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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체육대회 유감

구태익 | 2001.09.22 01:01 | 조회 2659
2001년도 체육대회가 9월20일(목)-9월21일(금) 양일간 성대히 거행되었다.

우리의 전사들은 열심히 싸웠으나, 첫날 오전 사료자원과와의 농구예선에서 연장까지 가는 승부끝에 1점차 분패을 기록하며 불길한 출발을 하더니 배구시합 역시 사료자원과에게 세트스코어 2:0으로 완패 당하였다. 그러고는 곧 이은 생물배양과와의 발야구시합에서 초반에는 점수를 뽑아 앞서가나 했으나, 후반에 가서 역부족으로 또한 역전패를 당하였다. 점심식사 후 심기일전을 기대해 보았지만, 족구패배에 이어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던 축구 역시 패하고 말았다. 이로써 첫날은 5전 전패로 구기종목 예선을 마감하였다.... 흑흑흑... ㅠ.ㅠ

하지만, 늙은 학생들의 체육대회 지원은 단연 다른 과들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하였다. 2학년의 김진상, 최창락 두 분의 시의원들과 조재윤 학원장은 성금을 모아 학생들에게 전달하였고, 1학년의 안진두사장은 생맥주를 통째 빌어와 아낌없이 지원해주는 등 선수와 응원단의 사기를 진작시켜 주었다. 또한 그밖의 예비역들과 늙은 학생들은 몸을 사리지 않고 투혼을 불태우는 모범을 보여주었다. 이들에게 우리 모두 감사.... ^^

이튿날은 보다 못해 나 역시 마라톤에 동참하여 7위로 골인하였으나(비록 여자코스이었지만, 평소의 구태익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경이적일 것이다. 운동이라면 담 쌓았던 인물이었으니까), 패전의 멍에는 계속되었다. 줄다리기, 줄넘기, 여자 팔씨름 등등... 오후에는 너무도 애처롭고 분하여 아예 운동장을 나가지 못했다.

지난해는 그래도 9개 학과 가운데 5위를 기록하여 중간은 하였는데, 올해는 결과적으로 7위(꼴찌에서 3위)를 기록하였다고 한다. 선수로 뽑혀 열심히 최선을 다한 사람들에게 결코 비난할 생각은 없다. 일요일(9/23)날 마지막 산업기사 시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참여해준 2학년들도 고맙고, 하지만 나몰라라하고 무관심한 많은 학생들은 정말 원망스러울 뿐이다.

내가 소속한 집단이 이처럼 기억하고 싶지 않을 만큼 치욕적인 패배를 기록한 것은 그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으나, 이 학교와서만 두번째 경험을 하게 된다.

그 첫째는 1996년 가을 체육대회에서 관상원예과 AㆍB반이 나란히 꼴찌에서 1-2위를 기록하던 날이었다. 이날 나는 대성통곡을 하였고(속으로만) 그날밤 분해서 잠을 자지 못하고 복수혈전을 꿈꾸며 3년 안에 우승을 해보리라 다짐했었다.

그런데, 복수의 날은 생각외로 너무 빨리 찾아왔다. 이듬해 1997년 가을 체육대회에서 관상원예과 A반(조경전공)이 원예과 A반에게 통쾌한 역전으로 종합우승 트로피를 차지함으로써, 너무도 빨리 그 응어리진 울분을 풀고야 만 것이다. 그날 이 무거운 육신은 12번의 행가레를 받으며 가을 하늘 높이높이 솟구쳤었다. 그래서 당시 우승의 주역이었던 복학생 93들이 지금도 내내 그리웁고 생각이 난다(물론 그날밤 우승과 행가레의 댓가로 금전적으로 큰 피해를 입었고 육신은 엉망진창이 되었으나, 전혀 후회되지 않았다).

어떤 사람들은 \'고작해야 얘들 운동회를 두고 뭐 그리 대단하게 생각하나\'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체육대회는 M.T와 더불어 내가 생각하는 가장 소중한 학생활동의 하나이다. 왜냐하면 이 두가지 행사의 참여도와 열성이 그 해 그 과의 분위기를 설명하는 징표가 된다는게 평소의 경험에 바탕한 지론이며, 단결이 잘되는 과는 졸업후에도 상호간의 유대가 깊어 무슨 일을 하던지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와신상담(臥薪嘗膽)\"
이란 고사가 있다. 춘추전국시대에 중국 강남일대를 두고 패권을 다투던 오(吳)나라 부차(夫差)에게 패배한 월(越)나라 구천(句踐)이 패배의 치욕을 잊지 않기 위해 \'장작더미 위에서 불편한 잠을 자고, 매일 쓰디쓴 쓸개를 매달아 놓고 그 맛을 보며\' 복수의 일념을 불태우고 차분히 전쟁준비를 하여 기필코 오를 물리치고 춘추말기의 패권을 차지하였다는 것이다. 이제 이 치욕적이고 쓰라린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 내년도에는 기필코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다짐하며 차분한 준비를 게을리 하지 말자. 그래서 1학년 여러분들은 내년도에, 졸업후에도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좋은 추억거리 하나를 만들었으면 한다.

기죽지 말자. 우리는 할 수 있다.... Yes, We Can DO I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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