없다. 평소에 우리 대학 Hilary선생과 영어로 자주 수다를 떨었던 탓인가? 푸훗..^^

· 이곳은 지금 [녹화디자인과]라는 이름을 쓰고 있는데, 내년부터는 [에코디자인과]로 이름을 바꾼다고 한다. ‘왜 造園(일본은 전통적으로 조경이란 이름을 쓰지 않고 조원이라 한다)이란 이름을 쓰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조원이라 하면 정원이나 공원을 만드는 것으로 한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어, 이보다는 보다 폭넓게 학문영역을 규정하고자 ‘녹화디자인’이란 이름을 사용하였는데, 디자인학교로 특성화를 지향하면서 ‘에코디자인’이라 바꾸며 특히 생태적 원리를 이용한 설계와 시공으로 전문화하고자 한다고 한다. 그러고서 학생들의 설계 작품들과 수업내용을 보여주었고, 옥상에 마련된 옥상정원을 이곳저곳 설명해주신다.

· 이곳은 나고야 시내 한복판이므로 옥상녹화와 벽면녹화를 시범적으로 갖춰놓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한다고 한다. 물론 옥상과 벽면시공은 마쓰이선생의 지도로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여 만든 것이며, 21m 높이에 옥상정원을 만들어 놓았더니 여름 실내온도가 평균 0.6℃ 낮아졌다고 관찰결과를 설명해주신다. 옥상은 실습장이기보다는 실험장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할 것 같다.

· ‘그럼 실습은 어디서 하나요?’ 하였더니 실습장은 이곳에서 1시간가량 떨어진 日進市라는 곳에 있는데, 일주일에 2일은 이곳에서 시공 및 관리실습을 하고, 3일은 본교에서 CAD와 설계 및 이론수업을 진행한다고 한다. 인터뷰와 탐방을 마치고 오후 3시가 좀 넘어서 헤어졌다. 실습장을 가보지 못한 게 다소 아쉽긴 하지만.... 학교에서 준비해간 기념품을 전해주었더니, 마쓰이선생 자신이 저술한 수필집 [사랑은 캐나다로부터]라는 책을 한 권 선물로 주신다.

· 호텔로 돌아와 짐을 찾고 JR[나고야역]으로 와서 JR[新오사카역]까지 신칸센 히까리호 표를 샀다. 이런.. 한국에서 예상하지 못한 일이 발생.. 한국서는 인터넷 검색해보았더니 운임이 3,260円이라 나와 있었는데 여기에 추가로 요금 3,210円을 더 내야 한단다. 어라? 운임은 뭐고, 요금은 또 뭔가? 하여간 예상보다 두 배나 되는 6,380円을 내고 신칸센을 탔다. 16:07에 출발하여 新오사카역에 16:59 도착하니 약 50분 거리이다.

· JR[新大阪]역에 도착하여 지하철[新大阪]역으로 이동, 御堂筋線(미도스지선)으로 3구역 가서 [梅田]역에서 환승 - 230円 ; 阪神本線으로 갈아타고 尼崎(아마가사키)역에서 하차(230円) 하여 아마가사키 센트럴호텔 투숙 - 오후 6시경

· 씻고 나와 역전 시장통을 어슬렁거리며 구경하다가 다꼬야끼(요즘 한국에서도 유행하고 있는 일본식 군것질꺼리 - 9개 300円)와 650円짜리 정식을 먹고, 아사히 맥주캔 200円짜리 두 개를 사서 호텔로 돌아와 정리하고 취침(오늘 총 23,125보 16.834km를 걷다)

■ 2006년 8월3일(목)

· 아침식사 후(8시반) [尼崎(아마가사키)역]에서 (8시42분) 阪神本線으로 3구역째(7분 소요) [千船(치부네)]역 하차, 약 600m 가량 걸어서 9시경 [修成건설전문학교]에 도착하니 입구에 안내원이 나와 있다. 수성학교 역시 달랑 건물 한 채 뿐이다. 학원처럼.. 안내원에게 ‘한국에서 왔다. 가든디자인과 학과장 中安哲南(나카야쓰 테츠오)선생을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 있다’고 하니, 응접실로 안내하는데, 응접실은 학생들의 졸업작품을 상설 전시하는 전시실을 겸하고 있다. 학생들의 작품을 보면서 잠시 기다리니 메일을 주고받았던 입시홍보담당 蕂本(후지모토)가 오고, 곧 학과장 中安(나카야쓰)선생 - 나고야 名城대학 출신으로 조경회사에서 30년 근무하고 퇴직하여 이곳에 왔다고 함 - 이 왔다. 인사를 나누고 견학회가 시작되는 09:30까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였다.

· 학교에서 준비해간 기념품을 전달하였고, 나카야쓰선생은 답례로 자신들이 쓰는 제도·설계교재 두 권과 시공관리기술 책 한 권 그리고 조경관련 일본법규 책을 주셨다. 시공관리기술 책과 법규 책이 얼마나 두껍고 무거운지, 더운 날씨에 가방에 넣어 메고 다니자니 넘 힘들었다. 그래서 사실 호텔로 돌아와 가방 정리하면서 법규 책은 버렸다. 일본법규를 내가 알아서 뭐 하겠노? 웬만하면 기념으로 가져왔겠지만 책이 너무 무거워서...

· 수성학교는 건축·토목·조경 전문학교이며 明治시대인 1910년에 개교하였다니 이미 역사가 100년이 다 되어가며 졸업생은 3만 명이 넘는다. 학과는 2년제로 건축학과와 건축그래픽디자인학과, 공간디자인학과, 토목공학과, 가든디자인학과, 木匠학과, 건설엔지니어과가 있고, 야간으로 건축학과가 있으며 1년제 과정으로 2급 건축사 양성과가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문자 그대로 건설분야로 특화하여 집중적인 실습을 통해 전문인력을 배출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론과 CAD 및 설계수업은 주로 본교에서 하고, 시공 및 관리실습은 제2캠퍼스가 있는 靑垣(아오가키(이곳에서 약 2시간 떨어진 거리)에서 한다고 하는데 야외실습은 한 학기에 3번, 한번가면 1주일씩 실습을 한다니 졸업하기까지 4학기 동안 꼬박 석 달을 실습하는 셈이다. 헉~!!

· 09:30부터 시작하는 견학회에 참가한 학생은 단 5명, 그것도 아주머니 한 분은 아들을 데리고 오신 학부모이고 보니 학생은 달랑 4명뿐이다. 하지만 후지모토는 전혀 동요하지 않고 마치 관광가이드처럼 자세하고 친절하게 학교시설 이곳저곳을 데리고 다니면서 설명해준다. 전산실에 도착하여서는 자신이 만든 PPT자료를 이용하여 학과특성과 교과내용 졸업 후 진로 등을 정말 상세히도 설명하며, 지하로 내려가서는 이 학교 건물이 내진(耐震)설계가 얼마나 잘되어 있으며, 건축·토목·조경분야에 내진설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소개한다.

· 이윽고 10:30이 되지 미니버스를 타고 2시간 거리에 있는 제2캠퍼스 [靑垣(아오가키)]-조경실습장이 있음-로 데리고 간다. 가는 동안 이런저런 설명과 함께 4명의 학생을 man to man으로 일일이 상담한다. 무슨 과에 관심이 있느냐? 뭘 하고 싶으냐? 통학할꺼냐? 등등 정말 마치 무슨 카운슬러처럼 상세히 소개해주며, 가는 동안 음료수도 제공해주고 중간 휴게소에 들러서는 아이스크림까지 돌리며 정말 정성을 다한다. 헉.. 감동적이다~!!

· 아오가키에 도착하여서는 꽤 비싸 보이는 도시락을 무료로 나눠주며 식사를 제공하였고, 식사를 마친 학생들은 실습광경을 보여주는 앨범과 전시대에 관심을 가지며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고 관심을 보인다. 나카야쓰선생은 이곳의 실습지도교사가 따로 있다고 하며, 학생들은 각각 자신이 관심을 두는 학과의 지도교사가 데리고 가서 여기저기를 보여주고 상담하는 동안 나는 자신과 함께 다른 실습지도교사가 실습장을 설명해줄 테니 함께 가자고 한다.

· 실습장은 약 7만㎡(2만 1,200평 가량)이며, 본부동과 숙소를 제외하고 실습동이 3동이다. 한 동은 [건설전시관]이라 하여, 건축·토목·조경에서 사용하는 아주 대표적인 구조물의 표본을 지어놓고 그 구조와 재료 및 시공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예컨대 건축은 일본 목조 가옥의 구조와 재료를 보여줄 수 있도록 모델하우스를 전시관 안에 지어놓았고, 토목에서는 주요 고속도로와 교량의 구조를 보여주는 샘플이 전시되어 있으며, 조경은 전형적인 일본정원 모델이 전시되어 있다.

· 그 옆 동은 [실습동]인데 이곳에서는 건축·토목·조경에서 공통으로 사용하게 되는 목재, 석재, 콘크리트, 시멘트 블록 등을 시험하고 실습할 수 있도록 온갖 장비가 다 갖춰져 있고, 학생들이 직접 실습으로 콘크리트를 비벼 구조물을 만들거나 콘크리트 슬럼프 테스트, 강도시험, 파괴검사 등 온갖 기초적인 실습을 다 할 수 있도록 완벽하게 갖추어 놓았다.

· 그 위쪽으로는 이 두 건물을 합친 정도의 크기로 아주 넓은 [옥내실습장]이 있다. 이곳 역시 체육관처럼 실내구조로 되어 있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햇살이 뜨거우나 관계없이 건축·토목·조경에서 필요한 온갖 실습을 종합적으로 할 수 있도록 완비되어 있으니 그저 부럽고 경이롭기만 하다. 역시 일본은 직업교육 정말 제대로 시키고 있구나... 공포에 가까운 경이로움이다.

· 더욱 부러운 것은 실습동을 구경하고 나오니 실습장 곳곳에 학생실습으로 만들어놓은 곳이 도처에 널려 있다. 조경과 학생들은 곳곳에 작은 정원을 만들어 놓았고, 木匠학과 학생들은 이곳저곳에 파골라와 벤취 등을 제작하여 설치하였으며, 토목과 조경이 공동으로 토공을 마치고 그 자리에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한 다음 식재를 하여 깔끔한 화단을 만들어 놓기도 하였다. 그리고 별도로 마련된 [조경야외실습장]에서는 매학기 마다 학생들이 조별로 구획이 나누어진 공간에 자신들이 설계하고 직접 시공을 해볼 수 있도록 마련되어 있었다.

· 우리는 이제 이번 학기부터 야외시공실습장을 만들어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직접 시공실습해볼 수 있도록 준비하기 시작했는데, 일본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아니 어쩌면 이 학교가 설립된 100년 전부터 그랬을 것 같다-해왔던 것이라 생각하니 그저 부럽고 존경스럽기까지 하다(물론 조경관리분야는 전통적으로 우리 대학이 우수한 실습여건을 확보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시공실습여건이 약했다는 이야기임). 일본인들.. 뭔 일이든지 대충대충 하는 법이 없고, 완벽하게 준비하여 세심하고 철저히 해내는 그런 자세가 정말 공포스럽다. 이러다가 슬슬 친일파가 되는 거 아닐까?

· 모든 설명과 시찰을 마치고 15:03에 출발하여 17:05에 JR[新오사카역]에 도착하여 해산했다. 전철[오사카역]에서 전철로 시내 번화가인 [梅田]역까지 와서, 가까운 청소년시설 한 군데(日之出청소년회관)를 둘러보고 이리저리 쏘다니다 [Book 1st]라는 꽤 큰 서점을 발견하고 들어 가보니 조경관련 책들이 꽤나 많다. 이것저것 살펴보다 큰마음 먹고 [일본정원의 전통시설-감상과 기법의 기초지식]과 [숲이 도시를 바꿀 수 있다], [생물다양성 녹화핸드북]이란 책 세 권을 무려 8,715円(우리 돈으로 7만4천원이 넘네~!)이나 주고 샀다.

· 호텔로 돌아오려다가 조금 전에 산 책 [숲이 도시를 바꿀 수 있다]를 보니 오사카 시내에 최근 만들어진 ‘新梅田시티’라고 불리는 [SKY 21]빌딩과 그 앞의 인공 숲이 소개되어 있다. 그렇다면 여기까지 와서 그 유명하다는 건물과 숲을 아니 볼 수가 없는 일... 하지만 지도에 잘 나와 있지 않아 찾는데 정말 고생했다. [梅田]역 근처에서 그 무거운 가방을 메고 아마도 40분가량은 헤맨 듯.. 하지만 내가 누군가? 기필코 찾아내어 700円이나 내고 꼭대기 층까지 올라가 보았다. 허나.. 밤이라 잘 보이지 않았다. 아쉬움에 내려와 이곳저곳을 살펴보고 阪神本線으로 갈아타고 尼崎(아마가사키)로 돌아와 10시가 넘어서야 저녁(590円)을 먹고 생맥주 한 잔(250円) 마시고 호텔로 돌아와 샤워하고, 내일의 작전계획을 수립하느라 새벽 1시가 넘어 취침 ; 오늘 총 17,612보 12.686km 걸음

■ 2006년 8월4일(금)

· 오늘은 섬으로 찾아들어갔다가 나와서 후쿠오카까지 가야 하는, 이번 여행에서 가장 불안한 하루이다. 섬으로 들어가고 나오는 교통편은 항시 불안한데다가 목적지가 인적이 드문 한적한 곳이라 다시 나오기가 정말 쉽지 않을 것 같다. 게다가 신칸센을 타고 오늘 어찌 되었건 후쿠오카까지 가야 하므로, 조금이라도 삐걱거리면 일정 전체를 망치게 되니 상당한 모험인 것이다.

· 호텔에서 아침식사 후(8시반) 짐을 맡기고 尼崎(아마가사키)역에서 08:41 출발하는 阪神本線 직통특급(姬路행)을 타고 [元町(모토마치)역]에 내리니 09:09-280円. JR[元町(모토마치)역]으로 이동하여 09:23에 출발하는 JR東海道本線快速(姬路행)으로 갈아타고 [舞子(마이꼬)역]에서 하차(09:41)-290円

· 高速舞子버스정류소에 도착하고 보니 버스시간이 맞지 않다. 하는 수 없이 고속버스(海峽셔틀편 岩屋포트-淡路夢舞台행)를 타고 [淡路(아와지)I.C]에서 내려(10:00에 도착-400円) 현립 아와지시마(淡路島)공원 입구까지 걸어가서 안내판도 보고 이리저리 둘러봤으나 교통편이 막연하다. 버스는 물론 택시도 없다... 어쩌나? 여기까지 와서 그냥 돌아갈 수도 없고.. 한참을 헤매다가 공원관리사무소 간판을 발견하고서 무작정 들어가 물어보았다. ‘경관원예학교 갈려는데 어쩌면 좋을까요? 혹시 택시라도 불러줄 수 없을까요?’ 근무자가 알겠다면서 전화로 택시를 불러준다. ‘얼마나 걸리나?’하고 묻자 ‘5분 이내로 도착하는데 10분 정도 가면 되고 요금은 대략 2,000円 정도 될 것’이라 일러준다. 이윽고 택시가 왔고 10분쯤 걸리는 산길을 돌아 올라간다 ; 요금 1,850円. 본부동 현관에 도착하여 나가는 차편부터 확인해보니 셔틀버스가 12:40에 출발한다. 그 차를 놓치면 15:30분이니 무조건 12:40에 출발하는 차를 타야겠다.

· 사무실로 찾아가서 이것저것 팜플렛을 얻고 혹시나 하여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찾아보았더니 한국인 선생이 계셨는데, 오늘 나오셨나요?’ 물어보니 전화를 해보더니만 계신다고 한다. 안내를 받아 따라 가보니 [권효정선생]이 반겨준다. 고려대 원예학과를 졸업하고 九州대학에 유학 와서 공부하고 지금은 兵庫縣立大學 자연·환경과학연구소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이곳에서 원예치료를 강의하고 있다고 한다. 햐~ 나고야에서는 영어로, 오사카에서는 일본어로 오늘 아와지에서는 한국어로 인터뷰를 하게 되는구나.. ㅋㅋ

· 아외지 경관·원예학교는 전문학교도 아니며, 일본에서는 아주 독특한 교육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곳이라 한다. 우선 교육과정은 4년제 대학졸업자들을 받아 2년간 실습위주의 교육을 하는 [전문과정]이 있고, 조경관련 실무자나 학생들이 자신이 관심 갖는 주제를 가지고 1개월 내지 1년간 전문적인 연구를 할 수 있는 [전문연수과정]이 있으며, 1년간의 [원예치료과정]이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의 사회교육원 비슷한 성격으로 일반인 대상의 3일간 단기체험 혹은 한 달에 이틀씩 시간을 내어 1년간 운영하는 [생애학습과정]이 있는데 모든 과정은 소수정예를 지향하며 兵庫현에서 지원하므로 예산상의 어려움은 없다고 한다. 내년부터는 [전문과정]이 정식 [전문대학원]이 되어 [전문석사]학위를 줄 수 있게 될 것 같다고 일러준다. 시간이 좀더 있으면 더 많은 얘기를 나누고 이곳저곳 안내를 받고도 싶었으나 시간관계상 인터뷰를 서둘러 마치고 나와 열심히 부지런히 캠퍼스를 둘러보았다.

· 전체면적은 13ha(약 4만평)인데 연구동과 강의동, 디자인실습동, 사무관리동 및 도서자료동이 중앙에 배치되어 있고 이들 주변에는 잘 가꾸어진 표본화단과 식물전시원, 환경수목원이 갖춰져 있으며 그 바깥쪽으로 온실과 원예치료정원, 실습장, 전시홀과 카페테리아 및 옥상정원이 정비되어 있다. 이곳 일대는 과거 [꽃박람회]를 하였던 장소이므로 매우 가지런하고 섬세하게 잘 관리되어 있어 그 전체가 하나의 주제공원을 이루고 있다.

· 이곳저곳을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카메라를 눌러대고 황급히 카페로 들어가 가장 간단한 카레라이스 한 그릇(이것도 역시 반찬도 없이 카레 한 접시만 달랑 600円) 시켜 후다닥 먹고 12:40에 발차하는 학교셔틀버스(무료운행)를 타고 岩屋(이와야)터미널로 왔으나 또다시 버스시간이 잘 맞지 않아, 원래의 예정을 바꿔 [明石(아카시)항]까지 가는 고속선을 타 보기로 한다 ; 현장 설계변경은 신속하게~!!

· 13:20에 출발하는 고속유람선(500円)을 타고 아카시항에 도착(13:35)하여 山陽선 [明石역]까지 도보로 7~8분 걸어와서 13:49에 출발하는 梅田행 직통특급에 승차하여 [尼崎(아마가사키)역]에 내리니 14:45(860円).

· 호텔로 가서 짐을 찾은 다음 다시 후다닥 [아마가사키역]으로 와서 14:58에 출발하여 [梅田역]에 도착하니 15:10(230円), 다시 [新大阪역]으로 가는 전철로 바꿔 타고(15:28發) 신오사카역에 도착하니 15:23(230円), 황급히 JR[新大阪역]으로 가서 신칸센 표를 구매했다. 지난번 나고야에서 올 때는 지정석을 타봤으니 이번에는 여비도 줄일 겸 자유석으로 구매해보았다. 15:51발 [新오사카역]~[후쿠오카 博田역] 18:30着 : 운임 9,350円+요금 4,730円 = 14,080円)

· 허걱~! 신칸센 자유석이 뭔가 했더니 입석이네.. 자리가 지정되어 있지 않으니 서서가다가 자리 나면 아무데나 앉는... 무슨 초특급열차에 입석이 다 있나 했으나, 금요일 오후시간이라 입석도 빽빽하다. 게다가 내가 탄 열차는 흡연열차라 여기저기서 담배를 뻑뻑 마구 피워댄다. 아휴.. 이런.. 역시 싼 게 비지떡이군. 신오사카에서 후쿠오카까지는 2시간40분. 후쿠야마(福山)까지 1시간을 서서 가다가 간신히 자리가 비어 앉았더니 앉자마자 스르르 졸음이 쏟아진다.

· 후쿠오카에 도착하여 [JR博田역]에 내려 바로 코앞 Comfort Hotel Hakada에 도착하니 거의 오후 7시경. 샤워를 하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마지막 날 등산을 하고 내려오면 오후 비행기를 타기가 무리일 것 같아 하루를 더 머물기로 작정했다. 일단 호텔 프론트에 가서 ‘하루 더 묵을 수 있냐?’고 하니 괜챦다 한다. 그럼 비행기 표를 물려야 하는데 [아시아나 항공] 후쿠오카 연락처에 전화를 좀 해 달랬더니, 아무리 찾아봐도 전화번호가 나와 있지 않다 한다. 그럼 할 수 없지 늦었지만 무작정 공항으로 가보는 수밖에...

· 공항까지 지하철로 불과 두 구역에 불과하나 왕복 250円×2=500円, 공항 출국장의 아시아나항공 발권부를 찾아갔으나 모두 퇴근해버리고 아무도 없다. 바로 옆 대한항공은 아직 직원이 남아 있어, 아시아나항공 후쿠오카지점 전화번호라도 좀 가르쳐 달랬으나 모른다 한다. 이런.. 하는 수 없이 허탕치고 되돌아 옴.

· 하카타역으로 돌아오니 10시가 넘었다. 지하식당가에서 天丼정식set(870円)로 저녁을 해결하고 博田역앞에서 도심을 운행하는 100円짜리 시내버스를 타고 한 바퀴 돌아보니 후쿠오카 도심이 대충 감이 잡힌다. 가보고 싶었던 ‘도심 속의 도시’라 불리는 [Canal City Hakada]와 테라스정원으로 유명한 [Acros Hukuoka]도 어디 있는지 위치가 확실히 파악된다. 지형정찰 끝~!!

· 호텔로 돌아와 맥주 한잔하고 잠자리에 들다 : 오늘 총 16,952보 12.465km를 걷다.

· 후쿠오카는 확실히 일본치고는 인심이 후한 것 같다. 호텔로비에 하루 종일 쥬스, 커피, 녹차, 냉수 등 음료수가 언제나 무료로 서비스되고 인터넷도 무료이다. 게다가 100円짜리 시영버스가 도심을 순환하고, 공항에 내리면 국제선과 국내선을 순환하는 셔틀버스도 공짜. 게다가 지하철은 全구간을 얼마든지 탈 수 있는 1일승차권이 단돈 600円.. Good~!!

■ 2006년 8월5일(토)

· 아침식사 후(8시반) 지하철 [博多(하카타)역]에서 1일승차권(600円)을 사서 空港線을 타고 [唐人町(도진마찌)역]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도착(기본요금 거리인 590円)하니 [Open Campus] 준비로 벌써 직원들이 나와 있다. 택시에서 내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홍보담당인 古賀선생이 반가이 맞이하며 안내해준다. 응접실에 앉아 있자니 녹지환경학과장 西田益溫(니시다 마쓰오-57세, 南九州大출신)교수가 오시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 서일본단기대학은 법학과와 사회복지학과, 보육학과 그리고 녹지환경학과 달랑 4개 학과밖에 개설이 되어 있지 않다. 녹지환경학과는 작년까지도 [조원학과]라고 했다가, 造園이란 개념이 너무 편협하다고 느껴 범위를 넓히고자 [녹지환경학과]로 개칭하였으며, 3개의 전공코스를 두고 있다고 한다. 전통적인 일본정원과 공원을 다루는 [조원예술코스], 플로리스트 양성과 화훼를 위주로 하여 小정원을 다루는 [가든 디자인코스], 도시녹지와 생태적 문제를 다루는 [녹지경관코스]로 나누어 운영하고 있다 한다. 입학정원은 90명이고, 이 가운데 여학생은 30% 정도 되며 여학생의 대부분은 가든 디자인전공이라 한다. 본 대학에서는 이론과 제도·설계 과목을 주로 하고, 실습과목은 제2캠퍼스인 [二丈(니죠)]에서 한다고 한다.

· 대담을 마치고 니시다교수의 안내로 녹지환경학과의 강의실과 실습실, 과사무실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역시 일본인들 특유의 가지런하고 반듯한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으며, 곳곳에 각종 행사에 참가하여 수상한 상장들과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오픈 캠퍼스] 행사의 일환으로 이곳저곳에 학생작품들과 수업내용을 보여주는 전시회가 또한 인상적이었다.

· 11:00에 [환경녹지학과] 지망학생 40명이 학과장과 홍보담당과 함께 타고 학교버스로 약 1시간가량 떨어진 제2캠퍼스 [二丈(니죠)]로 이동하였다. 二丈캠퍼스는 전체가 5ha(1만5천 여평)정도라고 하는데, 15년 전에는 밀감 밭이었던 것을 西田교수와 학생들, 그리고 학교당국의 지원과 지역주민의 참여로 하나하나 만들어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허걱... 전체가 잘 가꾸어진 하나의 주제공원(Theme park)처럼 보인다. 니시다 교수는 내가 어제 들렀던 아와지 경관·원예학교도 니죠캠퍼스에 와서 많은 걸 보고 가서 만들었다고 자랑하신다. 그러고 보니 아와지학교와 이곳의 이미지가 비슷한 점이 많다.

· 점심으로 준비한 도시락을 맛있게 먹고, 실습장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실습장은 시공과목 실습을 위해, 만들었다가 부수고 다시 만들어볼 수 있는 기초실습장과 졸업작품에 해당하는 2학년 세미나 과목에서 조별로 직접 설계·시공하여 만들어 놓은 6×8m 단위의 구역이 시공작품이 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언제 졸업한 누구누구들이 만든 것이라는 안내판이 놓여 있다. 마치 우리 대학 캠퍼스에 지난해 국제기능올림픽 우수상을 수상하고 돌아온 김융수와 김중식이 기념으로 만들어 놓은 것처럼.. 이건 내가 상상하던 꿈과 같은 현실인데 일본은 벌써 오래전부터 실제로 하고 있다는 사실에 정말 놀라운 충격을 받았다. 더 자세한 내용들은 2학기 첫 수업시간에 사진을 통해 보여주기로 하고 여기에서는 이 정도로 줄인다.

· 二丈캠퍼스를 둘러보고 다시 학교차를 타고 본교로 돌아오니 15:50 西田선생의 승용차로 [唐人町역]까지 와서 지하철을 타고 공항으로 직행하여 항공권을 하루 더 연장하여 8월7일(월) 오후 6시10분 것으로 바꾸고 다시 호텔로 돌아와 호텔 프론트에 하루 더 숙박 연장하겠다고 하고 선금을 주었다(1박에 6,000円). 자 이제 항공권도 호텔도 모두 하루 연장하였으니 느긋하게 돌아다녀볼까? 이미 방문목적이었던 4개 학교 탐방은 달성하였으니까...

· 씻고 나와 도보로 약 15분쯤 걸어가니 후쿠오카가 자랑하는 [캐널시티 하카타]가 있다. 이곳은 가운데 인공운하가 흐르는 초현대식 쇼핑가로 화려하기 그지없다. 여기저기를 둘러보다 [라멘스타디움]을 찾아갔다. [라멘스타디움]은 5층에 있는데, 일본 전국에서 유명한 라면점만 8개 점포가 입점해 있다. 우선 뭐부터 먹어볼까? 그림을 보니 벌겋게 생긴 北海道 帶廣지역 라면이 맛있을 것 같다. <미스지>라는 가게에 들어가 [코다미소]라면 750円+[豚丼니기리] 250円=1,000円을 주문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일본음식치고 얼큰한데다가 면도 쫄깃한 것이 먹을 만하다. 한 그릇을 먹고 나니 아직 조금 허전한데다가 3일간 체재하는 동안 가급적 일본 정통라면을 하나라도 더 먹어보고 싶은 욕심에 다시 다른 가게로 들어가 하나 더 먹어보기로 했다. 이번에는 하카타식 정통라면을 먹기로 하고 <初代다루마>라는 집에서 하카타라면(600円)을 주문하였다. 근데 이건 면이 가늘긴 한데 질기고, 국물도 짜고 느끼하여 별로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 걸어서 호텔로 돌아와 맥주 한 캔(기린맥주에서 만든 생맥주 ‘노도고시’가 맛있다)을 들이키며 내일의 일정과 교통편을 정리하여 작전계획을 수립하고 취침 : 오늘 17,129보 12.724km를 걷다.

■ 2006년 8월6일(일)

· 아침식사 후(7:30) 지하철博多(하카타)역 A구역에서 07:40에 출발하는 50번 버스를 타고 油山(아부라야마)으로 향하였다. 檜原(히바루)영업소 종점에 내리니(370円) 08:25. 허나 이 버스는 油山까지 가지 않는다네? 그래서 그곳에서 13번 버스를 타고 油山에서 내리니(200円) 이곳은 산이 아니라 동네 이름이다. 허.. 이런.. 하는 수 없지 마침 정류소 앞에 서있던 택시를 타고 [油山시민의 숲]으로 가자고 했다. 내 발음이 이상했는지 운전수가 ‘당신, 일본사람 아니지?’라고 묻는다. ‘그래 나 한국서 왔다’ 했더니 NHK에서 ‘장금의 맹세(MBC가 수출한 [대장금])’라는 드라마 재미있게 보고 있으며, 자기 딸이 아시아나 스튜어디스라며 무척 반긴다. 가는 동안 뭐라 뭐라 하는데 무슨 말인지 잘 몰라 ‘나 일본어 잘 못한다’ 했더니 아니라면서 뭐라 뭐라 아마도 후쿠오카 사투리로 막 얘기하는 것 같은데.. 대체로 간추려 보면 부산에 가봤는데 좋더라. 어쩌구 저쩌구.. 오늘이 히로시마 원폭일이다. 북한이 미사일 쏘지 말고 한국과 일본, 북한 다 같이 평화롭게 지냈으면 좋겠다... 등등 뭐 그런 이야기들을 가장 평범한 일본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요금은 1,060円이 나왔는데, 굳이 1,000円만 받겠다며 인사한다.

· 08:50경 택시에서 내려 매점에서 150円짜리 녹차 두 병과 수건 150円짜리를 사서 단단히 무장하고 등산길에 오른다. [油山자연관찰의 숲]과 [자연관찰센터], [시민의 숲], [조류관찰 원두막] 등 이런저런 시설과 프로그램을 하나하나 차근히 둘러보고 온몸에 비 오듯 쏟아지는 땀방울을 씻어 내리며 下山할 무렵이 13:00. 油山입구에 있는 [油山청년의 집]을 둘러보고 임시버스가 다닌다는 정류소에 와보니 운행간격이 너무 멀어 차라리 걷는 게 낫겠다. [청년의 집] 앞을 출발한 것이 13:50, 터벅터벅 걸어 내려와 油山버스정류장에 도착하여 113번 버스에 승차한 것이 14:45, [캐널시티 하카타]에 내린 것이 15:40(410円).

· 점심도 못먹고 돌아다닌 탓에 다시 라면스타디움으로 올라가 오늘은 동경식 라면을 먹어보기로 한다. <이찌야>에 들어가 [중화소바](600円)를 시켜 먹었는데 이건 면이 소면처럼 가늘긴 하나 다소 거친 느낌인데다가 국물도 상당히 느끼하다. 한 그릇 더 먹기 위해 다른 집을 들렀다. 이번에는 교토식 라면집 <寶屋>에서 정통라면(600円)을 주문하였다. 이건 면이 부드러우나 질기다. 하지만 국물은 닭곰탕이어서 아주 특이했다. 오늘 하루 35℃가 넘는 가운데 무지하게 땀 흘렸다. 운동할 때 입는 땀 흡수복을 입고 나가지 않았다면 아마도 온몸이 온통 물통이었을 것이다. 너무도 지쳐 호텔로 걸어 돌아와 씻고 한숨을 잤다.

· 한숨 자고 일어나 저녁을 먹기 위해, 오가며 봐둔 바 있는 맥주 한 잔과 스시 한 접시를 세트메뉴로 파는 가게로 가서 시켜 먹었다. 그런데 이런... 밖에는 분명히 세트메뉴 800円이라 씌어 있어 들어갔건만 주문하여 먹고 보니 작은 글씨로 ‘최초 한 접시에 한하여 봉사료 200円을 받습니다’라고 써놓았네.. 한국 같으면 따지겠건만, 일본사람들은 다 조용히 먹고 나가니 체면상 참고 말았다. 웬지 속은 기분...

· 오늘 교통편이 불편하여 걱정했던 油山까지 무사히 다녀왔으니 느긋하게 밤거리를 쏘다니다가 들어와 씻고 생맥주 캔(상표 ‘노도고시’) 하나 마시고 취침 : 오늘 무려 총 27,246보 19.948km 걷다.

■ 2006년 8월7일(월)

· 오늘은 돌아가는 날, 어제 그 더위 속에서 근 20km를 걸은데다 긴장이 풀려서일까? 온 몸이 찌부득한 것이 아침에 일어나기가 쉽지 않다. 8시에야 일어나 아침 먹고 check-out 하고 짐을 맡긴 채 밖으로 나갔다. 어젯밤 지도로 익혀놓은 대로 버스를 타고 [하카타여객터미널]로 가서(240円) 한참을 망설였다. 배를 타고 [中島海浜공원]을 가고 싶은데 배를 탄다는 건 육상교통과 달라 제 시간에 되돌아올 수 있을지 언제나 불안하므로...

· 그러나 결심했다. 하카타항에서 [西戶崎(사이도자키)항]까지 왕복 860円에 편도 15분 거리이다. 10:50에 출발하여 11:05에 사이도자키항에 도착하였다. 내리고 보니 어제보다 더 덥다. 바람 한 점도 없고, 하여간 공원입장료 400円을 내고 녹차 150円 한 병을 사서 가방에 넣고 출발.. 일단 공원에 도착하여 자전거임대소를 찾아 410円을 주고 자전거 한 대를 빌렸다(11:37). 이 공원은 우리의 서울대공원만큼이나 아니면 그보다 더 규모가 크기 때문에 이 한낮 땡볕에 걸어서 돌아다닌다는 것은 너무 힘들므로, 자전거를 빌려 주마간산으로 헤집고 돌아다녔다. 자연관찰원과 관찰시설, 그리고 관심 있는 [청소년 바다의 집]과 해변 야영장 - 이 시설들은 앞에서 둘러본 다른 청소년시설들과 달리 비교적 최근 만들어져 과감한 디자인과 청소년활동의 특성을 반영한 듯, 소집단 중심활동공간이 아기자기하게 만들어져 있고, 현대적 감각이 돋보였다. 하지만 돌아가는 배시간이 13:23이므로 서둘러 이곳저곳을 휘리릭 둘러보고 자전거를 반납한 것이 13:10. 혹시라도 배 시간에 늦을까봐 가방 메고 수 백m 를 달리다시피 하여 13:19에 도착, 화장실 들어가서 비 오듯 쏟아지는 땀을 닦고 간신히 13:23 출항하는 배를 타고 13:38에 무사히 하카타항으로 돌아왔다.

· 부두에서 다시 캐널시티로 가서(180円) 마지막으로 다시 라면집을 찾았다. 오늘은 북해도식 라면집 <카와무라>에 가서 [醬油라면]을 시켜 보았다(650円). 면은 어제 먹은 [중화소바] 맛과 비슷한데 국물이 무지하게 짜다. 돼지고기 두 점. 다시 九州스타일의 鹿兒島(카고시마)식 라면집 <我流風>에 가서 [定番豚骨醬油라면(720円)]을 시키니 서비스로 밥 한 사발에 돼지고기 갈아서 뿌려준다. 이건 면이 매끄럽고 국물이 개운한 게 무척 독특하다. 베트남 쌀국수처럼 삶지 않은 콩나물을 듬뿍 넣고 돼지고기 두 점을 올려주는데 여기는 절인 무(단무지 일종)와 오이절임을 반찬으로 내놓기도 한다. 이건 첫날 먹어본 북해도식 얼큰 라면 다음으로 내 입맛에 맞는다. 자, 이제 8개 점포 가운데 두 군데(宮崎미야자키식 <一心不亂>과 하카타식 <一幸舍>)만 들러보지 못했네. 다음에 다시 들를 기회가 있으면 우선적으로 이 두 곳에서 먹어보기로 하고 아쉬운 발길을 돌린다.

· 걸어서 호텔로 돌아와 짐을 찾아 나서니 15:40, 공항으로 와서 수속하고 비행기에 올라 18:10 출발하여 예정대로 정확히 19:20에 도착, 공항리무진을 기다려 집에 돌아오니 거의 10시가 되었다 : 오늘 일본에서 걸은 거리만 13,476보 10.178km.

· 이번 여행은 계획했던 것 이상으로 훌륭한 성과를 안고 돌아왔습니다. 일본은 역시 직업교육에 관한 한, 제대로 정말 제대로 잘 하고 있는 선진국임에 틀림없습니다. 이번에 보고 듣고 느끼고 온 많은 것들을 잘 정리하여 우리 실정에 맞는 교육과정개발과 실습여건을 확충하여 일본 부럽지 않은 제대로 된 교육환경을 꾸며야 한다는 강한 의무감을 느꼈습니다.

· 일본에서 만보계를 차고 걸은 거리 총 129,663보 95.367km. 헉 근 240리를 걸었다.
(참고 : 경부고속도로 서울기점으로부터 목천까지가 86.17km, 부산~영천거리가 96.86km이더군요)
하루 평균 18,523보 13.6km(34리)씩 이나 걸은 셈이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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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부사진은 후쿠오카의 상징이 되고 있는 테라스빌딩으로, [아크로스 후쿠오카]라고 불린다. 이 건물은 1995년에 지어졌으며 약 35,000그루의 식물이 식재되었다. 13층까지 식물로 되덮혀 마치 바빌론 시대의 [공중정원]을 방불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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