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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을 종식시키고자 하는 마지막 한 방..

구태익 | 2002.01.31 01:01 | 조회 2666
향미님, 이 말은 정말 안하려고 했는데 논쟁을 종식시키고 사랑방의 평화를 되찾고자 하는 생각에서 감히 마지막이길 바라는 큰거 한 방을 날립니다. 이 내용을 보시면 향미님은 필경 분해서 눈물을 흘리실꺼란 생각을 합니다만, 원래 제가 어려서부터 여동생 울리는데 선수였던 점은 인정하나 지금은 아닙니다. 결코 향미님을 약 올리기 위해 올리는 글이 아니며, 오히려 저 자신을 반성하려는 목적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처음 향미님의 주옥같은 <恨半島>를 읽고 통쾌하고 재미는 있었습니다만, 뭔가 가슴을 답답하게 찍어 눌러오는 우울한 기분을 느껴야 했습니다(다른 분들도 아마 마찬가지가 아니었을랑가 몰라..) 그게 무얼까 정체가 잡히지 않았는데, 박세호님(난 사실 누군지도 몰라여)이 의견 남기신 글을 보고 그게 이거라는 깨우침을 얻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최향미 칼럼에 들어와 평소처럼 알콩달콩 재치있는 얘기들, 또 한번쯤 되새겨볼만한 의미들을 즐기며 추천 한번 클릭하고 그냥 나가도 되는데 왜 내가 흥분하게 되었나를 이제야 비로소 알게 된 것입니다. 세호님 고마워여^^

그게 뭔가 하면 \"우리 민족은 우리 자신에 대해 너무 자신감이 없는게 이상하다\"는 부분입니다. 맞습니다. 향미님의 <恨半島>를 읽고도 제가 우중충한 기분을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은 향미님의 논리 가운데 \"만약 이랬으면 지금 우리는 이랬을 것이다\"라는 논지를 거꾸로 말하면 \"그 때 이렇게 하지 못했으므로 우리는 지금 이 모양 이 꼴\"이라는 패배의식이 깔려있다고 보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얘기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그건 일제가 한반도를 병탄하고서리 내세운 <식민사관(植民史觀)>이 바로 그 원류입니다. 이노무 <황국신민사관(皇國臣民史觀)>은 얼마나 집요하고 교묘한지, 이런 글을 올리고 있는 저조차도 그 지긋지긋한 <식민사관>의 컴플렉스를 벗어나지 못하여 이렇게 다시 격분하고 있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지 않습니까?

<식민사관>이 정말 무서운 것은 식민지 경험도 전혀 없는 475세대인 구태익이나 386의 향미님마져 알게 모르게 이미 감염이 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향미님의 논리중 정말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것은(물론 처음은 장난스레이 시작하였다고 생각합니다만) 땅 넓고 인구 많고 쌈 잘하는 나라가 좋은 나라라고 생각하는 사고가 저변에 깔려있다는 점입니다. 그렇지 못한 우리는 지지리 복도 없으니 멍청한 선조들이 원망스럽다는 것입죠. 이게 바로 일제가 우리를 세뇌시킨 논리이쟎습니까? 너그 조선놈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안된다. 만주벌판 호령하던 고구려는 내분으로 망하고 백제는 흥청망청하다가 한 방에 나갔다. 신라는 외세를 등에 업고 스스로 식민지길을 택했다. 그리고 너그는 창피스럽게도 한번도 중국과 붙어볼 생각조차 못하는 쪼다들이다. 그런 너그들은 언제나 그 모양 그 꼴이었으니 차라리 힘쎄고 땅넓고 인구많고 기술이 앞선 저네들이 우리를 당연히 보호해주겠다는 논리 말입니다. 그것이 바로 제국주의자들의 논리인 것입니다. 우리가 왜 그들의 말도 안되는 논리에 덩달아 동조해야 하나요? 바로 그 점이 화가 나더라는 것입니다.

제가 바라는 우리 나라 좋은 나라는 그런 나라가 아닙니다. 비좁아 아웅다웅 지지고 볶고 살더라도 서로서로 도와주고 아껴주며, 세계가 부러워할 수 밖에 없는 뭔가 한 가닥하는 그런 나라 말입니다(또 꼰대같은 소리인가요?). 지금 우리 나라를 보세요. 이 쪼멘한 한반도가 그것도 동강난 채 살면서도 올림픽도 해치웠지, 월드컵도 하지, 자동차생산 세계 5위, 조선수주 세계 1위, CDMA 세계최고 기술을 가지고 있쟎아요? 삼성반도체가 공장문을 한 달만 닫아봐여 세계 3차대전이 날 지도 모릅니다. 일제가 다 뺏아가고 지지리도 못살던 우리가 이 정도 산다는 건 제가 생각해도 정말 기적 같아요. 그러니 우리 아버지 세대들의 노고를 우리는 감사해야 합니다(하여간 꼰대들은 그 근성을 못버린다니깐). 뿐이겠어요? 이 땅에 뿌리박고 그 모진 풍파 다 견디며 여지껏 이 땅을 물려주신 선조들께도 감사하며 살아야겠지요. 물론 아직은 우리 나라가 결코 좋은 나라라고 생각지는 않습니다만, 분명 좋은 나라를 향해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향미님, 역사에서 전혀 무의미한 \"만약~\"이라는 가정법은 이제 버립시다. 그건 결국 우리를 더욱 좌절하게 하는 정말 씰데 없는 객소리일 뿐입니다. 이제부터 우리라도 우리 아들들에게 부끄럽지 않을 존경스런 어른들이 되도록 노력합시다. 저도 처음에는 장난스레 시작한 응전이 큰 깨달음을 얻게 된 것에 만족합니다. 더불어 우리 역사공부도 다시 좀 했구요...

그런 점에서 향미님 고마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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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 위대~한 半島 : 최향미님의 恨半島 구태익 3653 2002.01.23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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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답글 '구-사-부-' 최향미 2322 2002.01.24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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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글 논쟁을 종식시키고자 하는 마지막 한 구태익 2667 2002.01.31 01:01
130 답글 심하다.. 변문기 2518 2002.01.31 01:01
129 답글 아쉬워요 이준식 2100 2002.01.31 01:01
128 답글 내 이럴줄 알았다... ㅠ.ㅠ 구태익 2149 2002.01.31 01:01
127 답글 항복이요.. 최향미 2170 2002.01.31 01:01
126 답글 미안해여^^ 구태익 2258 2002.01.31 01:01
125 답글 조 향미 문 (弔 香美 文) 최향미 2971 2002.01.31 01:01
124 답글 마음 아파요... 구태익 2278 2002.01.31 01:01
123 답글 격전(激戰)의 후기(後記) 구태익 3083 2002.02.01 01:01
122 답글 아직도 끝나지 않았어요 김재은 2255 2002.02.02 01:01