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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향미 문 (弔 香美 文)

최향미 | 2002.01.31 01:01 | 조회 2962
유세차(維歲次) 2002년 1월 31일에, 귀부인 최씨는 두어 자 글로써 외로운 싸움을 즐겁게 바라만 보고 있는 농부리들에게 고하노니..... 최씨부인의 자랑 가운데 가장 빛나는 것이 말발이로대 세상사람들이 귀히 아니 여기는 것은 도처에 말발 센 이가 흔한 까닭이로다. 오랜동안 갈고 닦은 말발을 내세워 세상을 평정하려 하였으나, 이렇듯이 슬퍼함은 최씨 부인의 오만이 남과 다름이라.

오호 통재라, 억울하고 분하도다. 입만 갖고 지낸지 우금(于今)이 삼십팔년이라, 어이 분함이 그렇지 아니하리요. 슬프고 또 슬프지만 눈물을 잠깐 거두고 심신을 겨우 진정하여 최씨 부인의 회포를 목놓아 적어 영결(永結)하노라.

오호 통재라. 나의 신세 박명하여 고학력에 실업자라 하는 일 없이 숙과 식을 낙 삼아 인생을 보전하다가, 이를 슬허하던 부산의 변씨 아자씨께옵서 이제야 제 살길을 만들어주니 물 만난 물고기 마냥 풀 만난 코끼리 마냥 온데를 헤집고 까불게 되었더라. 아깝다 청춘이여, 불쌍하다 아줌마여. 불세출의 미모와 특별한 재치를 가졌으니 미인 중의 양귀비요 농부리의 귀염둥이라. 또한 어리버리하고 둔하기는 영구요 깐죽대고 촐랑거리기는 만고의 땡칠이라.

오호 통재라.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날이 있고 서커스 곰탱이도 자빠질 날 있다더니만 이놈의 미모는 가실 줄도 모르고, 남다른 머리 굴림은 녹슬 줄도 모르나니, 오호 애재라.

금년 1월 모(某)일에 멋모르고 사랑방에 들렀다가 심장이 덜커덕 떨어질 뻔 하니 어머나 놀라와라. 아이구, 아이구, 향미여, 묵사발이 되었구나. 정신이 오락가락하고 혼백이 뿅가며, 가슴을 짓이기는 듯, 뒷골을 때리는 듯, 이윽토록 기절초풍하였다가 겨우 겨우 정신을 차려 이리저리 들추이며 제 편을 찾아본 들 속절 없고 하릴없다, 모두가 구아저씨 편이네. 엎지른 물 주워 담을텐가. 팔모가지 비틀린 듯 다리몽댕이 부러진 듯, 분하다 향미여, 오호 통재라.

죄많은 향미의 처절함을 세상에 공개하니 누구를 탓하고 누구를 원망하리요. 제 비록 묵사발이 되었으나 언젠가 상면하여 죽기를 불사하고 면면을 떨치리라. 오호 애재라. 여러분, 콧털을 뽑힌 암사자가 무지막지한 숫사자의 발톱을 뽑으려다 뼈도 못추리고 쥐구녕에 들어앉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고... 짓밟혀 죽으면서도 한마디 해야겠습니다. \"Oh my god!!!!\"

남자는 미래지향적이고 여자는 과거지향적이라지요? 남자는 여자에게 채였어도 언젠가는 찾아올 또 다른 사랑을 기다리며 살아가지만 남자를 차버린 여자는 또 다른 남자와 히히덕거리면서도 과거의 남자를 떠올린답니다. (에궁, 이번에는 여자들이 벌떼같이 달려들겠구만...) 하지만 왕년에 한따까리 했던 최향미는 종로에서 광화문 사거리까지 줄지어 섰던 수많은 과거의 남자를 한 번도 그리워 한 적이 없습니다..??? !!!! 네, 맞아요. 한 번은 있습니다. 가끔 다니엘 데이 루이스나 마징가 젯트를 떠올린 적이 있습니다.

전생에 중궁전을 누비며 아랫 것들에게 호령을 하며 살았던 제가 종묘사직을 보전하지 못한 통한을 위대하신 조상들 탓으로 돌리려고 했는데... 잘 알지도 못하는 \'황국신민근성\'이니 \'식민사관\'에 길들여진 탓이니... 너무 거창한 문제와 결부하여 매도하시다니... 억울하옵니다... 저는 일제식민치하에서 살아보지 못해 식민사관도 모르고, 일제가 우리 민족에게 얼마나 악랄한 짓을 했는지도 잘 모릅니.... 아니, 조금 압니다. 그리고 6.25 전쟁이 얼마나 비참했었는지도 잘 모릅.....아니, 그것도 쪼까 압니다.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무조건 잘못했습니다. 그래요, 항복입니다. 하지만 제가 만약 신라의 여왕이었더라면 당나라와 연합하느니 고구려와 연합해서 당나라를 때려 부쉈을 겁니다. 그리고 제가 이성계였다면 죽거나 말거나 요동을 정벌하려고 설쳤을 겁니다. 그랬더라면..혹시 압니까? 중국을 홀랑 잡아서 찜 쪄 먹고 데쳐 먹고 부쳐 먹었을지... 역사의 가설을 내세우며 우리나라를 매도하려 했던게 아니라 끊임 없는 침략에도 굴하지 않았던 고구려와 백제가 같은 민족에게 망한 게 안타까와서 몸부림을 쳤던 거라고 여기십시요.

저는 암울한 일제치하에서도 기죽지 않고 목숨을 바쳐 대한 독립을 위해 싸우신 투사들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어쩌면 그들의 행위도 부질없는 짓이었다고 하시는 분도 있을 겁니다. 어차피 그들이 맨 주먹으로 덤비던 나라도 강대국이었고 안중근 의사나 유관순 언니의 결사항전도 헛되이 우리나라의 독립은 강대국간의 치열한 싸움 속에서 어부지리 격으로 되찾은 것이니까요. 그러나... 맨 땅에 머리박기와 날계란으로 바위치기가 우리나라 국민의 뇌리에 어떻게 자리 잡고 있는지 아실 겁니다.

수신, 제가도 못한 주제에 치국을 하려 했던 옹졸한 아녀자를 불쌍히 여기시고 영욕의 세월동안 반쪼가리라도 유지하며 대한민국을 이끌기 위해 절치부심하셨던 조상님들을 위해 묵념을 올립시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으이구...할 말 없는 꺾여진 닭모가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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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답글 '구-사-부-' 최향미 2313 2002.01.24 01:01
138 답글 나의 사랑, 나의 조국 최향미 2884 2002.01.30 01:01
137 답글 화이팅!! 김재은 2231 2002.01.31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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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답글 감탄 변문기 2132 2002.01.31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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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답글 논쟁을 종식시키고자 하는 마지막 한 구태익 2659 2002.01.31 01:01
130 답글 심하다.. 변문기 2510 2002.01.31 01:01
129 답글 아쉬워요 이준식 2093 2002.01.31 01:01
128 답글 내 이럴줄 알았다... ㅠ.ㅠ 구태익 2143 2002.01.31 01:01
127 답글 항복이요.. 최향미 2165 2002.01.31 01:01
126 답글 미안해여^^ 구태익 2251 2002.01.31 01:01
>> 답글 조 향미 문 (弔 香美 文) 최향미 2963 2002.01.31 01:01
124 답글 마음 아파요... 구태익 2273 2002.01.31 01:01
123 답글 격전(激戰)의 후기(後記) 구태익 3075 2002.02.01 01:01
122 답글 아직도 끝나지 않았어요 김재은 2247 2002.02.02 01:01
121 답글 魚走九里 구태익 2169 2002.02.02 01:01
120 답글 이제 보니 최향미 2323 2002.02.02 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